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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처음으로 해 본 헌혈
헌혈,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실천
2014-01-17 22:28:12최종 업데이트 : 2014-01-17 22:28: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헌혈하는 곳이 어디 있지?" 
갑작스러운 남편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해보니 수원역 근처에서 본 기억이 난다. 
"아마 수원역 근처에 있을 거야. 그런데 왜?" 나의 말에 남편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직장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동료의 자녀가 백혈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단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어떤 말이 위로가 될 수 있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자 마음에 돌덩이가 눌려진 듯 답답한 중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헌혈을 해서 헌혈 증서를 갖다 주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생겨 헌혈할 곳을 물어 보았던 것이다. 수원역 근처에서 보았던 헌혈카페라는 곳을 찾아 들어갔다. 

언제 이름이 바뀌었나 싶은 생각이 든 것은 예전에는 헌혈의 집이라는 팻말을 지나쳐서 봤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궁금함이 생겨서 그곳에 계신 분께 헌혈의 집과 헌혈카페가 어떻게 다른 곳인지 여쭈어 보았다. 
같은 일을 하는 곳으로 운영주체가 다르다고 한다. 헌혈의 집은 대한적십자사에서 운영하는 곳이고 헌혈카페는 대한산업보건협회 부설 기관인 한마음혈액원에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지금까지 헌혈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주사바늘에 대한 공포가 어른이 된 지금도 갖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헌혈카페라는 간판이 꽃무늬 장식으로 화사하게 꾸며져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반겨주는 듯 밝은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 

내 생애 처음으로 해 본 헌혈 _1
밝고 화사한 이미지가 느껴지는 간판의 모습
,
내 생애 처음으로 해 본 헌혈 _2
처음으로 해 본 헌혈
 
제일 먼저 한 일은 헌혈기록카드를 작성하는 일이다. 개인 신상명세와 함께 지금의 몸 상태를 체크해보는 항목이 들어 있다. 신분증과 함께 문진을 받고 손끝에 피를 뽑아서 몇 가지 건강검진도 해준다. 다시 한 번 현재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한 다음에 헌혈을 할 수가 있다. 갑자기 떨리기 시작한다. 남편의 뜻에 따라 오긴 했는데 어쩔 수 없는 주사 바늘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난다. 

"제가 처음이라서 그런데요 안 아프게 잘 좀 부탁드릴게요." 다 큰 어른이 부리는 엄살이 우습기도 하겠지만 그런 기색하나 없이 "걱정 마세요.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이니 주먹을 폈다 쥐었다 해 보세요" 거짓말 조금 보태면 가슴이 쿵쾅쿵쾅 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기 시작하면서 내가 왜 이곳에 있는 건지 잠시 후회가 드는가 싶더니 "조금 따끔합니다."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아 버렸다. 

한 번 따끔한가 싶더니 정말 별게 아니었다. 한 10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 끝났습니다." 하는 소리와 함께 400ml 헌혈한 것을 보여준다. 나의 혈액형을 표시하고서 말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서 주의사항을 듣고 헌혈증서라는 것도 받고 그곳에서 준비한 기념품이라는 것도 받았다. 

헌혈을 하기 위해서 가족들이 왔는데 정작 헌혈을 한 사람은 나 혼자이었다. 두 아이들은 나이에 걸려서 하지 못했다. 
만16세 이상으로 큰 아이는 생일이 지나지 않아서 안 된다고 한다. 남편은 얼마 전에 위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한 달이 넘지가 않아서 헌혈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 헌혈이 아니고 정말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곳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은지 여쭈어 보았다. 하루에 50-100여명 정도라고 한다. 아직도 많은 수의 혈액이 필요한데 하시는 분들이 또 다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헌혈은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 될 것이고 해 본 사람에게는 사랑을 나누는 쉬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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