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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지역사회로 걸어 들어온 예술
지동 제일교회 노을빛갤러리 두번째 초대전 11월 말일까지
2013-11-07 11:00:04최종 업데이트 : 2013-11-07 11:00:0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지역사회 안으로 예술이 들어앉았다. 그것도 수원의 원도심 지동(池洞)이란 마을로. 아니 더 세부적으로 표현한다면 지동마을 속 교회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이른바 '지동 노을빛 갤러리'다. '교회 안이라, 그렇다면 종교적 색채를 띤 갤러리가 아닐까?' 라고 미루어 짐작하지 마시기 바란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위치한 제일교회(담임목사·이규왕) 갤러리 이야기다. 이곳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그간 엄청 욕(?)을 먹던 장소 중 한곳이었다. 왜냐하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에서 시내를 조망할 때 워낙 건축물(13층)이 크고 돋보여 수원화성이라는 전통 건축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랬던 그곳에 지난해 9월 수원시와 마을 사람들, 그리고 교회의 배려로 종탑 전망대와 갤러리를 만들었다. 그간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반갑다! 지역사회로 걸어 들어온 예술_1
김수현 작가
 
반갑다! 지역사회로 걸어 들어온 예술_2
홍병학 작가

노을빛 갤러리 탄생

"제가 이곳으로 온해가 73년도였으니 어마어마한 시간이 흘렀네요. 수원화성과 인접한 이곳에 있으면서 어찌나 좋던지, 지동에 산다는 것에 늘 감사하게 생각했지요. 우리는 그간 옛것을 너무 많이 잃어버리고 살고 있잖아요. 그래서 생각했지요. 우리나라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조망하는 곳으로 개방했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문제는 종교적 관점으로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약간 망설였지요. 그렇지만 교회와 시장님, 지역사회 동의를 구해 공간을 공개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 함께 어울리기로 했으니 부디 '교회 알러지'는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9월 유순혜 작가 초대전에 이어 2번째 기념 초대전이 11월 1일부터 시작됐다. 입체와 평면으로 대비되는 2인의 전시로 홍병학 작가의 한지수묵화전과 김수현 작가의 청동조각상전이다. 
축사에 나선 이규왕 제일교회 목사는 갤러리를 조성하게 된 그간의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서울 큰 화랑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두 분의 작품을 이렇게 매일 만난다고 생각하니 정말 땡 잡은 기분"이라고 했다.

윤건모 팔달구청장은 "좋은 공간을 제공한 교회 측과 굉장한 작품을 흔쾌히 이곳에 전시한 두 분의 작가에게 감사드린다."며 화답했다.
김상옥 시의원은 "문화를 접목하여 우리 전통적 가치에 부합하는 공간으로 조성한 이규왕 목사님께 감사드리고,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여유로움을 주는 이곳이 전국적으로 귀감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갤러리 조성 공신, 유순혜 작가

반갑다! 지역사회로 걸어 들어온 예술_3
노을빛 갤러리 관장으로 취임한 유순혜 작가(가운데)

일러스트작업을 하는 유순혜 작가는 지난해부터 지동에 정착하면서 좋은마을만들기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 벽화 그리기 총괄작가로 활동했다. 
벽화라는 것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꾸준히 해야 하는 일이라 늘 담벼락과 함께 씨름하니 여기저기서 대문을 열고 나온 주민들이 커피며 과일이며 먹을 것을 제공했다. 한 지붕에 사는 것처럼 어느새 다정한 이웃이 되었고, 그 인연은 제일교회로 이어졌다. 
그간 꽁꽁 잠겨있던 종탑이 전망대로 열리고, 캄캄했던 공간(8~13층)이 갤러리로 조성됐다. 열과 성을 다한 유 작가의 노고덕분에 충실한 공간으로 탈바꿈함으로서 '노을빛 갤러리'가 탄생될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 공로를 인정하는 지동주민센터 박찬복 동장과 동민들, 이규왕 목사는 유 작가를 갤러리 초대관장으로 임명했다. 

