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성안, 한옥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특별건축구역 촉진 위해선 법안 더 개선해야...
2014-01-19 12:17:51최종 업데이트 : 2014-01-19 12:17:5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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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주산 팔달산 아래 모여 있는 마을은 200여 년 전 정조의 계획아래 설계된 새로운 신도시였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한양 배봉산(당시 양주)에서 수원 화산 땅(당시 수원부 읍치, 현재 화성시)으로 옮기면서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새로운 땅 지금의 수원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왕의 능이나 세자의 원이 들어서면 묘소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주위 10리 이내에는 민가가 들어설 수 없었던 조선시대의 법제(法制)때문이었다. 신풍동 한옥(지난해 9월 촬영 사진) 발표 이후 현재 성안(城內)에는 신풍동에 한 채, 남수동에 한 채 이렇게 두 채의 한옥이 들어서고 있다. 아직 완전히 완공을 마친 상태는 아니지만 한옥의 조형형식에 따라 곡선미가 극진한 아름다움으로 주변의 경관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18일 화성연구회 모임이 끝나고 일부 회원들과 함께 남수동에 조성되고 있는 한옥을 찾았다. 성벽을 타고 오붓하게 자리한 25평의 단독 한옥이다. 한옥에 가까이 다가서기도 전에 나무의 향기가 은은한 것이 정겹기 그지없다. 골격은 이미 다 갖추고 담장도 세워졌다. 상량문의 글귀가 또렷이 보이고 안전을 비는 북어도 앵글에 잡혔다. 다락방 등 한옥 구조의 쓰임새를 요리조리 궁리하는 주인장의 얼굴까지도 그려진다. 든든해 보이는 목재에선 목수의 손길과 숨결까지도 느껴진다. 모두가 한옥만이 지닌 미덕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꿈꾼다. 선조의 혜안이 담긴 집 한옥의 고향을! 그러나 수원화성 한옥촉진 특별건축구역 지정에도 불구하고 퍼뜩 짓겠다고 나서는 이가 드물다. 최소 8천만 원을 지원한다는 조례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규제가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원래 설계에는 팔작지붕이었는데 다시 맞배지붕으로 바뀌었어요. 담장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해서......지난해 10월 착공 후 벌써 완공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직이네요." 이유는 한옥 기술자들이 여기저기 맡고 있는 곳이 있어서 차례차례 순서대로 오다보니 지연되고, 또한 규칙대로 지어야하니 생각보다 돈이 더 들어간다고. 남수동에 건축되고있는 한옥 남수동 한옥 신축현장 새로 문화재청장으로 부임을 맡은 나선화 청장은 복원의 철학을 설파하며 꼭 옛 것만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 시대의 정신을 담아 더 발전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그러면서 단절된 전통기법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과학문명의 시대에 걸맞은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을 따르는 것이 답이라고 밝혔다. 수원화성 한옥도 특별건축구역으로 정한만큼 촉진을 원한다면 이와 같은 방식을 따라야 하지 않을까. 좀 더 유연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한옥이 이제 성안으로 들어왔다. 그렇지만 하루아침에 전주· 북촌 한옥마을로 탈바꿈할 수는 없는 법이니 느긋한 마음으로 더 확대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정말로 주민들이 살고 싶은 한옥이라는 입소문이 퍼져 200여 년 전 부(富)의 거리를 지칭했던 정조대 팔부자거리까지도 재현되기를 기다린다면 과한 욕심일까. 화성 한옥마을이 또 다른 수원의 브랜드로서 공존을 추구하며 지역경제활성화에도 정말로 보탬이 되기를 대들보 아래에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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