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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
여름엔'북지상련(北池賞蓮)'..겨울엔 환상적 경관 자랑
2014-01-17 13:46:39최종 업데이트 : 2014-01-17 13:46:3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이른 아침에 수원의 장안문 북쪽에 위치한 만석거 둘레 길을 걸어보신 적이 있으신가. 그것도 이맘때 한겨울이면 평소에 보지 못했던 물안개, 상고대의 빛나는 비경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아시는가? 도심 속 풍경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스라한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공간이 딱 이른 아침에만 펼쳐진다는 것을.

'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_1
'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_1

영국출신 사진작가 마이클케나가 찍어 유명해진 강원도 삼척의 무인도 '솔섬'의 풍경이 부럽지 않다. 외로운 섬의 고립이 아닌 도시와의 공존을 통해 만석거의 품위를 한껏 드높이는 중앙 섬은 무채색의 옷을 입고 떠오르는 해와 함께 유유히 자태를 드러낸다. 비록 인공 저수지이지만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걷는 1300m 둘레 길은 몇 바퀴를 돌아도 질리지 않는다. 매일아침 잠을 털고 나서보자.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오, 만석거(萬石渠)여! 

정조19년(1795) 3월, 화성축성 성역공사가 한창이던 봄철, 정조대왕은 민생대책의 일환으로 안정된 농업경영을 위해 황무지 개간(대유둔)과 함께 큰 수리시설을 축조하였다. 
둔전 경작에 있어서 제언(堤堰)은 무엇보다도 필요로 했던 시설이었기에 이곳 이외도 만년제(화성시 안녕리), 축만제(서둔동) 등 곳곳에 저수지를 파 수리(水利)가 가능하게 했다.

현재 만석공원은 당시 면적보다는 상당히 줄어든 크기(본래의 크기 1/3)다. 물론 당대엔 농업과학의 표본으로서 국가주도로 개간된 수리시설이었기에 그에 걸맞은 크기를 필요로 했을 터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제 만석거는 수원시제2야외음악당과 운동장, 수원미술전시관 등 인근 공공시설과 함께 누구나 아무 때나 즐기고, 누리고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수원의 명소로 자리했다. 쓰임새에 있어서 이정도면 백성을 사랑한 정조의 이념과 사상을 충분히 이어가는 있는 셈이라 하겠다.

'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_2
'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_2

수원8경(水原八景) 중 '북지상련(北池賞蓮)' 경관 자랑

만석거를 둘러싼 만석공원은 1998년 북수원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휴게시설, 다목적 운동시설, 매점 등을 갖추고 개장했다. 현재 정자동과 송죽동, 조원동 등 고층아파트들이 둘러 쌓여있는 가운데 위치해 있어서 시민들의 건강지킴이 장소로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이곳이 운동만 하는 곳으로 착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축구장 등이 있어서 그럴 만도 하겠지만 '수원8경(水原八景)'으로서 '북지상련(北池賞蓮북지-만석거의 연꽃구경)'이란 경승이 전해지듯 멋진 풍경을 사시사철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여름날 연꽃의 향연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한겨울, 그것도 이른 아침의 풍경은 적막 속에서 마음의 평화가 절로 생기게 한다. 

뿐만 아니다. 출렁이던 물은 반쯤 얼어있고, 사이사이 녹은 물속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생태환경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수원천의 남수문을 본뜬 9간 수문 앞에 우직하게 사람들을 기다리는 배다리 모양의 나룻배(?)는 또 어떠한가. 물안개를 피워내며 뱃놀이에 한창인 옛 선인들의 운치를 느끼는 듯 하다. 삭막해진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낭만으로 이끈다. 

'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_3
'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_3

새벽 풍경은 정지화면, 평화를 꿈꾸네

시간이 정지한 것 같은 만석거의 만석공원, 이른 아침의 풍경을 만나보시라. 정조대의 이상과 꿈이 담긴 곳에서 현대의 조화로운 삶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라. 1,300m 한바퀴, 두 바퀴, 세 바퀴.... 시간이 거듭될수록 이야기는 늘어난다. 
물론 동선은 단순하지만 우리들이 꿈꾸는 공동의 가치는 과연 이 시대에서 무엇이 으뜸인지, 더불어 나의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등 사유를 즐기기에는 이곳이 제격이다.

살아가기, 혹은 살아내기 바쁜 현대인들이여! 농업을 통해 이상을 추구했던 여기 만석거에서 여유로움을 찾아보자. 그리고 케나의 솔섬 부럽지 않은 풍경을 자아내는 중앙 섬을 관망하면서 고단한 삶도 떨쳐버리자. 

'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_4
'만석거 둘레길' 유명 절경 부럽지 않아_4

* 제안 하나: 만석거의 관광 상품으로 여름 한 철 '뱃놀이'를 제안합니다. 예전에 원천유원지 뱃놀이처럼 대중화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정조대왕, 만석거, 애민정신, 수원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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