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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손으로 뜬 목도리로 사랑을 전해요
2013-12-31 11:33:54최종 업데이트 : 2013-12-31 11:33:5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손뜨게라고는 중, 고등학교 가정 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 그리고 어설프게 목도리를 떴다가 풀었다가 해 보았던 짧은 경험이 전부였다. 왠지 겨울이 되면 포근하고 따뜻한 털실이 그리워지고, 난롯가 앞에서 뜨개질하는 로망이 생긴다. 손재주 없는 나도 과연 뜨개질로 목도리를 완성해볼 수 있을까?

뜨개질 강좌를 2시간 참여하여 기본적인 방법을 배우고, 매우 간단한 워머를 뜨는 기술을 전수받았다. 중학교 시절 배운 겉뜨기, 안뜨기 만으로도 넥 워머를 만들 수 있다니! 그래서 도전을 하면서 떠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풀었다가 다시 떴다가를 반복하면서 여러 번 고군분투하였다. 하지만 하루가 채 안되어 목에 가볍게 착용할수 있는 핸드 넥 워머를 완성하게 되었다. 뜨개질의 매력은 이처럼 난이도가 쉬운 것에서부터 어려운 것까지. 초보부터 고수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겨울에는 손으로 뜬 목도리로 사랑을 전해요_3
사람들과, 나홀로 손뜨게를 한 땀 한 땀, 완성해나간다

하루에 뜰 수 있는 넥 워머를 완성하고 나니 이제는 자신감이 조금 붙었다. 우선 예쁜 털실을 고르기 위하여 남문 시장을 찾았다. '남성모사'라는 지동시장 입구의 실가게는 생전 처음 가 본 곳이었는데 뜨개질을 배우고 실을 사려는 사람들로 연신 북적였다. 가게 한켠에는 수강생들을 위한 강습 공간이 있는데 모두들 자신의 뜨게물을 안고 빼곡이 앉고 서서 선생님께 한 수 한 수 배우고 있었다. 고등학생에서부터 할머니까지 심지어 외국인까지 말이다. 

뜨개질의 매력은 만국공통, 남녀노소를 불문하는가보다. 뜨게실을 파는 가게에 들어서니 어떤 딴 세상을 접한 듯, 놀라웠다. 색색 형형, 오색찬란한 실들을 보니 그냥 보고만있어도 황홀한 느낌. 실을 바늘로 엮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마 수천, 수만년 내려온 인류의 지혜가 아닌가. 

실을 연결하여 무늬를 만들고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내면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과정 중에는 그것에 몰입하게 하면서 집중하는 힘이다. 뜨개질을 하면서 심리치유까지 경험하게 되며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한 가지에 몰두하게 되면서 복잡한 생각을 잊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서서히 완성되는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희열이다. 끝이 보일 때쯤이면 얼른 완성하고 싶은 생각에 손이 더 빨라지곤 한다. 그리고 작품을 완성한 후에 내가 만든 것을 착용해 보았을 때의 뿌듯함이란. 

겨울에는 손으로 뜬 목도리로 사랑을 전해요_1
난롯가에서 뜨게질을 하면서, 겨울의 정취에 빠지다

겨울에는 손으로 뜬 목도리로 사랑을 전해요_2
겨울에는 손으로 뜬 목도리로 사랑을 전해요_2

하지만 손뜨게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용이 최고다. 뜨게를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남편, 아이, 친구, 애인 등을 위하여 뜬다고 말한다. 손으로 한 코 한 코 만들어낸 핸드메이드 작품은 아마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무언가가 된다. 물건의 의미가 더해지고, 생명력이 살아 숨쉬면서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귀중한 선물이 된다. 그래서 손뜨게로 만든 것을 선물하는가보다. 

올 겨울 손뜨게질을 하면서 마음도, 손도 따스해지는 기분이다. 벌써 목도리를 3개나 떠서 선물을 하기도 했다. 사실 실값으로 치면 시장에서 마트에서 파는 기성품들이 훨씬 싸게 먹힌다. 하지만 가격을 떠나서 정성이 들어간 마음을 어찌 환산할 수 있을까? 받는 사람 역시 그 귀중함을 알기 때문에 놀라움이 크다. 

손으로 만드는 것의 즐거움, 특히 나만의 재주로 어설프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낼 때 재미가 있다. 따뜻하고 포근한 털실 목도리 하나로 올 겨울 따뜻하게 지낼 수 있기를. 그리고 목도리 선물 받은 그들의 2014년도 풍성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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