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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좋은 사진 많이 찍어야지요
2014-01-13 09:58:36최종 업데이트 : 2014-01-13 09:58:3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세상은 매일 매일 빨리 변화하고 있다. 대중이 적응하기도 전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아날로그 신봉자를 굳이 고집하지 않아도 순간에 아날로그 신봉자가 되고 만다.
특히 전자 제품인 경우에는 더 심각하여 신제품 출시 후 몇 개월만 지나도 구형이 되고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게 세상을 역행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문구용품을 비롯한 생필품이 넉넉하지 않아 수명이 다 해야 바꾸던지 새로 샀는데 요즘에는 유행에 떨어지고 시대에 떨어져서 바꾸는 경우가 많아졌다.

내 물건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어 잘 바꾸거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샤프 연필 하나 사더라도 고장이 나지 않으면 바꾸지 않고 중.고등학교 때는 샤프 하나로 3년 내내 사용한 때도 있었다. 그래서 세상 변화와는 조금 둔감하게 내게 필요성을 느껴야 변하는 거북이형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해야겠다. 

휴대폰 2G폰에서 스마트 폰으로 바꿀 때도 5년 넘게 사용해서 수명을 다해 바꿨고 7년 동안 사용한 디지털 카메라도 애지중지 하며 잘 사용하고 있다. 전자 제품 7년 동안 고장 한번 없이 사용했다면 참 잘했다 싶고 그 작은 디지털카메라로 하여금 무수한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겼다. 

앞으로 좋은 사진 많이 찍어야지요_1
새로 구입한 카메라

며칠 전에 사용하던 카메라를 두고 새로운 카메라를 구입했다. 7년 전의 제품이니 화소도 부족하여 휴대폰 수준이고 용량도 적어서 사용하던 것이 아깝지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사다준 카메라는 예전에 사용하던 것과 훨씬 더 큰 것으로 주머니에 들어가지도 않고 렌즈도 탈부착이 되는 것으로 가방에 넣어도 무게와 부피가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사용 설명서를 처음에서 끝까지 꼼꼼하게 읽어 봐도 모르는 용어도 있고 전자제품에 사전지식이 없는 나는 귀찮고 짜증스러웠다. 당장 필요에 의해서 구입한 것이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차이를 인정하기 싫었다. 
하루 동안 실전에 들어가기 위한 연습으로 이것저것 찍어 보았다. 결과는 참혹했다. 선명하게 잘 나온 것과 그렇지 못한 차이 원인을 도대체 밝혀 낼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형님'께 물어보기로 했다. 다음 날 점심시간 회사 근처로 카메라를 들고 갔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찻집에 자리를 잡았다. 손바닥만 한 똑딱이 디카만 사용하여 기본 지식조차 없던 나에게 상식부터 알려 주었다. 인물을 찍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역광일 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빨리 습득이 되지 않는 내게 꼭 필요한 것 몇 가지를 알려주었다. 

당장 실전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카메라 사용법이 무척 부담스럽고 두려웠는데 형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작은 알고 모름의 차이가 큰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약간은 자신감이 생겼다.

스마트 폰의 카메라 성능이 세분화 되면서 휴대폰 카메라를 자주 사용했었다. 어떤 때는 디카보다 훨씬 더 선명한 것 같기도 하고 카메라의 단독 기능만 있는 카메라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없어질 전자제품이 아니겠는가 생각했던 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날 사진 촬영은 만족스러웠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 터득에 기뻤다. 아날로그 신봉자가 아니었지만 세상 변화에 둔감한 나는 남들이 하는 얘기에 필요에 따라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에 오늘은 절실하게 느꼈다. 

제 본분을 강조할 때 주부들은 행주와 걸레를 자주 예를 들곤 한다. 행주는 아무리 지저분해도 부뚜막을 닦는 것이 제 본분이고 걸레가 아무리 깨끗하다고 밥그릇을 닦을 수는 없다고 한다. 스마트 폰과 카메라의 관계가 행주와 걸레와의 관계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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