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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성탄 맞으세요
2013-12-24 21:28:23최종 업데이트 : 2013-12-24 21:28:23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성탄절을 하루 앞둔 거리는 조용하고 차분하다. 거리의 상가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과 네온사인으로 한창 들뜬 분위기에 쇼핑객들로 북적대야 할 시기임에도 고요하기만 하다. 

거리에서 캐롤이 들리지 않은지는 어제 오늘이 아니어서 단지, 막연하게 경기가 좋지 않아서라고 여겼지만 캐롤의 저작권에 따른 부담으로 캐롤이 사라졌다고 하니 성탄절을 앞두고 더욱 쓸쓸한 분위기를 더한다. 

예전에는 성탄절이 다가오면 카드봉투에 결핵 퇴치 기금을 모으기 위한 씰과 함께 붙인 카드를 우편으로 보내고 받았다. 요즘은 스마트 폰으로 성탄절 관련 동영상이나 캐롤을 무더기로 주고받으니 축복의 의미나 감사의 마음보다는 무차별 쏟아지는 안부전함이 반갑지만은 않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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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받은 카드

감사의 마음으로 케이크라도 나눠 먹으려면 아침에 방송 되었던, 케이크를 언제 만들었는지 모를 제품에 출하 할 때 유통기간을 적어 신선도가 의심스럽다는 뉴스가 신경에 거슬린다. 개인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축복과 감사의 성탄절이 자꾸 왜곡되고 있다.

오후에 갔던 백화점에는 세일하는 특설매장에는 손님들이 많았다. 유명 브랜드의 머플러를 1만원에 판매하는 곳에서는 행사 선물로 단체로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저렴한 가격에 여러 개를 들고 저마다 어울리는 것을 찾기 위해 거울 앞이 혼잡했다. 

벽에는 원형의 크리스마스 리스를 장식하여 성탄의 분위기를 한껏 발산하고 한쪽에는 크리스마스에 관련 된 전시도 하고 있어 쇼핑객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빛의 선물'이란 타이틀 아래 새로운 시각적 이미지를 창조해 내려는 의지에서 현대미술작가들이 광선의 물리적기능이나 광원자체의 효과를 응용한 라이트 아트(Light Art)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옆 벽면에 붙은 딱정벌레들은 시간차이를 두고 찌르르찌르르 소리를 내면서 빛을 발산하였는데 자세히 보니 뒷날개 부분은 2G 휴대폰 충전기 플러그 끝부분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신선한 충격이다. 

즐거운 성탄 맞으세요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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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볼을 연상시키는 대형 전구 속에 하얀 뿔을 가진 사슴과 선물꾸러미가 가득하다. 성탄절은 누가 뭐래도 선물 받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전구아래 울타리로 둘러쳐진 안에는 전구 속 아기자기 한 선물보다 훨씬 큰 선물 상자들이 쌓여있다.

선물을 받을 곳 보다는 챙겨야 할 곳이 더 많은 현실이지만 한 개쯤 욕심을 내보고 싶었다. "몇 시에 귀가?"하고 짧은 문자를 남편에게 보냈다. 잠시 후 "왜?" 말로 주고 되로 받는 기분이었지만 "선물 뭐 사 올 건지 궁금해서?"라고 다시 보냈더니 "교회 다녀?"라고 한다. 요즘 아이들 말로 '헐'이다. 

무수한 전구를 매달아서 작품으로 탄생했다. 전구 속에는 색깔이 다른 물질을 넣어 조명이 비칠 때마다 보석이 반짝이는 것 같다. 여러 가지 색깔의 물질을 전구 속에 어떻게 넣었는지도 궁금해진다. 아무리 봐도 짐작 할 수 없다. 

즐거운 성탄 맞으세요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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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성탄 맞으세요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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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채플린이 나왔던 영화 '모던타임즈'를 연상되는 작품도 있다. 금속 물질의 작품에 빛을 더했더니 영락없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요즘 백화점에서는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닌가보다. 귀로 듣는 캐롤이 사라지고 눈으로 즐기는 성탄절이 돌아왔다. 성탄절 이브는 특정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약간은 설레고 들뜨기 마련, 많은 선물 상자와 아름다운 조명 아래서 빛나는 보석 같은 반짝임을 마음속에 넣었다. 누군들 감사와 축복의 빛을 마음속에 넣고 간다고 탓하기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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