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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수원뉴스를 만나 행복했습니다
시민기자 5년을 돌아보며
2014-01-02 12:35:46최종 업데이트 : 2014-01-02 12:35:4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뒤 돌아보면 지난 세월이 유수 같이 흘렀다. 남편을 병상에 두고 헛헛한 마음으로 문을 열었던 것이 e수원뉴스다. 5일이면 꼭 5년이 되는 날이다.

처음엔 기사가 뭔지 시민기자가 뭔지 알지도 못하면서 글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공간이 반가웠었다. 2009년 e수원뉴스를 알고 난 후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소소한 가정사부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까지 타인을 의식하지 못한 채 부지런히 썼다. 

기사를 많이 쓰고 잘 쓰는 시민기자들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e수원뉴스는 개인적인 삶에서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시점이 된 것은 분명하다. 

e수원뉴스를 만나 행복했습니다_1
(출처/서정일님 페이스북)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매일을 하루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우물 안 개구리가 그랬듯이 남편의 그늘 아래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사는 것이 인생의 전부였고 가장 안락하고 행복했었다. 

e수원뉴스에 글을 올리기 전에는 개인적인 생활이 오롯이 관심의 대상이었다면 다른 시민기자들이 올리는 기사를 보면서 관심영역이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계층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는 수원에서 15년을 넘게 산 나에게도 새로운 세계가 대부분이었다. 

보금자리를 수원에 틀고도 십여 년 동안 가정사에 얽매어 다른 세상을 볼 겨를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이웃에 사는 친구가 "나는 너처럼 그렇게 못살아"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시부모님께서 모두 돌아가시고 나니 생활은 반전이 되어 팔자 좋은 나날이 되었다. 

그러던 차에 갑작스런 남편의 입원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온통 세상은 암흑으로 바뀌어 예측 불가능한 앞날이 되었다. 마음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소란스러울 때 김우영 편집주간님의 '글 내용이 좋다'는 짧은 문자는 격려가 되었고 우여곡절 속에 남편의 병도 오진이라는 것이 밝혀져 해프닝이 되었다. 

시민기자가 되고 3년이 지날 때까지는 흔들리는 갈대처럼 기사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주로 '사는 이야기'를 많이 썼던 그때는 너무 보잘 것없는 것을 소재로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른 시민기자들의 기사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시민기자를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절망했고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었다. 더불어 내가 쓰는 기사를 과연 누군가 읽어주는 사람이 있을까도 궁금했다.

어느 날 공연 관람 갔다가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는데 "혹시 심춘자 시민기자님 아니세요?" 라는 말이 들렸다. 처음 보는 분이었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 나에게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 같다. 오로지 혼자 쓰고 누군가의 평가를 직접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서 어떤 때는 힘이 빠지고 지루하게 느껴진 생각들이 일순간 해소되는 계기가 되었다. 
'출동 시민기자'와 '사는 이야기' 중 어느 것에 무게를 더 두지 않는다. 독자들에게 바르고 정직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하며 개인의 이야기나 이웃들의 이야기를 거짓 없이 진실 되고 솔직하게 전한다. 

지난 5년 동안은 e수원뉴스와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유익한 정보와 함께 어우러져 즐길 거리를 찾고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시민기자들이 올리는 기사를 검색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겉으로 보이는 생활방식은 아직도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아 넓게 사는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답답하고 진부하게 보일 따름일 것이다. 그러나 올챙이 시절에도 행복했고 개구리 밖에 되지 못한 지금도 행복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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