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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휴대폰중독 인가 봐요
2013-12-23 20:47:36최종 업데이트 : 2013-12-23 20:47:36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아무래도 나의 증세는 '중독'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것 같다. 휴대폰 중독 말이다.
수시로 휴대폰을 열어보고 이곳저곳 들어가 본다. 딱히 중요한 사항도 없는데 한번 붙잡으면 손에서 놓기가 싫다.
잠자기 직전, 침대에 누워서도, 알람만 맞추려고 열어본 화면에서 또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여행을 하느라 항상 잠자는 시간도 부족하다.

휴대폰 중독이 드디어 나에게도 찾아왔다. 일상생활에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날마다 그날 해야 할 일들을 메모로 정리해서 하는 편인데, 그것들이 요즘은 흐트러지기 시작하고 있다. 주부로서 해야 하는 집안일이나 직장생활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별문제 없이 잘해나가고 있지만, 내 개인적인 계획들이 자꾸만 흐트러진다.
읽기로 작정한 책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기사 작성을 미루거나 하는 것들이다.

요즘 아이들은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이용해서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하는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같은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나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그동안 휴대폰은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물건이었다. 

항상 진동상태로 해놓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이 바로 옆에 있는 경우에도 때때로 전화가 오는 것도 잘 알지 못할때도 많으며, 외출 시 에는 거의 가방 속에 들어 가있어서 또 무용지물 일때가 많았다. 혹시 누군가 전화를 했더라도 나중에 내가 확인하고 다시 걸면 되는 거고,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의 통화는 급한 일이면 상대방이 다시 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생활했다. 

아무래도 휴대폰중독 인가 봐요_1
아무래도 휴대폰중독 인가 봐요_1

주위에서 한 사람 두 사람 스마트폰으로 바꿀 때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작년 초 방송대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나도 드디어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었다.
방송대학교의 특성상 강의를 인터넷으로 들어야 하는데 퇴근 후 집에 있는 시간도 온전히 내 시간으로 쓸 수 없는 주부이다 보니 출퇴근하는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 강의를 듣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면이 큰 휴대폰으로 바꾸게 되었는데, 내가 선택한 휴대폰은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던 신형제품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휴대폰의 크기가 커지면서 불편한 점이 참 많이 생긴다. 원래도 휴대폰을 손에 들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손에 들고 다니기에는 너무 커서 어쩌다 통화라도 할라치면 얼굴을 다 가리는 것 같은 답답함과, 소리가 나오는 곳을 귀에 맞추기도 힘들어 한참을 헤맨 후에야 제대로 통화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주위에서 나의 휴대폰을 보며 부러워서 한마디 아는 체를 하면 잊어버리고 있었던 불편한 점들이 새삼 생각나면서 화가 나곤 했다. 나는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겨우 통화나 문자 보내는 것, 그리고 강의를 듣는 것 뿐 인데 버스에서 젊은이 들을 보면, 휴대폰에 뭐 볼게 그리 많은지 모두들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 갈 것처럼 머리를 묻고 있다. 

바꾼 휴대폰에 적응하기까지는 3개월 정도가 걸렸다. 점점 관심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휴대폰에게도 정을 주기 시작한다. 카톡으로 소식을 주고받으면 편지처럼 긴 문장도 쉽게 전송이 되기 때문에 편리하고, 가끔 시간이 남아 무료 할 때면 저장돼 있는 친구목록을 쭉 검색하면서 한동안 소식이 뜸한 친구에게도 소식을 전하는 등 유용하게 휴대폰을 활용 할 수 있게 되었다. 

카카오스토리에는 이웃들과 공감하고 싶은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올리면 댓글과 함께 또 서로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나를 아는 사람들과 늘 함께하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휴대폰의 기능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 기능이다. 

물론 그전에 사용하던 제품에도 카메라기능이 있어 유용하게 잘 사용했지만, 새로 바꾼 휴대폰의 카메라는 크기와 화질 면에서 일반카메라와 차이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해서 거의 카메라처럼 사용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순간순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을 때 바로 내 손에 들려진 휴대폰은 훌륭한 카메라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휴대폰에 담겨진 사진들은 나만의 블로그를 만드는데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기도 하며, 누군가에게 바로 전송을 할 수도 있다. 특히 e수원뉴스의 시민기자가 되면서는 카메라로써 더 큰 활약을 하게 된다. 가방 속에 항상 카메라를 넣어가지고 다니지는 않기 때문에 갑자기 기사의 소재가 생각나서 사진이 필요 할 때면 휴대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어 기사에 활용하기도 한다. 

기사검색을 할 때도 주로 휴대폰을 사용하게 된다. 내가 올린 기사를 확인하기도 하며 e수원뉴스에 날마다 올라오는 수많은 기사들과 시정소식도 휴대폰을 이용해서 보게 된다. 글을 쓰다가 사전을 찾아야 할 일이 생기면 그것도 휴대폰을 이용하며 책을 읽다가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그것 또한 휴대폰으로 검색을 한다. 어딘가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탈 때도 어김없이 나의 손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낯선 곳에 가서 음식점을 찾을 때도 앱을 활용해 갈만한 식당을 알아본다.

이제 휴대폰은 나에게 있어 단지 통신수단으로서의 역할만하는 기계가 아니다. 휴대폰의 알람음으로 잠을 깨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휴대폰은 나와 함께하는 나의 분신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하고 좋은 점이 많은 휴대폰이지만, 이제는 오히려 내가 휴대폰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시간만 나면 습관적으로 열어보게 되고 무슨 소식이 없나하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잠깐 올라온 소식만 확인하려고 열어본 휴대폰은 나를 꼭 붙들고 놔주질 않는다. 확인만 하려던 것이 쓸데없이 이곳저곳 들어가서 읽다보면 또 휴대폰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머릿속으로는 그만 보고 꺼야지 하면서도 손으로는 여전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분명히 휴대폰 중독이다.

상태가 더 심각해지기전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편리한 만큼 나를 붙들어 매는 위험하기도 한 휴대폰. 이제는 내가 휴대폰을 지배하는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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