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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죽지 마라! 네팔에서 온 나의 아내여
바쁜 아내의 일상을 좇아 산 하루
2013-12-13 23:51:16최종 업데이트 : 2013-12-13 23:51: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아내가 바쁘다

아내는 바쁘다. 물론 그 뒤를 따르며 아내의 일상을 취재하고 정리하는 시민기자 또한 바쁘다. 하지만 내게는 그것 또한 기쁨이다. 외국인 아내이기에 조금은 기가 죽거나 불편한 일상에 주눅이 들까 항상 염려스러운 마음이다. 그가 누구든 어느 자리에서건 인간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시민기자의 자존심 강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때로 자존심 과잉으로 낭패를 겪는 일이 많았던 젊은 시절을 지냈다. 때로 백해무익인 것처럼 느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 아내가 자존심을 상하는 것은 내게 또 다른 모멸감처럼 느끼기에 항상 당당한 자리에 서기를 기대한다. 그렇기에 가능한 적극적으로 아내의 활동을 권하고 있다. 
덕분에 한국에 와 있는 네팔인들에게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다. 각종 네팔인 조직에서 아내를 임원으로 초대하기도 하고 벌써 3군데 조직의 임원이 되었다. 

그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이 네팔몽골리안 기자협회 한국지부장이 된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는 네팔대사관에서 아내가 주관한 '네팔에서 온 네팔몽골리안 기자환영회'가 열렸다. 사실 동대문의 한 네팔레스토랑에서 행사를 갖기로 며칠 전부터 논의되던 행사고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행사 전날 네팔대사 커먼싱라마로부터 시민기자에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서로 연락처를 알고는 있지만 통화한 적은 한 두 번이다. 그도 의례적 인사나 주고받는다.

기죽지 마라! 네팔에서 온 나의 아내여_1
네팔대사관저 안이다. 넬슨만델라 남아공대통령을 향한 추모의 묵념, 네팔몽골리안 기자협회 한국지부장 아내의 축사, 네팔대사가 네팔에서온 몽골리안 기자에게 카다를 걸어 호나영해주고 있다.

네팔대사는 시민기기자와 짧은 인사를 나눈 후 곧 아내를 바꿔달라고 했다. 무슨 영문인지 매우 궁금했다. 
아내는 전화를 끊고 네팔몽골리안 기자환영회를 네팔대사관에서 갖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아내는 곧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얼굴색이 밝아진다. 인정받는다는 것, 아마도 그런 것이리라 생각된다. 다시 아내의 손길이 바쁘다. 한국에 있는 네팔 몽골리안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페이스북을 통해 행사 소식을 알리는 것이다. 

다음 날  아내와 나는 후암동에서 성북동으로 이주한 이후 처음으로네팔대사관을 찾았다. 후암동 관저에 비해 넓은 부지에 자리잡은 대사관에는 조기가 게양되어 있었다. 그 이유를 곧 알 수 있었다. 오후 2시에 시작하기로 한 행사는 오후 세 시에 시작되었는데 이번 행사는 넬슨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로 시작되었다. 

넬슨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을 추모하다

네팔정부는 훈령을 내려 해외에 있는 네팔대사관에 조기를 게양하고 가능한 자국민들을 불러 넬슨만델라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라고 했다 한다. 
우리 시각 오후 3시에 묵념을 시작으로 넬슨만델라 대통령을 추모하는 네팔대사 커먼싱라마의 인사가 있었고 그의 업적을 기리는 네팔인들의 조사가 이어졌다. 
30여분 동안 진행된 네팔인들의 넬슨만델라 추념행사를 보며 그의 위대한 역사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시민기자는 그의 삶에서 그 무엇보다 빛나는 것은 의지의 인간으로 살았다는 사실이라 여긴다.

기죽지 마라! 네팔에서 온 나의 아내여_2
조기가 걸려있는 네팔대사관 앞마당의 국기게양대, 아내가 축사를 하고 있다.

아내는 곧 이어진 두 번 째 행사의 주관자로 환영사를 했다. 네팔대사관의 단상에선 아내를 보며 마치 찬란한 무대의 히로인처럼 자랑스러웠다. 한국에 온지 1년이 좀 넘은 시간이다. 자국의 대사관에서 자신의 조직 수장으로 행사의 주관자가 된 아내의 심정은 어떤가? 매우 궁금했다. 아내는 웃기만 할 뿐 할 일이 많다는 말로 멋쩍은 웃음만 웃는다.

곧이어 한국에 온 네팔인 이주사에 대한 네팔인 연구자의 발표가 있었다. 
결혼, 유학, 이주노동자, 불법체류자 포함 현재 네팔인들은 2만명이 넘는다. 2010년 이후 급격히 늘어나지만 네팔인들을 돕는 협력체계가 미비하다는 것이 연구자의 발표내용이다. 
이에 따라 네팔대사관에서는 1년전부터 연구팀을 결성했다고 한다. 앞으로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찾아 안정적으로 한국에 정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 그들의 소망이었다. 

아내와 시민기자는 또 행사가 모두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야했다. 아내와 같은 종족의 신년행사인 구릉 로샤르에 대한 토론이 준비되어 있는 신설동 구릉족 협회 사무실로 향한 것이다. 네팔대사와 그의 부인에게 목례로 인사를 대신하고 대사관을 나섰다. 날은 어둑한 저물녘이었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고 수원에 도착하니 늦은 11시다. 바쁜 아내의 일상을 자랑스럽게 보낸 하루지만 마음은 기쁘고 몸은 지쳐온다. 그래도 좋다. 기죽지 말라! 아내야, 그대 가는 길에 내가 자랑스럽게 박수를 보내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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