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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에서 만난 이용범 시민기자
2013-11-11 07:09:09최종 업데이트 : 2013-11-11 07:09:09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이 교장, 돈 천원 있어요?" 2박3일 e수원뉴스 워크숍에서 객실을 나올 때 룸메이트 이용범 시민기자가 건넨 말이다. 처음엔 돈 천원 꾸어달라는 소리로 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청소하는 분들을 위한 배려다. 외국 여행에서처럼 팁을 머리맡에 놓는 것이다.

내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니 벌써 본인 침대 머리맡에 돈을 놓고 내 침대에도 놓는다. 숙박 후 1천원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곳에서 일하는 분들 청소할 때 기분 좋게 하려는 뜻이다. 나에게는 작은 돈이지만 그들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외국여행 때 '1달러의 기쁨'을 국내에서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워크숍에서 만난 이용범 시민기자_1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하다는 이용범 시민기자. 받은 선물을 다른시민기자에게 전달한다.

워크숍에서 만난 이용범 시민기자_2
염태영 시장을 촬영하는 이용범 시민기자.

이용범(70) 시민기자. 이번 워크숍 참가자 중 최고연장자이다. 그러나 그는 연장자 티를 내지 않는다.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로부터 대접받으려 하지 않는다. 그게 싫다는 것이다. 그냥 친구처럼 대해 달라고 말한다. 내 스마트폰에 저장할 직책을 물으니 '친구'라고 흔쾌히 대답한다. '이용범 친구'다.

그는 1998년 농협에서 정년퇴직했다. 당시 직위는 농협공판장 차장. 1962년 입사했으니 36년간 몸담은 곳이다. 슬하에는 딸 하나를 두었다. 지금 손녀와 손자를 두고 있다. 1․4 후퇴 때 개성에서 피난 내려 왔는데 워낙 먹고 살기가 힘들어 아내를 고생시켜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이상 자식을 낳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할아버지를 대하는 손주들의 애교가 보통이 아니다. 워크숍 기간 중 연락을 자주 취하고 받고 싶은 선물도 물어본다. 손자가 선물 필요 없다는데 오징어를 사간다고 한다. 딸과 사모님과도 대화를 나눈다. 사모님과 문자도 수시로 주고받는다. "여보, 굿 모닝!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사모님이 보낸 문자 메시지다.

워크숍에서 만난 이용범 시민기자_3
백담사에서 동료 시민기자들과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운데가 이용범 기자.

워크숍에서 만난 이용범 시민기자_4
침대 머리맡의 팁 천원. 청소하는 분을 기쁘게 하려는 것이다.

그는 시민기자가 된 지 5년 정도 된다. 워낙 글쓰기를 좋아하는데 인터넷에 시민기자 모집 공지를 보고 응모했다고 한다. 월 1-2회 정도 기사를 탑재하는데 주로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 봉사하는 소식을 기사로 작성한다. 그는 수원기독호스피스에서 11년간 봉사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 곳에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 목욕봉사 중 환자옮기기, 행정업무, 환지 이송업무, 촬영기록 업무를 하고 있다. 여성 호스피스는 환자 간호, 식사 수발, 목욕시키기 등을 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대소변 받아내기가 가장 어려운데 호스피스들은 웃는 얼굴로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는 장례업무도 맡고 있다. "시체를 보면 무섭지 않냐?"고 물으니 "처음엔 그랬는데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고 한다. 장례를 치룬 것이 수 없이 많다고 말한다. 가족이 장례를 치루는 것이 원칙인데 연고를 찾아내 아들에게 연락하니 돌아가신 어머니를 모른다고 해 자체 처리한 일이 있다고 들려주면서 삭막한 세태를 전해준다.

"있고 없고를 떠나 남에게 빚지지 마라" 그의 인생관이다. 쉽게 예를 든다. "술 먹고 싶어도 돈 없으면 안 먹고 참으면 되는 것이다. 꿔서 먹으면 안 된다" 호스피스 봉사와 사모님에게 잘 대해 주는 이유를 물으니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언행일치하는 이용범 시민기자다. 수원으로 귀가길 대절버스에서 위탁교육기관으로부터 선물증정이 있었다. 그가 받은 선물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 "혹시, 이 창란젓 꼭 필요한 시민기자 있으십니까?" e수원뉴스 워크숍은 이래서 행복하다.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이영관, 이용범 시민기자,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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