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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본 뮤지컬 '넌센스'
“어머니! 그것 사서 보냈다고 못살겠어요.”
2013-12-26 01:01:23최종 업데이트 : 2013-12-26 01:01: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아마도 이맘때다. 오래된 어린 시절 고향 마을 잔등을 넘어 서울로 떠나온 때가......, 
24일 오후 아내와 함께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고마운 분이 마련해준 뮤지컬 '넌센스'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대학로로 향했다. 
전철을 타고 대학로로 향하는 길에 고향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81세 어머니와 아버지가 겨울밤 드시라고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를 택배로 보내드렸다. 어머니 말씀이 돈 없는데 뭣 하러 자꾸 보내느냐는 것이다.  

시민기자는 4개월 전부터 직장에 다니고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월급을 받게 되면 귤이나 호두과자, 포도를 고향의 부모님에게 보내드렸다. 월급없이 자낼 때 못하던 일인데 기쁘게 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시민기자는 "어머니! 그것 사서 보냈다고 못살겠어요?"라고 말했다. 어머니께서 웃으시면서 전화를 끊으셨다. 

몸이 약해지고 날씨는 추워지는 날 부모님께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일이 월급 받아 먹을거리 사서 보내는 정도다. 월급 받아 할 수 있는 기쁜 일이 생겨 참 다행이다. 

아내와 그동안 영화도 보고 판소리창극도 보았다. 전시도 관람했고 배철수의 7080콘서트도 보았다. 그러나 시민기자가 매우 즐겨보던 연극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한때는 연극·영화비평회라는 모임을 창립해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탓에 대학로의 수많은 공연 초대권이 끊이지 않았던 행복한 시절도 있었다. 

아내와 함께 본 뮤지컬 '넌센스'_1
크리스마스 이브의 뮤지컬넌센스, 아내와 배우들이 함께 기념촬영할 기회를 선물로 받았다.

뮤지컬 '넌센스'를 5회 정도 보았다. 그때마다 흥미롭고 생동감 넘치는 감동을 맛보았다. 익숙한 기대로 극장을 찾았으나 철도파업으로 인해 지하철이 지연도착해서 예정시간보다 5분정도 늦었다. 이미 시작된 공연이지만 유머와 재치가 코믹하고 생기있게 전개되는 공연을 따라잡아 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내와 귓속말을 나누는 재미도 있었다.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통역을 해주어야했기 때문이다

아내도 수녀복을 입은 배우들의 발랄한 웃음과 재치와 유머를 금방 이해하며 보는 것 같아 시민기자도 기분이 한결 더 좋아졌다. 공연이 주는 마력은 몸으로 하는 행동을 읽어낼 수 있게 한다는 것인 듯하다. 

"퀴즈 하나 낼 게요. 아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읽어야 하는 성경은 무엇일까요?" "설마 에베소서라고 하시려는 건 아니겠죠?" "딩동댕!"

"그럼, 예수님은 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을까요?"
"엄마가 '마리아'(말이야)!"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에서 신부와 수녀의 대화 한 토막이다. 물론 웃기려고 하는 소리다. 관객들은 그야말로 박장대소다. 나는 웃으며 즉시 귓속말을 나눈다. 아내도 따라 웃는다. '넌센스 잼보리'는 다섯 명 수녀들의 좌충우돌 스토리로 전 세계 관객들의 배꼽의 안녕을 위협했던 뮤지컬 '넌센스'의 후속작이다.

미국의 극작가 단 고긴은 '넌센스'(1985)이 대박을 터뜨리자 9년 만인 1994년에 '넌센스2'를 세상에 내놓는다. '넌센스 잼보리'는 '넌센스2'에 이어 태어난 세 번째 넌센스 시리즈다. 넌센스 잼보리가 우리나라 관객과 만나는 것은 무려 7년 만이다. 

아내와 함께 본 뮤지컬 '넌센스'_2
뮤지컬 넌센스 관람후 찾은 민속주점 허깨비 사장님은 1995년 대학가요제 금상을 받은 쌍투스 멤버였다. 생음악을 선물로 들었다.

'넌센스 잼보리'는 '넌센스'의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넌센스'에서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가 유명 컨트리가수였던 자신의 과거를 되찾은 엠네지아 수녀가 중심이다. 엠네지아 수녀와 다른 수녀들이 함께 관객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잼보리' 구성의 뼈대다. 

이미 익숙한 느낌이지만, 넌센스 뮤지컬의 마력은 보고 있으면 어쩐 일인지 사는 게 재미있어지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넌센스'가 아니라 은근히 '센스'있는 작품이다. 12월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센터K에서 공연한다. 아내와 나는 크리스마스이브의 선물을 다발로 받은 느낌이다. 

곧 동대문의 지인을 만나기로 하고 찾은 곳은 허깨비라는 민속주점이다. 이번에는 1995년 대학가요제 금상을 수상한 쌍투스의 멤버였던 김동수 사장님의 '시인의 마을'을 라이브로 듣는 행운도 누렸다. 아내가 좋아하는 막걸리를 마시며 시인의 마을을 듣는 크리스마스이브 참 행복했다. 

수녀님들이 반복해서 전하는 메시지가 있었다. 낮아지면 높아진다. 자신을 낮춰야만 빛이 난다. 나는 이 말을 전하면서 다시 스스로를 낮추어 살아야한다는 진리를 다시 새겨본다. 세밑에 일상을 지내며 생각하고 또 생각해볼 일이다. 모두 뜻 깊은 한해를 보내시길 기원하면서 건강한 송년되시길 빌어본다.

뮤지컬 넌센스를 5회 정도 보았다. 그때마다 흥미롭고 생동감 넘치는 감동을 맛보았다. 익숙한 기대로 극장을 찾았으나 철도파업으로 인해 지하철이 지연도착해서 예정시간보다 5분정도 늦었다. 이미 시작된 공연이지만 유머와 재치가 코믹하고 생기있게 전개되는 공연을 따라잡아 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내와 귓속말을 나누는 재미도 있었다.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통역을 해주어야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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