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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가방? '나에게 관심을 보여 주세요'
여자들이 명품에 열광하는 이유
2013-11-28 09:27:23최종 업데이트 : 2013-11-28 09:27:23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유년생활을 함께 보냈던 친구가 진주에서 예고 없이 올라왔다. 갑작스런 상경임에도 수원을 비롯한 인근에 사는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나에게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함께 다녀서 누구네 집 몇째 딸이라고 하면 부모님들 간에도 모두 알고 지내는 막역한 사이였다. 그런 친구였지만 결혼을 하고 그 친구는 진주에서 나는 수원에서 자리를 잡고 20여년 만에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학창시절 조용하고 얌전했던 친구는 남자아이 넷을 키우면서 몰라볼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해 있었다. 친구의 갑작스런 연락이 반갑기도 했지만 평일에 진주에서 수원이라니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목적이 궁금해졌던 차에 다른 친구가 키득거리면서 핀잔을 준다. 
"아무개씨를 내보내야지 그렇다고 네가 가출하냐?"라는 말이었다. 

지난 주말에 집안 행사로 서울로 올라와 가기 전에 백화점 구경을 한 모양이다. 그곳에는 말로만 듣던 명품 가방이 있었고 은근히 남편에게 갖고 싶은 마음을 내 비췄는데 아무리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결국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남편이 섭섭하고 신세 한탄까지 이르게 된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가서 생각하니 결혼생활 반은 직장인으로 열심히 일 하면서 남들 부럽지 않게 아이들 넷까지 키웠는데 하는 서러운 생각에 "가방 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겨두고 집을 나왔다는 것이다. 

그 친구의 말을 듣고 통쾌하게 웃음이만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몇 년 전 고등학교 동창모임 때 일이 다시 생각났다. 
한참 명품 모조 가방이 활개를 치고 있어 연일 뉴스에서 모조가방에 대하여 방송되고 있을 때였다. 거리에 나가면 젊으나 나이를 먹으나 같은 브랜드의 가방을 들고 학교 어머니 모임에 가 보면 같은 브랜드의 같은 디자인으로 똑같은 가방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서너명이 될 정도로 명품(?)가방 춘추전국시대였다. 

그때도 같은 가방을 가지고 온 친구 두 명이 있었다. 다른 친구 한 명이 같은 가방에 대하여 관심을 표했으며 자연스럽게 구입처와 가격에 대하여 얘기하게 되었다. 한 친구는 동대문시장에서 구입했으며 모조품 A등급이라고 했고 질에 비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했다고 좋아했었다. 
다른 친구는 본인도 동대문시장에서 구입했노라고 대충 얼버무렸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후자의 친구는 남편이 미국 출장 갔을 때 수백만원을 주고 샀다는 얘길 들을 수 있었다.

명품가방? '나에게 관심을 보여 주세요'_1
명품도 아니고 비싼 가방은 아니지만 용도에 따라 실용적인 손으로 만든 가방이다.

여자들이 가방이 없어서 그런 것은 분명 아니다. 이 정도는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샀지만 막상 들고 나가보면 더 비싸고 좋은 가방들을 보면 내 것이 초라하고 비교하는 마음이 끝임 없이 명품이라 불리는 가방 앞으로 이끌게 된다. 

여자들은 왜 명품 가방에 집착하는 것일까? 남들이 가졌으니까 나도 갖고 싶은 마음이다. 그 명품가방을 소유하면 그 가방을 가진 부류에 포함된다는 자족감이 드는 것은 아닐까? 남들과 비교에서 오는 박탈감과 자존감이 없는 허탈감을 채우기 위해서 외관으로라도 보여주기식에서 마주잡이로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명품가방에서 시작되어 가출(?)로 이어진 친구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명품가방의 구입에 앞서 남편의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년의 여성이 아무리 철이 없어도 수백만원 하는 물건을 구입할 때 이런 저런 생각 없이 무작정 사지는 않는다. 친구가 남편에게 명품가방을 사달라고 했다하더라도 그것은 "나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는 뜻이지 꼭 그 물건을 사겠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연말을 앞두고 송년모임이다 또 다른 이름의 모임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을 것이다. 남편들의 현명한 말 한마디가 아내의 자존감을 높이고 화목한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남편들이여! 아내들의 모임이 있을 때마다 언쟁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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