유순혜 작가는 "행정과 주민들,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이처럼 좋은 공간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또한 능력이 부족한 저에게 관장이란 명칭을 주신 것은 지역작가들과 합심하여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이곳만의 장점과 특성을 살린 콘텐츠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데에 골목하겠습니다. 머지않아 수원의 랜드마크로 자리할 것이라 확신하니 많이 찾아와 주세요."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축사에 나선 한신대학교 채수일 총장은 "수원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창용마을 창작촌에서 지동마을 벽화를 그린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습니다. 저는 미술에 조예는 없지만 그림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게 되었는데 작품들을 만나보니 산처럼 듬직하면서도 어머니처럼 자애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입체 그리고 평면을 즐겨라

"유순혜 작가는 나의 조카입니다. 간간이 수원 지동이란 마을에서 골목을 가꾼다고 연락을 하여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지요. 희생이 필요한 부분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요구가 늘어나더니만 나중엔 작품을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한마디로 발목이 잡힌 것이죠. 하하. 그런데 실은 교회 안에서 전시를 한다기에 좀 고민을 했는데 직접 와보니 확 숙제가 풀려버렸어요. 오히려 지금은 제 작품이 프랑스 파리 어느 높은 미술관에 전시된 것보다도 더 기뻐요. 또 고맙기도 하고요."
여인상, 모자상, 자매상, 사랑, 사색 등의 주제로 청동조각상전을 펼치고 있는 김수현 작가는 지동마을을 찾은 기쁨을 전하면서 전시를 찾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작품을 만들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하여 '사색'이란 작품이. 어릴 적 어머니는 늘 콧노래를 부르며 힘든 나날을 보내셨다. 옛 기억을 떠올리며 피리 부는 여인 '염원'이 탄생됐다는 이야기 등등.

"사물을 보는 대상마다 울려오는 소리가 있어요. 그것이 색이 되어 나옵니다. 저는 현장에서 스케치를 하여 일단 눈에 익힌 다음 여러 장면을 자유자재로 변경, 압축하여 표현하는 산수화 작가입니다. 주로 전라도와 충청, 경상도의 산수를 그리고, 서울· 경기는 거의 그리지 않았는데 이번에 전시요청을 받고 수원화성을 돌아봤지요. 그곳의 인상을 담은 작품이 이번에 출품한 '화성 동남각루'와 '화성 남수문'입니다. 이곳에 와보니 세계유수 미술관과 견주어 봐도 떨어지지 않는 콘텐츠라 소문이 나면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입니다. 이곳에서 전시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우리의 강산을 자신만의 색채로서 이상향 혹은 향토성 짙은 서정성으로 표현한 홍병학 작가는 멋진 신사의 차림새로 대중을 만났다. 한지수묵작품들 모두가 강렬하다 못해 눈이 시리다. 동남각루 성벽에 칠해진 레드와 갈색의 조화는 200여년의 세월과 조우하는 것처럼 검붉다. 멋스럽기 그지없다. 작품을 보던 한 관람객은 '한국화 같지 않은 한국화다'라고 했고, 어떤 이는 '작품들 모두가 서프라이즈'라고 탄성을 질렀다.

지난해 9월 개관한 노을빛전망대는 수원화성의 노을은 물론 사계절 모두를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갤러리 또한 전망대와 연계한 관광명소로서 으뜸임을 보여 주고 있다. 
시와 주민들의 협조로 문을 열었지만 무엇보다도 교회가 귀찮을 법도 한데 전망대와 갤러리로 조성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지역예술문화축제로서 개관하기까지 교회의 결단과 용기와 배려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반갑다! 지역사회로 걸어 들어온 예술_4
전망대에서 본 화성행궁

▲ 노을빛 갤러리 개관기념 두 번째 초대전
일시: 2013. 11월 1일~ 11월 30(지동제일교회 8층)
홍병학· 김수현 작가
문의: 031-244-1004/031-228-7882/ 010-8033-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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