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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21일~ 26일 수원미술전시관, 1912년 이원규의 수원8경歌 재해석 초대展
2014-01-22 09:11:35최종 업데이트 : 2014-01-22 09:11: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21일 저녁 만석공원 남단에 위치한 수원미술전시관은 수원화성과 그림을 사랑하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이날 정말 귀가 시릴 정도로 강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붐빈 이유가 있다. 바로 정조대 수원화성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수원8경(水原八景)'이 수원미술인 16인에 의해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동시대 미술인들이 재해석한 수원8경이다.

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_2
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_2

"여기 '팔달청람'은 뒷부분 두 글자만 바뀌었어요. '팔달제경'으로......'화산두견' 그림은 공중 촬영한 사진을 보고 그릴 수밖에 없었지만, 저기 '나각망월'은 화성을 다 둘러 본 사람만이 그릴 수 있듯 꼼꼼히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한 그림이지요."

관람객들 사이로 꼿꼿이 서 있던 노(老)화백 한 분이 자신의 작품을 가리키며 설명에 열중했다. 그는 또한 "조선의 화가였던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아시지요. 꿈속에서 도원을 노닌 안평대군의 이야기를 표현한 그림이잖아요. 이처럼 저만의 색깔로 수원8경을 그렸습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수원8경 다시 태어나다

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_1
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_1

그간 수원8경은 정조시대를 지나 일제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화제(畵題)와 내용의 불일치로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예로부터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대표 자연경관을 정해 온 지라 시대별로 달리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지금까지 수원8경이 제각각의 이름으로 불린 이유다. 

지난해 1월 화성박물관에서 '수원춘추8경 제작을 위한 학술토론회'가 열린 연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18세기 정조대의 풍경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현 시점에 걸맞게 신(新)풍경을 조명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대단했었다. 결과는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친 후 수원을 대표하는 풍광을 제정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수원미술인들에 의해 다시 수원8경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원규의 수원8경歌 재해석 초대展'에서.

수원의 자긍심, 지속적으로 알려야

이번 전시는 1912년 4월 7일 '매일신보'에 게재된 이원규의 '수원팔경가(水原八景歌)에서 발굴한 화산두견(花山杜鵑), 나각망월(螺角望月), 화홍관창(華虹觀漲), 남제장류(南堤長柳), 북지상련(北池賞蓮), 광교적설(光敎積雪), 서호낙조(西湖落照), 팔달제경(八達霽境)을 소재로 수원미술인 16명의 작가가 바라본 신(新)수원8경이다. 

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_3
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_3

축사에 나선 수원시장은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은 화성성역의궤, 홍길주의 표롱을첨, 고적의 풍속 등 자료 고증을 검토한 결과 1912년 매일신보에 난 이원규의 수원8경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낙점된 풍경들이다."면서 "현 시점과 다소 맞지 않는 풍경도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수원의 자산으로서 장소와 경관적요소를 대외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후 이를 모티브로 한 관광자원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데에 진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은 "지금 이곳엔 수원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면서 "100여 년 전 구전되어오던 역사를 채록하여 수원8경을 신문에 드러냄으로서 오늘 다시 이렇게 재조명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압축된 수원8경을 관광자원화 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역사적 자긍심을 갖게 만드는 이번 전시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물 흐르듯, 자유분방 그리고 정교함으로

우리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수원미술인들의 작품 64점이 제1전시실부터 3전시실에 빼곡히 걸렸다. 동일한 주제 이원규의 수원8경이 모티브지만 작가들의 시선은 모두 다르다. 
화선지에 오직 수원화성 만을 그리며 화성을 빛낸 작가로도 유명한 최명수 작가는 "이번엔 8폭 병풍을 내놓았다. 나의 그림에는 어릴 적 화성이 고스란히 담긴 풍경들이다. 봉돈과 함께 행궁을 그린 '팔달제경'이나 화서문과 광교산을 동시에 그린 '광교적설' 등이 그렇다. 나만의 해석으로 화성의 모습을 그리는데 여전히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 화백의 그림은 그만의 색깔로 드러나고 여타의 작가들 역시, 사고의 틀이 다르다는 것을 전시된 그림들이 말해준다. 물론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눈에 따라 다르게 해석이 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전시실을 꽉 채운 수원의 풍경은 때론 치열하게 표현되는가하면 때론 자유분방하고, 때로는 농밀하기까지 하다. 이리저리 거리를 유지하면서 저마다 뿜어내는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 절로 수원을 사랑하게 된다. 

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_4
수원의 대표 풍경들..'수원8경 재해석전' _4

26일까지 전시, 꼭 만나 보시길!

이번 전시는 그간 분분했던 수원8경이 재정립됐다. 정조대 수원 춘·추 8경, 도합 16경이 전해지고, 일제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원시사' 등에 나오는 수원8경은 다소 차이가 나 그간 통합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와 수원시가 손잡고 개장한 이번 전시가 반가운 이유다.

관람객들은 전시된 그림을 찬찬히 살피며 여기가 어느 곳이고, 이곳은 여름 이맘때가 절경이라는 등 수원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술· 문화의 도시에 걸맞은 대표 풍경이 다시 태어났다. 이번 전시가 디딤돌이 되어 후세에 길이 남는 풍경으로서 수원이 더욱 빛나기를. 
수원미술사에 기록될,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전시되는 신(新)수원8경, 놓치면 후회할 것이다.

* 수원미술전시관
-1912년 이원규의 수원8경歌 재해석 초대展
-2014. 1. 21(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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