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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역 근대문화예술인 조명 심포지엄 열려
2013-11-01 14:26:19최종 업데이트 : 2013-11-01 14:26:1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수원을 빛낸 문화예술인들은 누가 있나요? 수원에서 30여 년 간 살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 묻는다면? 
당연히 나혜석, 홍난파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여성으로서 가부장적 관습에 맞서 주체적 삶을 살았던 정월 나혜석은 인계동에 '나혜석거리'가 있을 정도이니 대부분 다 알고 있을 것이고, 당대 최고의 음악가 홍난파는 팔달산 오르는 기슭에 '고향의 봄' 시비가 세워져 있으니 굳이 따지지 않아도 그의 고향이 수원이라는 것쯤은 눈치 챘을 터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라고 묻는다면, '글쎄'라며 머리를 긁적거릴 것이다.

수원사람이라면 당연이 알고 있어야 할 우리지역 근대 문화예술인들을 조명하는 반가운 심포지엄이 열렸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던 31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수원지역 근대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활동'이란 주제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수원박물관 학술 심포지엄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팔양의 시 세계, 수원지역의 언어를 되살린 인물로 평가받는 소설가 박승극, 소년운동과 출판운동을 한 최영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술가 홍득순을 조명함으로서 수원지역 문화와 예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수원지역 근대문화예술인 조명 심포지엄 열려_1
수원지역 근대문화예술인 조명 심포지엄 열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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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역 근대문화예술인 조명 심포지엄 열려_2
수원지역 근대문화예술인 조명 심포지엄 열려_2

수원박물관 한동민 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한양대 유성호 교수가 '서정과 현실인식의 갈등과 통합'이란 주제로 박팔양의 시 세계를 다뤘다.
원광대 김재용 교수가 '박승극론'을, 최영주의 삶과 활동은 연세대 정용서 교수가, 근대미술가 홍득순의 행장을 밝히는 챕터는 경기문화재단 김종길 미술평론가가 맡았다. 
노작 홍사용문학관 이덕규 관장, 우대식 시인, 장신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홍지석 단국대 교수가 각각 토론자로 나섰다. 

학자들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자하는 4명 모두 일반인에게는 생소하다. 그리하여 심포지엄이 다소 지루할 것이란 생각으로 객석에 앉았지만 애초의 편견과는 다르게 함께 고민하고 더 연구하여 '우리지역 문화예술인들을 빛내자'는 데에 동의하며 심포지엄을 마쳤다. 심포지엄 내용을 목차대로 간략하게 소개한다. 

서정과 현실인식의 갈등과 통합- 박팔양의 시 세계

▲ 유성호: 박팔양은 현재 곡반정동에서 태어났다. 해방 후 월북해 이후의 행적은 묘연하다. 그의 문학적 원천은 20년대 카프의 중심 배재고에서 싹트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휘문고 정지용 시인과 함께 활동했다. 이시기 신경향파시의 속성인 현실(일제강점기)모순의 역사를 극복하고자 고민하는 시들을 썼다. 
30년대엔 프로문학을 꿈꾸는 모더니즘 시를, 45년 8· 15이후엔 문단의 중요한 시인으로 활동했다. 그의 시 전반사는 유목적 경향을 띈다. 그럼에도 계몽 속 서정시로서 일관된 문학세계를 보여준다. 

발제자는 "월북 작가라는 이념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서 "그의 역사성, 응축된 시 세계는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덕규 토론자는 지역문인들 작품을 모아 묶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때 프롤레타리아 문학동맹 위원이었지만 그의 작품은 민중의식에 바탕을 둔 서정시로 일관된 시인이었다고. 또한 일제의 제도권 안에서도 만주 등 끊임없이 옮겨 다녔지만 시의 본령은 지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국가로부터 독립된 개인과 사회는 가능한가?- 박승극론

▲김재용: 지역의 언어를 살린 박승극은 2001년 소설에 이어 2010년 수필집이 출간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제말기 '半島の光' 잡지를 예로 든 발제자는 "박승극이란 지식인은 국가가 없어도 삶이 가능한 사람이었다. 아나키스트보다도 더한 사람이었다."면서 그는 수원을 넘어 미래지향적인 인물로서 대한민국의 한사람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채만식, 이기영, 이태준 당대 기라성 같은 사람들과 활동한 그는 일제검열도 의식 하지 않고 잡지 매호마다 독특한 자신만의 글을 써 올렸다고.

우대식 시인은 "한마디로 한국근현대사에서 보기 드문 인물이다"면서 "농민문학작가로서 소제는 농촌이지만 농민계급 그이상의 자치공동체로 승화되기를 꿈꾼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해방직후 상명하복식 남로당 문제를 비판했을 정도로 밑으로부터의 공동체를 추구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최영주의 소년운동과 출판활동

▲정용서: 삼일학교 출신 최영주(본명 최신복)는 낯선 이름이지만 그의 여동생이자 아동문학가 이원수의 부인인 최순애의 오빠다. 동요 '오빠생각'에서 그 오빠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원수는 홍난파 고향의 봄 작사가다. 
최영주는 방정환과 함께 소년운동을 했던 인물로 경기도소년연맹 이사와 수원 청년회, 그리고 신간회 수원결성에 참여하는 등 활약이 대단했다. 사회운동에서 신문, 잡지 편집자로 돌아서면서 이름을 떨친 인물이다.

장신 토론자는 꼼꼼한 사료를 정리해 이후 연구자들에게는 표본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최영주의 불분명한 문제 이를테면 일본에서의 거취, '신시대'와의 관계 등을 들추면서 추정이 아닌 정확한 기록을 찾는 등 다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원지역 근대문화예술인 조명 심포지엄 열려_3
팔달산 중턱에 있는 홍난파 노래비엔 최영주 동생인 최순애의 남편 이원수의 '고향의 봄'이 함께 새겨져 있다.


근대 현실주의 미학의 주창자- 근대미술가 홍득순 행장

▲ 김종길: 삶의 궤적이, 기록이 묘연한 홍득순은 당대 비평가 김용준과의 논쟁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글쟁이들이 기고한 신문에 삽화를 수없이 그린 근대미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리하여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부족한 기록들만이라도 모아서 정리하는 행장이 우선돼야 하다고 했다. 

토론자 홍지석 교수는 생몰연도 찾기와 함께 당시의 미술경향 즉, 조선 작가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터무니없이 서구로 날아간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도 독립국가가 아닌 현실에서 지식인들의 스트레스는 이중으로 있었을 것이라면서 참 어려운 문제지만 화가, 비평가로서의 평가는 계속 이어져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심포지엄으로 조명된 수원지역 근대 문화예술인의 삶과 활동은 지속적인 발굴에 앞서서 시작단계다. 
한동민 수원박물관 팀장은 "근대역사에서 수원은 늘 중심에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혜석 이외 홍득순 화가를 알지 못하고, 소설과 수필을 통해 수원사투리를 사용한 사회운동 대부 박승극도 모른다. 북수동 출신 최영주, 박팔양 등 걸출한 인물들이 있는데도 그동안 우리는 간과했다."면서 문학· 미술이외도 수원지역 출신들을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그동안 잊고 있던 수원지역 문화예술인 발굴에 나선 박물관 측이 더없이 고맙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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