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시가 좋아 시를 쓴다는 박경옥씨
‘내 나이 56세’, 시를 쓰는 여인
2013-10-29 11:18:56최종 업데이트 : 2013-10-29 11:18:56 작성자 : 시민기자   하주성
시가 좋아 시를 쓴다는 박경옥씨_1
영통의 한 공원에서 만난 박경옥씨
 
"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10년 가까이 되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계속 글공부를 했죠. 그러다가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고 싶어 국문과를 지망했는데, 글쓰기보다는 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데요. 이제는 정말로 문예창작이 하고 싶어요."

그래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 올해 56세의 박경옥씨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초등학생에게는,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면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논술을 가르친다고. 20여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정리를 해야겠단다. 자신이 공부를 더 하고 싶기 때문에.

시가 좋아 시를 쓴다는 박경옥씨_2
2010년 한국시학 신인상 수상. 우측은 임병호 경기시인협회장(자료사진)
 
한국시학 신인상도 수상

박경옥씨는 계간지 문파문학으로 등단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수필로 등단을 했지만, 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시를 쓰고 있다는 것. 
"요즈음은 시를 더 많이 쓰고 있어요. 3년 전인 2010년 11월 20일에는 한국경기시인협회가 발행하는 한국시학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시에 더 집중하게 되었는지도 몰라요. 요즈음은 시를 쓰는 재미를 느끼고 있죠."

박경옥씨를 처음 만난 것은 수원시 팔달구 지동 벽화 길에 시인의 벽을 조성하는 날이었다. 좁은 골목길에서 벽에 자신의 시 '오래된 골목'을 적고 있는 그녀는, 흡사 벽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대담 요청을 했다. 그리고 28일 오후 영통의 가을이 깊이 내리 앉은 한적한 공원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시가 좋아 시를 쓴다는 박경옥씨_3
지동 벽화골목에 남긴 박경옥의 시 '오래된 골목'
 
어릴 적 친구는 없지만 마음속의 모습은 그대로

푸성귀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
앞집 마루까지 들리던 낡은 골목길
어스름 달 저물도록
자치기 깡통차기 흙냄새 펄럭이다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에
아이들 하나씩 달려가 버리고 나면
골목길도 꾸벅꾸벅 졸음에 겨워
어느새 하늘엔 별 총총히 피어났다

골목 한쪽 평상을 펴고 앉아
지나던 사람 불러 팥 칼국수
한 사발씩 퍼주던 손때 묻은 인정이
담벼락 밑 채송화처럼 피어나던 길
오래전 버리고 떠난 허름한 그곳에 서면
아버지 자전거소리 휘파람처럼 들리고
구부러진 길 끝 만화방에 걸려있던
아라비안나이트가 초저녁달처럼 뜬다.

'오래된 골목'이라는 시이다. 동서문학 수상작이기도 하다는 이 시가, 벽화 골목의 분위기와 꽤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어려서 살던 곳은 군산이었어요. 나이가 들어 그곳을 찾았는데 어려서 뛰어놀던 골목이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었죠. 하지만 내 마음속에 골목은 옛 모습 그대로였어요. 골목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때 지은 시예요. 아마도 시를 쓰는 사람들은 모든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무 한 그루를 보더라도 그 나무가 그냥 나무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그 나무와 대화를 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마음대로 치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시가 좋아 시를 쓴다는 박경옥씨_4
가을이 깊은 공원에서
 
동시도 쓰고 싶어, 끝 없는 글욕심

박경옥씨의 글 욕심은 끝이 없다. 앞으로는 동시도 쓰고 싶다고 한다. 시를 쓰면서 느끼는 마음의 설렘. 그리고 시를 완성하고 난 후에 밀려오는 성취감도 있지만 자신을 스스로 알아준다는 것이다. 한동안은 슬럼프에 빠져보기도 했다는 박경옥씨. 결혼을 하면서 수원으로 올라온 지 22년째라고 한다.

"생활 때문이죠. 아무래도 여자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다 보면, 생활에 어려움이 많이 따르니까요. 그래서 잠시 동안 글을 쓰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아마 그런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과 접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동시가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고 하는 박경옥씨. 나이에 걸맞지 않게 글 욕심이 많은 그녀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그러한 욕심 때문인가 보다.

뱍경옥, , 대담, 공원, 가을, 경기시인협회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