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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시민기자> 죽을 때까지 안 잊히는 일
'방황하는 별'들을 만났을 때, 내 자식처럼 보살펴주세요
2008-12-05 13:15:52최종 업데이트 : 2008-12-05 13:15: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하느님이 금강산을 처음으로 꾸미려 하셨을 때, "무얼로건 자신이 있는 바위들은 모다 모여 와라" 하니, 경상도 울산에 살고 있던 덩치가 이 나라에선 제일 큰 울산바위도 그 자신으로 날아올라 강원도 금강산으로 가고 있었는데, 한참을 날아가다가 둘러보아 하니, 세상에 제 잘난 체만 하는 온갖 기암괴석들이 하늘이 새카맣게 앞을 다투어 모두 날고 있는지라, '내 체모로서 어찌 저 잡것들 속에 한 몫 낀단 말인가?'만 싶어, 도중에 설악산 한 귀퉁이에 펑퍼짐히 주저앉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 1967년의 여름방학 때에는 나도 국민학교 4학년짜리 내 막내아들을 데리고 설악산의 그 울산바위 구경을 갔었는데요. 그애한테 '이렇게 하라'고 말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그 바위의 전설을 그대로 알려준 까닭은 물론 '너도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라도 해서 살아야한다'는 내 오랜 경험 끝의 교훈을 암시해 두자는 것이었습니다.

-'울산바위 이야기'

이 글은 1983년 발행된 미당 서정주 시집 '안 잊히는 일'에 수록된 것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마주하던 시들이 어느 순간 내 가슴에 와 닿을 때가 있다. 현실의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나는 버릇처럼 책꽂이 속의 시집 한권을 꺼내든다.

이 글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내게는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이가 있다. 두 아이는 지금껏 아무런 말썽없이 잘 지내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중학생 아이의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 어릴 적부터 체격이 작고 수줍음이 유독 심해 은근히 아이의 내성적 성격을 걱정했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아이는 새로운 사회에 소속되어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친 학생들 사이에 들어가 어울리며 나름대로 힘을 키우는 행동도 보여줬지만, 이렇게 까지 반항심이 커지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출동! 시민기자> 죽을 때까지 안 잊히는 일_2
청소년들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미래라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된다

우리 가족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슬기롭게 대처하고자 각자의 잘못을 의논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조언도 들어보기도 하였다.

그 과정에서 요즈음 청소년들의 사고방식에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 위의 글처럼 경험에서 오는 이야기를 들려줘도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다가, 청소년들의 여가시간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핵가족 현대사회의 청소년들은 대부분 컴퓨터게임과 무분별한 폭력 영화에 빠져있다. 이는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망각한 생활이 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조폭의 생활을 이미지하여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들면 그 주위는 하나의 계층을 이루게 된다.
일례로, 학교에서 말썽 부린 학생에게 학교 내 봉사활동을 시키면, 다른 학생들에겐 오히려 영웅이 된다고 한다. 본인도 반성하지 않는단다. 체벌이 아이들에겐 엉뚱하게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어른들과 경찰관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멋진 자기 자신에 도취되어 어떠한 일이 생기면,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행동한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무리지어 다니면서 힘을 키운다는 군중심리에 빠져 본인들의 영웅심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이제는 우리 어른들이 나설 때이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만났을 때, '내 자식, 남의 자식'을 생각하기 전에 이들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미래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없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출동! 시민기자> 죽을 때까지 안 잊히는 일_1
시민기자가 학생시절에 보았던 영화 '고교 얄개'

오늘도 나는 큰아이를 붙잡고 어떠한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지를 고민해 본다.
아침에 아이 아빠가 출근하면서 조언을 해준다.
영화 좋아하는 아이에게 옛날에 유행했던 학창시절 영화 한편 골라서 보여주라고...순수한 그때 그시절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라고 귀뜸해 주었다. 

앞의 인용한 글에서 서정주 시인이 '국민학교'(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데리고 울산바위 구경을 가서 자신의 '경험 끝의 교훈을 암시'했듯이 나도 아이를 데리고 어디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가서 내 살아온 이야기나 할아버니 할머니 시대의 이야기들을 들려줘야 겠다.
아이가 알아듣든 말든 부모의 진심은 전해질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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