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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수원천 걷기, 시간 후딱 지나가네!
2014-01-05 11:07:01최종 업데이트 : 2014-01-05 11:07: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동장군이 물러난 것일까? 1월 들어 바람이 온화하다. 봄이 온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 걷기 좋은 날씨의 연속이다. 
4일 오후, 주말을 즐기자는 심정으로 거리로 나섰다. 방학을 맞아 아이 손을 잡고 나들이하기에 안성마춤인 곳, 팔달문 거리다. 

이곳은 수원의 원도심인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지식을 필요로 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냥 보이는 만큼만 느끼고 즐기면 족한 곳이 바로 팔달문 인근 풍경 엿보기다.
봄바람처럼 푸근한 바람을 맞으며 터벅터벅,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면 어느새 오후 반나절이 후딱 흘러간다. 빛나는 햇살아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루트를 소개한다. 

수원의 살아있는 역사, 장용영 무사들을 만나시라!

수원화성만의 콘텐츠로 정착된 장용영(壯勇營·조선후기 국왕경호부대) 무사들의 박진감 넘치는 무예가 매일 두 차례(매일 오전11시, 오후 3시. 단, 월요일은 휴무)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시연된다. 어언 10여년이 넘도록 혹독한 훈련으로 갈고 닦은 '무예24기' 공연이다. 
정조의 어명으로 편찬된 전통무예서인 '무예도보통지'에서 마상무예 6기를 제외한 지상무예 18기가 현대에 맞게 재해석됐다.

팔달문 수원천 걷기, 시간 후딱 지나가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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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창, 쌍검, 월도, 당파, 낭선, 편곤 등 도검류와 창류들이 어우러진 가운데 쌍수도, 예도, 본국검, 제독검, 교전 등 예리하고도 장쾌한 무사들의 움직임은 적의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돌진하는 듯하다. 
순간순간 객석은 몸이 얼어붙고, 무사들의 생사일여(生死一如) 시연에 '휴우~!'소리가 절로 새어나온다. 실전무기로 찌르고, 베고, 진을 형성하는 등 장용영 무사들은 30여분 동안 뜨거움을 힘껏 발산하며 겨울의 추위를 물러나게 만든다. 보배로운 무예24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 바로 대한민국 수원시 한복판 행궁광장에서만 펼쳐지는 광경이다.

젊음의 거리, 남문로데오 살아있네~

몇 년 전부터 단장한 아름다운 행궁길은 상인들의 노력으로 매번 다른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 길은 화성행궁과 인접해 있어서 발전할 수밖에 없지만 그런 만큼 늘어나는 관광객들이 식상하지 않게 늘 세심한 배려를 보인다. 
이번엔 '아름다운 행궁길 빛 축제'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축제는 오는 2월말까지 진행되는데, 온· 오프라인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인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이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 앞에서 인증샷을 날리는 모습이 예쁘다.

아름다운 행궁 길은 이제 더 신나는 길로 승화됐다. 90년대 젊음의 거리로 명성을 떨치던 이른바, '로데오 거리'가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심의 중심에서 슬럼가로 추락했던 이곳은 얼마 전 '메가박스' 영화관과 도심갤러리 '남문 로데오 갤러리'가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주말오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거리는 활기로 넘친다. 

팔달문 수원천 걷기, 시간 후딱 지나가네!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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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김에 향교 길로 내려간다. 
"야~ 저쪽으로 가보자. 저기도 괜찮은 옷들 많아"
청춘의 빛을 발하는 3명의 젊은이들은 옷가게가 즐비한 삼거리 앞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어디로 향할 것인지 의논한다. 훈훈한 풍경에 안도의 숨이 내셔진다. 
이제 행궁 길과 로데오 거리, 그리고 향교 길 동선에서 영화로웠던 80~90년대의 모습이 연상된다. 수원에 첫발을 디딘 후 무던히도 걸으며 즐거움을 누린 길이다. 옛 수원극장 앞 골목길 담벼락에도 무궁화 꽃이 피어나면서 한층 밝음으로 어둠을 걷어내고 있다. 도심산책의 즐거움이다.

수원천, 여기가 명품일세!
팔달문 수원천 걷기, 시간 후딱 지나가네!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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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수원천 걷기, 시간 후딱 지나가네!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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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행궁에서 시작된 걷기는 로데오거리를 지나 향교 길로 향했다. 공허한 빛으로 남아있던 대형건물에 복합영화관이 들어서고, 올망졸망한 작은 점포엔 보세 옷가게와 음식점이 들어섰다. 공터였던 거리 모퉁이엔 기다란 ㄴ자 갤러리까지 조성되면서 고급화를 더하며 품격있는 거리를 연출했다. 다년간 합심한 상인들의 노력이 현재의 거리를 탄생시켰다.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 것이란 희망을 간직한 채 수원천변으로 향한다. 겨울 천변거리의 향기 또한 정겹다. 구천교, 지동교, 남수교, 매향교...나이불문하고 여유로운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오간다. 그 많던 오리 떼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지만 얼음이 사라진 물속에는 물고기들이 오밀조밀 유영한다. 수초들과 담쟁이들 모두 겨울 색이지만 자세히 내려다보면 봄철 초록의 새싹이 '안녕'하며 반겨준다.

휴식을 취하기에 참 좋은 길이다. 여유롭게 느릿느릿 걸으면서 바쁜 일상 사고의 틀을 바꿀 수 있는 장소이다. 도심의 매연을 피한 사람들이 목적지는 알 수 없지만 저마다 걷는다. 손에는 커피가 들려있고, 시장에서 산 먹거리가 검은 봉지에, 시장바구니에 가득하고, 얼굴빛은 한 결 같이 온화하다. 
한편에선 추위를 피한 아이들이 햇살을 즐기며 수다 한판을 벌리고, 지난 해 조성한 새집을 살피며 망가진 곳을 보수하는 최극렬 회장 등 인근 시장 상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평화로운 풍경은 천변따라 이어진다.

방학, 팔달문에서 놀자

아이들이 방학을 했다. 학교생활 내내 공부에 힘쓰느라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던 아이들이다. 이즈음 엄마들은 고민이 앞선다. 어디로 떠나야 할 것인지 궁리에 궁리가 더해지는 시기다. 멀리 갈 것 없다. 시간 대비, 효율 만점인 곳이 바로 '팔달문 인근 풍경 엿보기'다. 

행궁광장에서 연날리기도 하고, 행궁도 돌아보고, 무예도 구경한다. 그리고 먹거리를 찾아 로데오 거리로 나서는 거다. 
시간이 좀 남거나 친구끼리 연인끼리 나선 길이라면 수원천으로 가보자. 인근 지동시장이나 미나리광시장, 못골시장, 영동시장 등도 기웃거려보고 걷다가 지치면 천변거리 통닭거리나 선술집으로 들어서자. 그곳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면 한겨울 해는 나도 모르는 사이 뚝 떨어지고 깊은 어둠은 희망찬 내일을 향해 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무예 24기, 장용영, 수원천변, 수원천, 로데오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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