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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은 백 가지를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AK갤러리의 ROOMING ART전 - 예술이 되는 '방'
2014-01-11 00:04:02최종 업데이트 : 2014-01-11 00:04:02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수원의 한 백화점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그림 작품들을, 아주 재미있고 즐겁게 감상한 날이다. 이 시대의 백화점은 단지 물건만을 판매 하는 곳이 아니다. 실생활에 필요한, 눈에 보이는 제품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적인 욕구까지 채워 줄 수 있는 무형의 상품들도 판매하고, 예술적인 사치도 누려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복합문화공간이다. 

집과 가까운 곳에 수원역이 위치하고 있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수원역 인근에서 해결하는 편이다. 병원, 극장, 전철이용, 쇼핑, 거기에 배움의 열정까지를 이곳에서 거의 해결한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좌를 수강한 후, 같은 층에 위치한 갤러리를 지나는데 새로운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나의 시선을 잡아끈다. 

지난 연말에는 화려한 연말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제목의 '빛의 선물'전을 하고 있었는데, 또 새로운 준비로 관람객들을 손짓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식당가와 문화센터, 영화관까지 같은 층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으로서, 어느 규모 있는 전시회장 못지않게 훌륭한 문화의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ROOMING  ART전 - 예술이 되는 '방'이다. 주거 공간으로서의 '방'들에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여 소소한 일상의 공간들이 재기발랄한 작품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과 함께 우리에게 익숙한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등 거장들의 작품이 판화로 제작되어 함께 전시되고 있다. 

백화점은 백 가지를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_1
백화점은 백 가지를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_1

누구에게나 '방'이라는 공간은 아늑함과 편안한 휴식을 떠 올리는 공간일 것이다. 그런 공간을, 역시 젊은 작가들은,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기자의 시선에 가장 재미있고 미소를 흐르게 하는 몇 작품을 소개해본다. 

김현아 작가의 '플라워 타운'이라는 작품은, 요즘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주거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아파트를 소재로 하여 웃음 짓게 하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파트라는 공간은 획일적이며 이웃과의 소통도 지극히 부족한 폐쇄적인 공간, 그리고 흙냄새와는 먼 느낌의 콘크리트 덩어리로 무생물의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런 느낌의 아파트를 소박하면서도 흔한 잔잔한 느낌의 꽃밭 가운데 그려냈다. 어린아이들이 집을 그릴 때 보편적으로 그리는, 단순하면서도 행복이 넘치는 귀여운 집 모양을 층층이 쌓아 올린 작품이다. 알록달록한 꽃송이들과 초록의 풀들이 함께 어우러진 아파트의 꽃밭에서는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이 함께 노닐고 있다. 참으로 따뜻함이 넘쳐흐르는 아파트의 모습이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심성은 언제나 꽃피는 봄날 일 것만 같다.

임안나 작가의 '스위트 북'이라는 작품은 제목처럼, 펼쳐진 책 위에 달콤한 사탕이 몇 개 올라가 있는 작품이다. 책 속에는 없는 게 없다. 사랑도 미움도 들어있으며, 책을 통해 꿈을 꿀 수도 있지만 또한 절망과 좌절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아마 작가는 책을 통해서 우리가 맛볼 수 있는 희망과 기쁨과 풍성함 등, 사탕처럼 달콤함만을 느끼기 바라며 이렇게 표현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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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나 작가의 '스위트 북'

또 기발한 발상의 작품이 있다. 황주리의 '식물학'이라는 작품이다. 일상의 모습들을 줄기마다 피어 있는 꽃송이 안에 담아낸 작품이다. 꽃그림 안에 들어있는 그림이라서, 처음 볼 때는 모두 즐겁고 행복한 일상의 모습인줄 알았는데, 꽃송이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조금씩 다른 느낌들이 섞여 있다. 다림질하는 모습, TV를 보는 모습, 무엇인가를 마시는 모습,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등 일상적인 모습들이, 보여지는 것 외에 다른 의미들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런데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알 듯 모를 듯하다. 이럴 때는 검색을 해 본다. 황주리 작가의 작품들은 클림트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결국은 모두 다 혼자이면서 그러나 결코 혼자서는 살아 갈수 없는 고무호스 같은 식물의 줄기로 연결된 도시, 나라, 세계, 우주... 나는 이 그림 속에서 그렇게 팽창되어가는 식물의 번식을 꿈꾼다."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전시된 작품들의 작가들이 모두 젊은 작가들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가의 작품에는 삶의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내면의 모습이 보인다. 역시 50대 후반의 연륜 있는 작가다. 이들의 작품 외에도 김환기, 장욱진, 이중섭, 박수근의 작품들과 함께 얼마 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게서 환수해 경매에 붙여진 미술품 중,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이대원 화가의 '농원', '사과나무'등의 작품도 함께 감상 할 수 있다.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는 예쁘게 전시해 놓은 공간과 예쁜 작품들 앞에서 얼마든지 사진도 찍을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서는 원하는 만큼 오래 머물러도 좋은, 참 좋은 전시회장이다. 물론 입장료는 무료이기 때문에 그림에 관한 관심과 잠깐의 시간만 가지면 누구나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 올수 있는 곳이다. 

백화점은 백 가지를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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