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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보다, 발렌타인데이를 기억하는 세상
2014-02-13 22:43:36최종 업데이트 : 2014-02-13 22:43:36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2월14일 금요일은 무슨 날일까?
정월대보름 하루 전날인 오늘(목요일) 기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내일이 무슨 날인가라는 질문에 80%이상이 발렌타인데이라고 했다. 또한 기자의 두 아이도 주저 없이 발렌타인데이라고 했다.

2월14일은 발렌타인데이?

대한민국은 데이(day)마케팅 천국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각종 데이가 많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맞는 상품을 이미지화하여 판매촉진으로 이어지는 데이(day)마케팅이 우리사회에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새로 생겨난 각종 데이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고,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만족하며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국적불명의 데이(day)난립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자리 잡고 있던 기존의 전통 데이(day)가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14일(음력 1월15일)은 분명 '정월대보름'이다. 설과 추석의 대명절에 못지않은 큰 의미가 있는 날이다. 설과 추석은 혈족중심의 축제였다면, 대보름은 마을의 공동체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긴 축제였다.
오곡밥과 고소한 기름에 버무린 각종 나물이 있었고, 농악대가 길놀이를 다니면서 가가호호 복조리를 나누었고, 달집을 태우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던 정월대보름은 정취 있는 우리고유의 데이(day)였지만, 이제 우리기억 속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더원노블 행복출발과 한국결혼진흥연구소가 공동으로 미혼남녀 684명(남성339명, 여성3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내용이 공개되었다.
질문은 '2월14일 무슨 날인지 아는가?'였다. 결과는 90.1%(616명)이 발렌타인데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6.1%가 정월대보름, 3.4%가 금요일이라고 답했다. 설문결과에 대해 예상은 했지만, 6.1%은 충격적이다. 더 놀라운 것은 90%(601명)가 내일이 정월대보름이라는 것조차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조사내용 중에 조금의 위안이 되는 부분도 있다. 81.4%(557명)이 정월대보름이 어떤 날인지 알고 있다고 응답한 부분이다.

우리사회는 급속도로 급변하고 있다. 급변속에 우리의 문화도 빠르게 변해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우리민족의 전통축제였던 정월대보름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 멀어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풍속의 발렌타인데이가 자리 잡고 있다.

정월대보름보다, 발렌타인데이를 기억하는 세상_1
정월대보름보다, 발렌타인데이를 기억하는 세상_1

발렌타인데이 하면 '초콜릿'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발렌타인데이가 좋던 싫던 우리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밸렌타인데이를 맞이해 동네가게에서부터 슈퍼, 대형할인매장까지 초콜릿판매를 위한 홍보에 정신이 없다. 모든 가게들은 입구부터 초콜릿을 전시하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러 가지의 모양과 특이한 맛 등 초콜릿 종류가 다양하다. 가격도 500원부터 몇 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가게 입구에 발렌타인데이 현수막까지 내걸은 사장님은 "정월대보름을 위한 호두와 땅콩 등도 준비하고 있지만, 그쪽은 아주 일부입니다."며 "발렌타인데이를 위해 준비해둔 초콜릿들이 어마할겁니다. 하지만 이 많은 것들이 오늘과 내일이면 대부분 다 팔립니다. 일 년에 판매할 초콜릿 절반이상을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판매된다고 보면 됩니다."고 말했다.

올해 발렌타인데이에 특이한 점도 있다.
우리 역사적으로 2월14일은 잊지 말아야할 일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2년 전인 1910년 2월14일에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맞이한 2월14일, 초콜릿이 판치는 발렌타인데이보다 안중근 의사를 생각하는 날로 기억하자는 내용이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체불명이라고 하는 발렌타인데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3세기경 로마시대에 발렌타인이라고 하는 사제가 있었다. 당시 로마의 황제인 클라우디우스 2세는 군 전력유지를 위해 법으로 젊은이들의 결혼을 금하였는데 발렌타인은 이를 어기고 젊은이들을 몰래 결혼시켰다. 이 상황이 들통이 나게 되고, 발렌타인은 이로 인해 순교하게 된다. 그날이 바로 269년 2월14일이어서 이 날을 발렌타인의 날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월대보름보다, 발렌타인데이를 기억하는 세상_2
정월대보름보다, 발렌타인데이를 기억하는 세상_2

내일 오전엔 여직원들이 주는 초콜릿으로 발렌타인데이 기분을 느낄 것 같고, 점심시간엔 구내식당에서 나오는 오곡밥과 호두, 찻, 땅콩 등에서 정월대보름 기분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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