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
공무원노조 사회복지대학원 졸업여행 보고서
2014-02-10 15:18:19최종 업데이트 : 2014-02-10 15:18:1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거기 그곳엔 '우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박혀 있었다. 풀 한포기, 물 빛, 청정 나뭇잎, 홍매(紅梅) 동백꽃 유채꽃.....하늘과 땅 사이 살아있는 생물들 뿐만 아니라 시공간을 차지한 모든 것들에게선 우리나라의 역사와 정취가 풀풀 풍겨났다.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_1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_1

"모든 것이 우리의 것과 똑 같네 그려. 그러니 여기도 대한민국 땅이지. 이렇게 이야기 하면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죽자 살자 달려들 테지만"
"정말 이렇게 와보니 진실로 우리 땅이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군요."
"느껴지지 않나요? 아, 아깝다. 조선시대 세종 때 이종무 장군이 쓰시마정벌 후 정확히 우리 땅이라고 표기를 했어야 했는데."

가자 대마도로!

7일 아침 9시 부산항에서 60Km 떨어진 곳, 대마도로 향한지 딱 한 시간 십 분이 지나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흘렀다. 상대마(上大馬) 히타카츠 항구다. 그야말로 찰나의 시간, 눈 한번 감았다 뜨니 일본 땅이다. 단지 여권에 도장 하나 찍었을 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_2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_2

'우리들'은 수원시 공무원노조 조합원(이하, 수공노)이다. 수공노(지부장 김해영)는 2012년 조합원들의 능력 함양과 더불어 평생교육학습의 장(場) 일환으로 수원대학교와 협약(MOU)을 맺고 수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을 개원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후 첫 졸업생 9명이 배출되기에 이르렀다. 

"수원시 공무원들의 실력은 여느 지자체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면면히 살펴보면 이른바 '스카이(SKY)' 출신학교 사람들도 꽤 된다. 그럼에도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개원한 이유는 공직자 본연의 임무인 사회적 약자들을 좀 더 살피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의지이기도 하다."
수원시 공무원노조 최병윤 사무국장의 말이다. 최국장은 '최소한의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노조 사무실에서 주 2회 강연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들, 며칠 후면 졸업을 하는 9명의 학생들이 이구동성 추천한 대마도 졸업여행에 노조원은 아니지만 시민기자도 합류했다.  일정은 2박3일, 제주도의 1/2 면적이요, 인구 3만5천이 살고 있는 곳, 일본 본토보다 우리나라와 더 가까운 곳 대마도로 출항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청정지역, 심신치유로는 최적의 여행지. 그리고,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로 전해지는 친근한 땅 그곳으로. 

조선의 마음이 흐르다

대마도는 일본 본토로 가는 길목으로서 우리나라와는 고대 백제 도래인(渡來人)이래 쭉 이어진 역사를 품고 사는 곳이다. 물론 근현대사의 아픔인 면암 최익현 우국지사의 체취와 근자에 이름을 떨친 황실의 슬픈 역사 덕혜옹주 이야기까지 부침(浮沈)이 있는 섬이다.

일행들은 17세기부터 100여 년 간 일본에 파견된 조선통신사가 되기로 했다. 2월 초순 한기와 거센 바람을 헤치고 섬에 도착한 순간부터 조선의 선비가 되고 더불어 유학자의 마음가짐으로 다가가기로 했다. 물론 3일간이라는 것이 턱도 없이 부족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_3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_3

우리들의 비장한 마음을 하늘도 눈치 챘던 것일까. 소리도 없이 내리는 안개비는 일행들의 정신을 새삼 일깨웠다. 와니우라 한국전망대와 위령탑 아래로 펼쳐진 풍광, 몽골군과 고려인 일본정벌의 역사가 담겨있는 신사유적지,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덕혜옹주결혼봉축기념비와 대유학자이자 구국항일투쟁의 상징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혼이 담긴 수선사 등 처처에서 우리들은 경건함으로 묵념을 했으며 때로는 분노와 안타까움에 몸을 떨었다. 조선의 마음이 그곳에선 아직도 펄펄 끓고 있었다. 

신비한 자연에서 마음을 잠재우다

몇 년 전부터 가고자했던 대마도, 그곳은 과거의 우리 역사이되 현재의 우리 역사이기도 했다. 대마도 땅을 밟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느끼는 곳이다. 그렇기에 일행들과 나 역시 함께 탄식했다. '아, 이곳 대마도는 우리 땅인데, 곳곳에서 우리 선조들의 음성이 들려오는데.....'

그럼에도 현재는 현재이니 신비한 자연에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에메랄드빛으로 찬란한 바다와 다도해 리아스식 해안, 그리고 꾸미지 않는 민낯 산등성이 등 모두가 경이로웠다. 쭉쭉 하늘과 맞닿은 빼곡한 나무군락들에선 마치 애니메이션 미야자키하야오 '월령공주'에 나오는 숲속처럼 신비함의 극치를 맛보았다. 본연 그대로의 자연은 단박에 힐링의 세계로 인도했다. 피톤치드에 흠뻑 취하며 그간의 씁쓸한 마음을 털어냈다. 울적한 지나간 역사 역시도!

다시 일상으로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_4
대마도, 이거 우리 땅 맞네 그려!_4

3일간의 힐링 체험, 대마도 여행을 뒤로하고 공무원노조 사회복지대학원생 9명은 9일 오후 1시 55분 부산항으로 입국했다. 우리나라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조선통신사의 행로와 현대의 역사와 문화까지도 체험한 후 그들은 다시 일상을 향해 돌아왔다.

"용기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감격스럽다. 사실 처음엔 망설인 것이 사실인데.... 이번 기회를 잡게 된 것이 행복하고 계속 후배들이 들어와 수원시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동기생들과 좋은 추억을 쌓은 만큼 업무에도 효율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졸업여행에 참여한 한 공직자는 이렇게 답하며 내일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 다소 피곤하지만 충분한 심신치유 덕분에 기분은 상쾌하다고 했다.

수원시는 민선5기 출범과 함께 인문학 도시를 천명했다. 그리하여 현재 전국 지자체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하며 공직자들은 물론이요 시민들도 집 가까이에 있는 도서관, 박물관, 주민자치센터 등지에서 인문학 공부를 통해 인문르네상스를 활짝 피워내고 있다. 
그 가운데 공무원노조 사회복지대학원처럼 멋진 그룹도 있다. 이제 제1회 대학원생들이 배출된 만큼 설립 본연의 의무대로 사회가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기를. 
그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