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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모임이냐구요? 우리도 학생이예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기지역대학 국어국문학과 모임
2014-01-04 21:08:29최종 업데이트 : 2014-01-04 21:08:29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1월초의 겨울날씨지만 포근하던 날, 수원역 인근 백화점 식당가에서 반가운 모임이 있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의 32대 학생회를 이끌어갈 3학년 학우들이 퇴근 후 바쁜 발걸음으로 하나 둘 모이면서, 반가운 새해인사와 서로를 향한 따뜻한 정담이 이어진다. 

한 해 동안 경기지역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잘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먼저 화합과 격려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신입생으로 만나 서로 서먹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어도 절로 사랑스러운 미소가 떠오르는 소중한 학우들이다.

만남이란 언제나 즐겁고 소중하지만 특히 일하면서 공부하는 그 어려움과 고달픔을 아는 학우들이기에 더욱 반갑고 귀한 만남의 자리이다. 배움에 때를 놓쳤거나 다시 새롭게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 곳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다. 

그중에서도 문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넘치는 국어국문학과. 처음 입학을 결심하기까지는 많은 망설임과 두려움이 앞섰다. 무엇보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함께 하는 주부로서 학교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굳게 붙잡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의 신입생으로 학교생활을 시작 한 것이 바로 엊그제 인 것 같은데, 벌써 대학생활의 절반을 지나 어느덧 3학년이 되어간다.

실질적으로 학과를 이끌어가는 학생회 조직이 3학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작년 가을쯤부터는 학생회장 후보 선출에서부터 막중한 책임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강의를 통해 학교 교육이 이루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방송대학교지만, 일반대학교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들이 또한 많기 때문에 한 해 동안 학과를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하는 학생회장의 자리는 상당한 시간과 희생을 요구하는 자리이다. 

학생들 대부분이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자영업을 하는 등, 온전히 학교 활동을 위해서만 시간을 비울 수 있는 학우들이 없다보니 회장선출 자체가 난관에 부딪혔다. 그래도 회장이 공석일수는 없으므로 1학년 때 부터 학년대표를 맡아하던 학우를 회장으로 추천하며 모두들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을 약속하면서 회장선거가 무사히 끝났다. 

그 이후 또 어려운 과정들을 거쳐서 학생회 임원들이 정해지고 이후 처음 만나는 단합의 자리이다. 며칠 전 총무국장 학우에게서 소식이 올라왔다. 올 한 해 우리의 화합을 위해 단합대회를 하자는 내용이다. 
학교모임과는 거의 시간이 맞질 않아 제대로 참석을 하지 못하는 편인데, 마침 내가 쉬는 날과 날짜가 맞아, 새해에는 계속 학교행사에 참석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희망을 가져보며 1등으로 댓글을 달아 참석을 신청했다.

아침 일찍 병원진료 약속이 있어서 집을 나섰는데, 3~4시간 간격으로 약속이 계속 생기는 바람에 집에도 가질 못하고 하루 종일 카페만 전전하다 드디어 저녁 약속시간이 되어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간다. 백화점 6층이라고만 약속을 잡아놓은 탓에 내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를 밴드에 올렸는데, 약속시간이 지나도록 한 사람도 나타나질 않는다. 

모두 바쁜 줄은 알지만 설마 한 사람도 안 나올까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니, 저쪽에서 총무국장과 부회장이 웃는 얼굴로 나타난다. 벌써 다들 다른 곳에 모여 있다는 것이다 .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학우들을 제외한 열 명의 학우가 모였다.

학부모 모임이냐구요? 우리도 학생이예요_1
학부모 모임이냐구요? 우리도 학생이예요_1

저녁식사 메뉴를 정하는데, 아무리 사이좋은 학우들이라도 식성이 다들 제각각이다. 결국은 스파게티 팀과 부대찌개 팀으로 나뉘어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드디어 함께 모였다. 새로운 한 해, 화합과 교제를 위해 만났지만 일년 동안 학생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스터디그룹에 관한 문제이다. 혼자서 외롭게 공부를 해야 하는 방송대학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열어두고 있다.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멘토 제도가 있고, 학과 수업을 도와주는 튜터 제도가 있으며, 각 지역대학의 과별로 스터디그룹이 있어서 그곳에 가입을 하게 되면 1년 동안 학우들끼리 서로 이끌어주고 격려하고 학우간의 정을 느끼면서 학과공부도 할 수 있는, 참 좋은 제도이다.

이 스터디그룹은, 학우들의 편의에 따라 가입 할 수 있도록 평일반과 주말 반으로 분리되어 있다. 방송대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이 스터디모임을 통해서 여러 가지 정보도 공유하며 모르는 부분들도 서로 배우는 등,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제도이다. 

우리 학년까지는 평일반이 2반, 주말반이 1반, 합해서 3개의 스터디그룹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각 스터디마다 탈락자가 몇 명씩 나오면서 지금은 규모가 상당히 축소되어진 터라 어떻게 하면 이 스터디모임을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화제로 오른 것이다. 2년 동안 스터디활동을 하면서 경험하고 생각했던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온다.

이런 의견들을 나누다보니 지금까지는 선배들의 보살핌 속에 항상 신입생 같은 마음으로 학교를 다녔는데, 이제는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1,2학년 후배들을 다독이고, 학교생활의 즐거움 속에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면서 꿈을 키워 갈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하는 선배가 되었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비록 저녁시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2014년 한 해도 학생으로, 직장인으로, 주부로 또, 열심히 살아 갈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를 얻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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