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눈과 눈사람
2013-12-15 11:08:41최종 업데이트 : 2013-12-15 11:08:4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미
눈과 눈사람 2013년 겨울 겨울다운 차가운 날씨에 한 겨울다운 하얀 눈이 내린 12월 둘째 주 휴일을 설경으로 장식한 풍경과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아파트 단지 내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각각의 눈사람모습에 발길이 멈추고 사진으로 담았다. 창의적인 고안과 포즈. 개구쟁이 같은 느낌과 인상. 만들어진 눈사람 곁에서 즐거워하는 천진스런 아이들을 보니 입꼬리가 올라가며 절로 밝은 미소가 생겼다. 

눈과 눈사람_1
눈과 눈사람_1
,
눈과 눈사람_2
눈과 눈사람_2
,
눈과 눈사람_3
눈과 눈사람_3
,
눈과 눈사람_4
눈과 눈사람_4

하얀 눈사람과 동심을 한동안 바라보니 차가운 겨울바람을 잊고는 체온이 있는 눈사람은 아닌데 곁에선 나는 따뜻하고 훈훈해지는 건 왜일까? 

사각형 납작한 나무판으로 스케이트를 만들어 주셨던 30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가장 먼저 스쳤다. 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스케이트위에 나를 앉히고 새끼줄로 끌어주던 작은오빠도 생각나고 그리고 오빠처럼 스케이트 위에 나와 경쟁대상이며 소꿉친구였던 내게 하나뿐인 남동생을 앉히고 조심스럽게 끌어주며 재미있냐며 묻고 또 물었던 영상이 스친다. 

하얀 눈이 내려서 기뻐하며 맨손으로 눈사람을 만들었던 그 시절에 나의 부모님께서 걱정하셨던 "고뿔"을 급강하는 겨울 추위에 불청객 감기라도 걸릴까봐 두아이에게 내의를 입으라고 하는 지금의 내 모습과 흡사한 것을 최근에는 자주 느끼고 있다. 
아버지께서 만들어 주신 스케이트에 두툼하게 대바늘로 짬짬이 뜬 엄마표 오렌지색 목도리를 눈사람에게 둘러서 끌고 다니며 즐거워했던 영상에 잠시 멈추었다. 

딸아이가 사용하던 인디언핑크색 목도리를 목에 감고 있는 지금 그 옛날 엄마표 오렌지색 목도리에서 나던 그리운 엄마냄새가 나는듯하다. 순간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며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파킨스씨 병환으로 고생하시다 2011년 어린이날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고파져 가슴도 먹먹해지며 목이 꽉 메었다. 

나갈 때 내목에 둘러졌던 목도리가 아파트 단지 입구에 자그마하게 만들어져있던 눈사람 목에 둘러놓고 왔다는 것을 거실에 들어서면서 알았다. 
베란다 문을 열어서 알싸하니 매서운 바람을 맞고 내려 보았다. 
인디언핑크색 목도리가 주황색목도리처럼 보였다. 빨리 내려진 어둠이 짙어지면서 하얀 눈사람 목에 둘러진 목도리가 보일 듯 말듯 할 때쯤 귀가한 딸아이가 "소녀 같은 우리엄마"라는 칭찬인지 철이 없다는 건지 웃음 섞인 코맹맹이 소리를 했다. 

눈이 주는 것은 깨끗함과 낭만 외에도 팍팍해진 일상에서 잊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의 동심을 살릴 수 있는 휠링의 기능도 있다. 
내려진 눈으로 나는 잠시 과거에 머물면서 청순한 그동심을 잊지않으려고 눈을 감았다. 그러나 현실속에서 힘겨워하시는 분 아파트 경비 아저씨와 청소하시는 분들이 떠 올랐다. 

흩어진 낙엽으로 많이 힘드셨는데 무거운 눈의 계절 겨울이 왔으니 또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가 하지만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눈사람을 삽으로 뚝 잘라 냅다 던진는 건 좀 안타까웠다. 
겨울이 준 선물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고 보면서 즐거워하고 아름다운 추억도 남기지만 그로인해 힘드신 분들의 노고와 희생을 생각해봐야겠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