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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치우는 손길에 따듯한 이웃 사랑느껴
당연하다는 말이 아름다운 선행으로
2013-12-21 20:47:05최종 업데이트 : 2013-12-21 20:47:0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찬 대륙성 고기압으로 폭설이 중부 지방을 자주 강타한다. 영하의 날씨에 눈은 빙판으로 변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예전에는 삼한 사온이라 하여 3일 추웠다가 다음 4일은 따뜻했는데 현재는 대기 오염으로 인해 이상기온으로 변했다. 맹추위를 자랑하는 삼한은 기승을 부려 세력을 확장하고, 따듯해야 할 사온은 숨을 죽이고 피신한 상태로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눈 치우는 손길에 따듯한 이웃 사랑느껴  _4
대로변 인도 빙판길

눈은 낭만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불청객이 되기도 한다. 눈은 하늘에서 흰 꽃송이가 춤을 추며 휘날리는 아름다움을 연출하기도 하고, 도로에 쌓인 눈이 얼어 붙게 되면 자동차는 추돌을, 보행인은 넘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계속된 한파와 눈으로 미끄러운 길에서 넘어져 병원을 찾는 낙상환자가 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인도의 눈을 제때 치우지 않아서 일어난다. 눈이 오면 내 집 앞은 내가 쓸어야 하는 조례가 제정되어 눈을 치우지 않아 넘지는 사고를 당하면 해당 주택 소유자가 배상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눈을 치우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많은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면 공무원들은 밤이고 새벽이고 비상이 걸려 눈을 치우는 수고를 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새벽이 일어나 눈을 치우는 것은 잠을 설쳐가며 시민의 안전한 보행을 위한 것이다. 
빗자루와 삽으로 인도를 치우고 자동차 도로는 얼어붙지 않도록 염화캄슘을 불린다. 또한 자영업을 하는 상인들은 소비자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가게 앞에 쌓이는 눈을 치운다. 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에는 주택 소유자가 눈을 쓸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이 새벽을 깨운다. 

눈 치우는 손길에 따듯한 이웃 사랑느껴  _1
아름다운 선행을 당연함으로

미끄러운 빙판길을 조심조심 걸어서 출근하고 있는데 인도에 눈을 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가가 인사를 하고, 눈 치우는 모습 촬영해도 좋은지 양해를 구했다. 
그 분은 "사진을 왜 찍는냐"며 반문을 했다. "이 길을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요즘 눈이 자주 내리고 날씨가 추워 빙판길이 되어 다니기 힘든데 눈을 치우고 모습이 너무 좋아 한 컷 찍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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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치워진 보행로

그 분은 "무슨 큰일을 한다고 그러느냐."고 했다. 기자는 e수원뉴스 시민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자 그 분은 신분을 밝히기를 거절하고, "얼굴이 나오는 것은 원치 않으니 옆이나 뒤쪽에서 촬영"하는 것은 허락 했다. 
"나도 시간이 없어 자주는 눈을 치우지 못한다. 지난번도 눈이 내렸는데 시간이 없어 눈을 쓸지 못했더니 내가 다니기가 힘들었다. 눈을 쓸면 내가 다니기 편하다"며 본인이 눈을 치우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것을 듣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시민들은 눈을 쓸어야 할 곳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눈이 내리지 않는 지하층을 통해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아파트 지상은 관리직원들이 눈을 다 치운다. 그러니 내 집 앞 눈은 내가 치운다는 생각은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그만 관심을 가지면 눈 쓸 곳은 얼마든지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여 쌓인 눈을 쓸어낸 곳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그대로 빙판이 되어 조심조심 걷지 않으면 넘어지기 일쑤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미끄러운 곳에 누군가가 모래를 뿌려 놓은 곳이 있다. 영통구 매탄초등학교 근처의 아파트와 학교 사이에는 언제는 빙판이 되어 있어 학생들이 등하교 길을 위협한다. 그런데 언젠가 이곳에 모래가 뿌려져 있어 안전하게 보행을 하며 이름 모를 선행자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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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뿌려진 눈길

어제 퇴근에 이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눈이 사라진 오솔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어린 학생과 통행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누군가 눈을 치워놓았다. 누가 치웠을까? 학교 관계자든 아파트 관리직원이 치웠든 공무원이 나와서 치웠든지 신분이 문제가 아니다. 눈길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이들의 희생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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