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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산책, 이것도 아름다운 힐링이예요
2013-11-15 13:27:17최종 업데이트 : 2013-11-15 13:27:17 작성자 : 시민기자   공예지

윤동주 문학관을 찾아

10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는 서울 부암동 자하문 옆 윤동주 문학관을 찾아갔다. 실제로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렇게 작은 곳이 문학관일리 없어." 라는 식이었다. 그러나 그 곳이 윤동주 문학관이다.
윤동주 문학관은 내부에 제1전시실(시인채), 제2전시실(열린 우물), 제3전시실(닫힌 우물), 외부에는 '시인의 언덕'(산책로를 말한다), 카페('별뜨락' 이라는 휴식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전시실(시인채)은 '인간 윤동주' 의 일생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사진자료들과 친필 원고 영인본이 전시되어 있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곳의 전시품들은 물탱크를 제외하고는 모두 모조품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친필 원고 영인본이 전시된 쪽에는 '작품 스크랩' 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다. 대부분 소실이 된 그의 흔적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시인은 신문과 잡지에 실린 자신의 시를 스크랩하여 간직했다. 게재된 이후에도 작품을 다듬은 흔적이 있다. 시인의 고향집과 교토 하숙집에 있던 소장품들은 대부분 소실됐다고 한다.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자료는 서울에 있던 윤동주의 책과 유품을 친지들이 수습하여 유가족에게 전해준 것이다).' - 제1전시실 '작품 스크랩' 설명 내용 

윤동주의 시 '자화상' 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용도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해 중정(中庭)을 만들어서 '열린 우물' 이라 불렸다는 제2전시실은 야외에서 미술전시품을 보는 듯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다만, 다른 전시실에 비해 공간을 좁게 만든 것이 아쉬웠다.

후쿠오카 형무소 건물을 본따 만들었다는 '닫힌 우물' 이라는 이름의 제3전시실도 또 하나의 용도 폐기된 물탱크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만든 것이라 한다. 들어가자마자 깜깜한 어둠과 추운 온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몸을 부들부들 떨며 12분 가량의 영상물을 감상하니 '이렇게 추워죽겠는데 1년 7개월이나 이런 곳에 있었던 시인은 얼마나 춥고 괴로웠을까' 라고 생각하며 윤동주의 일생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결코 남을 헐뜯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그의 올곧은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영상에서 말하는 대로 우리의 닫혀있던 애국 정신이 다시 깨어나는 것 같았다.  

문학 산책, 이것도 아름다운 힐링이예요_1
윤동주 문학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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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언덕으로 가는 계단과 윤동주 문학관 입구

시간상 나머지 공간에는 못 간 것이 아쉬웠지만,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인사동에서 천상병 시인의 작품을 만나다  -  전통찻집 '귀천' 

점심을 먹고 우리는 인사동에 위치한 천상병 시인의 아내 목순옥 씨가 운영하던 전통찻집 '귀천' 을 찾아갔다. 골목길에 들어서니 숙박시설과 일반 · 휴게음식점, 갤러리들이 빼곡히 들어서있다. 그 속에 '귀천' 이 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 '귀천' 전문 

문학 산책, 이것도 아름다운 힐링이예요_3
전통찻집 '귀천'

천상병 하면 '귀천' 이라는 시 부터 생각난다. 자신의 삶을 '소풍' 으로 비유한 이 시의 귀절 중에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라는 귀절이 참 평화로우면서 아름답게 다가왔다. 이 아름다웠던 '소풍' 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기위해 찻집 천장에도 '귀천' 시를 걸어둔 것 같았다. 
벽장 위에는 그릇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천상병 시인의 시가 적힌 그릇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도 '꽃빛' 이라는 시가 새겨진 찻잔을 구입했다.

천 시인의 시를 볼 때마다 사람 냄새를 느낀다. 흔히 기인으로 불려왔던 그의 말 중에 "시인이면 그만이지 학력이 무슨 소용이냐" 라는 명언은 현재 고학력 뿐만 아니라 고스펙까지 따지는 사회에게 던지는 일침이라 생각된다. 

사실 천 시인은 서울대를 나올 정도로 학벌이 좋았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버리고 진정한 시인의 길을 택했다. 물론, 이런저런 기인 행각이 있었지만, 시인으로서는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 '문단의 마지막 기인(奇人)' 으로 불리었던 훌륭한 사람이었다. 

문학 산책, 이것도 아름다운 힐링이예요_4
인사동 쌈지길
 
차를 마신 뒤, 우리는 인사동에 있는 쌈지길로 이동했다. 한 갤러리에 들러 대나무를 주제로 한 그림전을 보고,
말레이시아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과 잠시 포토 타임도 갖고, 시장에서 파는 물건들도 몇 개 구매했다. 바이
올린 공연과 밴드 공연도 보았다. 
수원의 행궁동도 인사동처럼 문화의 거리로 활성화시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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