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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 곰탕 맛, 참 좋다
겨울철 보양식 곰탕을 먹어볼까?
2013-11-13 12:07:44최종 업데이트 : 2013-11-13 12:07:4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여행을 다니면서 먹는 즐거움, 맛집을 발견하는 행운을 찾을 때만큼 즐거운 순간도 없다. 먹기 위해서 여행다니고, 여행다니면서 먹는 것. 쌀쌀한 늦가을 날씨, 양평을 여행하면서 추운 속을 따끈하게 달래 줄 음식을 찾았다.

해장국? 짬뽕? 청국장? 칼국수? 무엇을 먹을까 고민고민하면서 차를 달리던 중 눈에 들어온 곰탕집 간판. 전주 장작불 곰탕이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하기도 하고, 체인점인지 여러 곳에서 상호를 접했었다. 어찌됐든 내 눈에 들어온 이상 안 들어갈 수도 없어서 냅다 들어갔다.

곰탕과 도가니탕이 주 메뉴다. 크게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 아쉬움. 하지만 한 달 전부터 뼈가 시큰시큰하면서 무릎도 안 좋은 것이 도가니탕 노래를 불렀던 적이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 곰탕을 시키고, 도가니탕까지 주문을 했다. 어떤 맛일까... 궁금해하면서.

쌀쌀한 날 곰탕 맛, 참 좋다_1
곰탕집임에도 된장이나 소스같은 장 맛이 좋다

어릴 적에는 곰탕, 설렁탕, 해장국 등 국물에 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절대 먹지 않았다. 어떤 트라우마는 아니지만, 고기가 국물 안에 있으면 왠지 고기 특유의 맛이 없는 듯한 흐물흐물함 때문에 꺼려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특히 아이를 낳은 이후 미역국을 몇 대접씩 먹는 경험을 한 다음부터는 국물 요리가 정말 좋다. 

해물탕의 시원한 국물, 짬뽕의 칼칼하고 매콤한 국물맛, 칼국수의 맛깔나는 국물도 벌컥벌컥 들이킬 때가 있다. 집에서도 국물 없이는 밥을 먹기가 싫을 만큼 국물이 좋아진다. 국물 때문에 아마도 뱃살이 몇 인치는 늘어난 것도 같다. 

드디어 곰탕이 나왔다. 뚝배기에 뽀얗게 끓여져 나온 곰탕은 딱 보기에도 진한 국물 그 자체다. 국물 안에 가득한 도가니, 그리고 곰탕에 들어가 있는 고기도 깨끗하다.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먹어보니, 참 고소하다. 
주인 아저씨는 연신 이집 음식에 대해서 자랑을 늘어 놓는다. 전날 하루 종일 장작불로 고아서 만든 곰탕이라고 한다. 진짜 바깥에는 장작불로 곰탕을 끓이는 곳이 있다. 

또 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는 순간, 된장맛에 놀랐다. 별다른 가미를 하지 않은 그냥 전통 집 된장 같은데 맛이 짜지도 않고 오묘하다. 된장맛으로도 유명한 곳이어서 전국 택배로 된장을 배달한다고도 한다. 
자부심이 대단한 주인 아저씨. 아이들이 이 집에 오면 곰탕도 그렇고 도가니의 쫄깃한 맛 때문에 정말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운다고 한다. 자신이 만드는 요리에 자부심이 있다는 것도 음식점이 잘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도가니탕을 자주, 흔히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발라서 먹었다. 왠지 관절이 튼튼해 질 것 같은 쫄깃한 맛이다. 거기다가 고기를 찍어먹는 간장 소스같은 것도 맛이 괜찮다. 소스나 장 맛이 좋은 집이 진짜 솜씨가 있는 집인데. 이곳이 그런 듯하다. 

쌀쌀한 날 곰탕 맛, 참 좋다_2
도가니가 잔뜩 들어간 도가니탕,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아이들은 하얀 곰탕 국물에 밥을 말아서 파와 깍두기를 곁들여서 쓱쓱 먹어치운다. 국물이 맛있다고 숟가락으로 떠 먹고, 깍두기도 계속 달라고 한다. 여행하면서는 잘 먹고, 잘 놀아야 한다. 배가 든든하지 않으면 여행지에서의 느낌이나 감동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애들이 잘 먹는 모습이 좋다. 

허연 곰탕 국물에 하얀 쌀밥이 참으로 잘 어울린다. 
곰탕은 1527년 조선 중종(22년)때 발간된 훈몽자회(訓蒙字會)에 '국에 비해 국물이 진한 데다 공이 많이 들어가는 진귀한 음식'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소의 사골, 잡뼈, 각종 부위와 양지 머리 등의 고기를 오랫동안 푹 고와서 만든 음식이다. 고기를 넣어 만든 국이라고 곰탕이라고 부른다. 밤새도록 정성껏 끓여서 고아낸 우리만의 음식, 곰탕! 환절기, 겨울철 보양식으로도 정말 좋다.

뼈를 오랫동안 진액이 나오도록 끓여서 풍성한 국물을 만들어내어 먹었던 우리의 음식, 장터에서 장꾼들에게 팔았던 음식이라고 하니 굉장히 유래가 깊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됐든 집에서 끓이기 쉽지 않은 곰탕을 여행하면서 한 그릇 뚝딱 해치우니 걷는데 힘도 나고, 기분도 좋아졌다. 올 겨울 곰탕으로 건강 챙기고, 따뜻하게 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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