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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전, 학생 눈높이에서 해결해야
우리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2014-01-02 15:21:16최종 업데이트 : 2014-01-02 15:21:16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어른들은 학생 자살이 증가하고 있어 '혹시 옥상 아닐까?'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다. 그러나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학교보다는 아파트를 택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추락 위험을 막으려고 창문마다 안전 바(bar)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 학교 보건교사가 행정실에 위험한 곳을 알려준다. 미리 안전 조치를 취하여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 곳은 바로 동쪽과 서쪽 현관 출입구 경사로다. 장애인 휠체어 이동로인데 우리 학교엔 지체장애 학생이 없다. 그럼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급하게 내려가다가 넘어져 다치는 것이다. 눈이라도 오거나 빙판이 졌을 경우, 사고 위험은 크다. 교장인 기자도 학교 순회 중 이 곳을 이용하여 보았다. 학생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정상인도 위험하다. 특히 실내화를 착용하고 내려가다가는 금방 넘어진다. 미끄럼 방지 시설이 필요하다.

학교 안전, 학생 눈높이에서 해결해야_1
우리 학교 서쪽 현관 경사로에 설치된 슬립 키퍼. 미끄럼 방지 시설이다.

학교 안전, 학생 눈높이에서 해결해야_2
학생들이 장난으로 이 곳을 이용해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놓았다.

그러면 보건교사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대화를 나누어 보니 금방 알겠다. 본인이 직접 이용해 본 것은 아니고 학생들에게서 들었다고 한다. 보건반 동아리를 맡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였던 것. "우리 학교에서 가장 위험한 곳을 직접 찾아 보세요?" 그래서 학생들이 찾은 것이다.

이런 것을 눈높이라고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어른들의 시각과는 다르다. 아마도 이런 의견을 낸 학생은 직접 몇 차례 경험해 보았으리라. 그러나 학교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때마침 보건교사가 찾아 보라고 하니 넘어질 뻔 한 경험이 떠올랐을 것이다.

작년 2학기 때 부터 행정실장과 이 문제를 의논하였다. 임시로 미끄럼 방지 테이프도 붙여 보았다. 그러나 그 테이프는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떨어지고 만다. 습기에 약하다. 미끄럼을 방지하는데 제 구실을 못한다. 학생들이 발로 비비면 금방 떨어진다.

경사 대리석에 일자로 홈을 파내어 저항을 주는 것도 생각해 보았다. 이것은 학생들이 운동화로 밟고 지나가면 홈이 메워지고 만다. 그러면 흙이 메워진 홈을 긁어내야 한다. 홈이 흙으로 가득 차 있으며 미끄럼 방지 기능을 못한다. 그럼 어떻게 할까?

매트 설치도 생각해 보았다. 매트는 거추장스럽다. 쉽게 이동하므로 관리가 곤란하다. 또 수명이 짧다. 보기에도 흉하다. 현관 바닥 색깔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학교의 작은 시설물 하나 설치하는데도 생각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장고 끝에 행정실에서 안(案)이 나왔다. 바로 슬립 키퍼(slip keeper) 고정시키기. 미끄럼 방지 재료가 떨어져나가지 않게 나사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한 곳에 6개의 슬립 키퍼를 붙인다. 두 곳이라 총 12개가 설치되었다. 이렇게 하면 우천 시에도 견딜 수 있고 장기간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소요비용은 70여만원 정도다.

학교장이 할 일,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우선은 위험 시설 미리 발견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 아닐까?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치고 오면 학부모는 학교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것은 나아가 국가 공신력 실추로 이어진다. 사고는 예고를 하지 않는다. 관심과 사랑으로 미리 조치를 취해야만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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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관, 학교, 위험한 곳, 사고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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