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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공부의 백미는 출석수업
경기지역대학 안양학습관에서 출석수업하다
2013-11-16 13:55:20최종 업데이트 : 2013-11-16 13:55:20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학기 중에 공식적으로 학교에 출석하여 교수님들로 수업을 받는 것은 출석수업 뿐이다. 기말시험을 대비하여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이나 교양과목 특강을 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원하지 않는 학생들은 듣지 않아도 되는 강의라서 함께 공부하는 학우들을 모두 만나기는 쉽지가 않다. 

기말시험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출석 수업 강의를 들었다. 이번 학기는11월14.15 양일 동안 경기지역대학 안양학습관에서 강의를 받았다. 원래는 수원 오목천동에 소재하고 있는 경기지역대학 학습관에서 출석 수업을 받는 것이 자연스런 것이었으나 개인적인 일로 일정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방송대 공부의 백미는 출석수업_1
방송대 공부의 백미는 출석수업_1

14일 아침 9시부터 시작하는 수업을 받기 위해서 7시에 출발했다. 초행길이라 조금 여유 있게 출발해서인지 안양학습관 강의실에 도착했을 때는 20분 전으로 먼저 온 학생이 한 명 밖에 없었다. 
강의실도 낯설고 학생들도 낯설었다. 다행히 첫 시간 강의하는 교수님이 지난 학기에 함께 공부했던 분이라 더 반가웠다. 당장 코앞이 오학년이라고 했지만 아직 40대도 안되었다고 봐도 될 피부가 뽀송뽀송한 교수님은 목소리까지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다. 

과목마다 하루 3시간을 하면서 중간에 쉬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그 시간에는 졸린 학생들은 스트레칭도 하고 준비한 간식을 먹기도 한다. 

7시까지 하는 강의에 대비하여 주섬주섬 간식을 준비해왔지만 낯선 곳에서 먹는 것도 청승맞게 생각되었다. 수원에서 출석 수업을 받을 때는 모두 익숙한 얼굴이라 내 것 네 것 구분 없이 음식을 나눠먹고 했는데 오늘은 이방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끌벅적하게 음식을 나눠먹고 이야기 나누는 이곳 학습관 학생들의 모습에서 지난 나를 뒤돌아보게 되었다. 

경기지역대학 학습관으로 출석 수업을 받으러 오는 학생들 중에는 안성, 평택, 여주에서도 왔었다. 그런 학생들은 점심시간 다른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식사하러 가는 무리에도 속하지 못하고 혼자 먹었을 생각을 하니 지금 눈앞에 있는 저 모습이 나의 과거 모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얼굴을 찡그리게 했다.

오후 강의가 시작되고 금방이라도 비나 눈을 뿌릴 듯 찌뿌둥한 날씨에 멀리 있는 앞산이 희끄무레하게 보인다. 점심을 먹고 난 학생들 중에 몇 명 꾸벅 꾸벅 졸고 있는 학생들도 보인다. 배불리 먹은 점심에 적당한 난방이 장시간 딱딱한 의자 앉아 또릿한 정신으로 공부하기란 쉽지는 않은 일이다. 

예전에는 송곳 같았다던 맞춤법과 표준어 교수님의 강의는 군더더기 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평소에 많이 사용하고 익숙한 맞춤법과 표준어지만 학생들의 한숨소리의 주기는 짧아지고 종국(終局)에는 세종대왕께서 어린백성을 위해서 만들었다는 말씀까지도 의심하는 상황이 되었다. 

전기수(傳奇叟 예전에, 이야기책을 전문적으로 읽어 주던 사람)였다면 요즘 아이돌 보다 더 인기가 많았을 법한 문학교수님은 학생들의 눈물 콧물을 다 빼놓을 정도로 실감나게 이야기 한다. 

강의가 모두 끝나고 돌아오는 시간은 벌써 어둠이 내리고 캄캄해졌다. 낯선 곳에서의 짧지 않은 시간이 그리 길고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던 것은 온라인 강의가 아니라 오프라인상에서 교수님과 마주하고 강의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 학기에 한 번 밖에 없는 오프라인 강의가 기다려지는 것은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가르침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의 학구열에 자극받기 때문이다. 기말시험을 앞두고 출석시험까지 준비해야 하는 마음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그 시험이 스트레스 받는 시험이 아니라 생활의 활력을 주는 시험이기에 오늘도 책상 앞 있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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