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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마케팅이 팽배한 사회를 바라보며
진실이 결국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2013-12-14 15:50:53최종 업데이트 : 2013-12-14 15:50:53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최근에 겪은 일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재택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한 성형외과에서 블로그 관리를 하는 일을 맡아줄 사람을 찾기에 이력서를 냈다. 서류전형에 통과하고 강남 압구정에 위치한 성형외과로 면접을 갔다. 

"저희 블로그를 관리해주실 분을 뽑고 있는데요. 될 수 있으면 아이들을 어린이 집 보내고 주어진 시간 동안 열심히 활동을 해주실 수 있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아, 네~"
"블로그 이웃 늘리기나 기타 다른 카페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좀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우선 저희가 정해드린 카페에 아이디를 드리면 캐릭터를 정해서 꾸준히 활동하시는 거예요."
"캐릭터요?"
"네, 예를 들면 뚱뚱하고 여드름이 난 피부를 가진 사람으로 캐릭터를 정해놓고 꾸준히 그런 컨셉으로 활동을 하시는 거죠. 하루에 적어도 덧글을 20개 이상 달아주시고 해당 내역을 보고해주시면 되고요, 덧붙여서 블로그에 저희가 드린 소재로 포스팅 해주시면 됩니다."
 
순간, 숨이 막혀왔다. 한마디로 웹 상에서 가면을 쓰고 활동을 하라는 얘기인데 나의 양심상 그런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죄송하지만, 저는 그렇게 활동하는 건 좀 힘들 거 같아요."
"아, 그래요. 그럼 혹시 저희 병원에 꾸준히 나오셔서 취재해서 저희 블로그에 기사 올려주시는 건 가능한가요?"
"네, 그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결국 난 면접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들이 원한대로 융통성 있는(?) 또는 시간이 많아서  이곳 저곳 들쑤시며 활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적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 올라오는 후기 글들을 믿지 않게 되었다. 

많은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현명하게 거짓말을 진짜인 거처럼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물론, 큰 돈을 들여서 여기저기 광고를 할 수 없을 바에야 현장에 사람들을 투입해서 마치 생생한 체험이나 사용을 한 거처럼 사람들을 유혹해내는 일들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 후기를 보고 자신의 얼굴을 해당 성형외과에 맡길 누군가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물론 실력이 출중하다면 문제 없겠지만, 적어도 나라면 아무리 실력 있는 병원이라 해도 그런 곳에 내 얼굴을 맡기고 싶지 않다. 또, 누군가에게 인생을 건 모험이 될지 모를 성형수술을 그런 낚시질로 망쳤을 때 오는 휴우증은 과연 어디서 보장받을 수 있단 말인가. 
요즘 같은 미디어시대에 외모는 경쟁력이라고 한다. 그만큼 외모는 중요한 요소인데, 용기 내서 한 성형수술이 잘못되었을 때 인생 전체를 소용돌이에 몰고 갈 수 있는 매우 힘든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과연 그들은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사회는 날이 갈수록 '거짓'화 되어가고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가름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세상이 된지 오래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고 감쪽같은 사기문자를 받고, 인터넷을 열면 보안서비스를 가장한 사기행각이 버젓이 판을 치고 있는 세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느 정도의 거짓은 당연한 게 되거나 '그 정도쯤이야' 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아니 오히려 정직한 사람들을 지나치게 고지식하다거나 융통성이 없는 사람 취급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이면을 바라보면 많은 이들이 더욱 '진실'을 갈망하고 갈구하고 있다.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식품 경로를 찾아서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서 좋은 식품 또는 제품을 사려고 하고 인간관계도 좀더 지켜보면서 속내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애를 쓴다. 

거짓의 막이 두터운 요즘, 무엇이 진짜이고 거짓인지를 알아내는 시간은 과연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그리고 점점 그렇게 세상은 거짓의 굴레로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씁쓸하다.
한 아웃도어 광고 회사의 카피문구가 생각난다.
'진실만이 오른다'
진실은 시대와 세상을 초월한 궁극의 가치라는 사실을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는 우리라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때로는 타인에게 꽉 막힌 사람으로 비춘다 할지라도 그것을 신념처럼 지켜나갈 줄 아는 고집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한 해를 돌아보면서 나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속인 적인 없는지 되짚어본다. 인간이란 자신의 잇속을 위해서라면 얼마나 무궁한 거짓을 자행하는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그런 점에서 다가오는 새해는 좀더 정직하게 진실한 삶으로 내 인생을 다시 정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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