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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야간 화성 답사의 묘미를 느끼다
2013-10-20 16:23:59최종 업데이트 : 2013-10-20 16:23: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휘영청 밝은 달, 가을 하늘 더욱 높고 푸른 보름달이다. 달빛이 수원화성 곳곳을 비추면서 야경과 함께 운치있는 밤을 느낄 수 있는 시간, 바로 수원문화재단에서 기획하는 '달빛동행'이다. 화성은 낮과 밤의 모습이 다르다. 하지만 모든 세상의 소리와 산만한 것들이 사라지는 밤이 되면 화성 본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밤이기도 하다. 

'달빛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아직 상설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내년 유료화를 앞두고 시범 운행중이다. 좀더 보완하고 다듬어서 2014년도에 명실공히 화성을 느낄 수 있는 품격있는 상품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된다. 

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_4
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_4

'달빛동행'은 두 시간동안 진행되었다.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이루어지는데, 화성행궁을 시작으로 화성열차를 타고 팔달산에서 장안문까지 관람하고 화홍문, 방화수류정, 용연, 수원천, 행궁광장 등을 돌아보는 약 3.84km의 코스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이 걷고, 야간 화성열차까지 타볼 수 있는 매력만점의 코스다.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화성행궁을 걷노라면 새삼 그 정교함과 웅장함에 매료된다.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밤공기를 느끼면서 화성을 둘러보는 맛이 최고다. 여기에 청사초롱을 들고 풀내음을 맡으며 오르는 팔달산 오솔길은 여러 번 행궁을 들렀지만 처음 들어가보는 길이기도 하다. 

화성행궁에서 팔달산 일주도로를 오르는 출입금지 구역의 길을 걷는 묘한 쾌감도 맛보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야간 조명 때문에 행궁과 화성 성곽은 그 아름다움이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다. 어디에서 이런 찬란한 경치를 볼 수 있을까! 

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_3
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_3

화성행궁에서 시작해 팔달산으로 가볍게 오르면 '달빛동행'에 참가하는 분들을 화성열차가 대기하고 있다. 화성열차는 야간에 운행하지 않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서 특별하게 운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달빛동행'이 상품으로 완전히 자리잡으면 야간에 화성열차를 타볼 수 있는 기회들도 열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밤에 타는 화성열차는 어떤 묘미가 있을까? 밤바람 솔솔 부는 가운데 열차를 타고 성곽 바깥쪽을 돌게 된다. 팔달산에서부터 장안문까지의 짧은 코스다. 하지만 화성의 아름다운 성곽 외벽과 시설물들을 바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을 지나서 장안문에 이르는 길 역시 조명을 받아서 아름답다. 너도 나도 플래시를 터뜨려가면서 사진을 찍고 화성 성곽의 멋에 반하고 만다. 

장안문에 내려서는 옹성 안에서 간단히 해설을 듣는다. 장안이 웅장함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다. 또한 왕이 한양에서부터 수원으로 행차할 때 첫 번째 관문이기도 했던 만큼 위엄과 품위가 전해지는 곳이 장안문이다. 
장안문의 성벽 위로 올라가서 방화수류정까지 이어지는 성곽길은 또한 '달빛동행'에서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길이다. 성곽이 쭉 이어지면서 부드러운 흙길이 펼쳐진다. 그곳으로 조명이 환히 들어와 걷는 이들을 위해 빛을 밝혀주고 있다. 짧은 코스여서 빨리 걷기가 아까울 정도다. 

장안문에서 화홍문에 이르면 환한 보름달이 용연에 비친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원 7경과 8경에 해당하는 '용지대월' 과 '화홍관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용연에서 보는 달빛을 수원 최고의 경치로 꼽을 정도였을까! '용지대월'은 방화수류정 아래 자리잡은 연못인 용연에서 달이 떠 오르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이미 달은 중천에 떠 올랐지만 달과 방화수류정, 용연의 경치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이다. 

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_2
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_2

도심에서 달빛과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다. 아파트와 빌딩숲의 야경도 물론 대도시의 상징이긴 하지만 수원 화성처럼 고즈넉한 품위가 느껴지는 야경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에 '달빛 동행'의 값어치가 빛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에 화홍문에서 물보라가 뿜어내는 장관, 조명과 달빛에 아름다움이 더해진 화홍문은 절경이라고 할 수 있다. 

화홍문을 뒤로한 채 수원천변 버드나무가 늘어진 길을 걸으면서 수원의 자연친화적인 천변을 만끽한다. 걷기 좋은 계절이어서 그런지 수원천을 걷는 시민들도 많다. 매일 밤 산책하듯 걸으면서 화성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물이 흐르고, 수풀이 우거진 옛날 하천과 같은 느낌을 주는 천변을 걸으면서 다시금 화성행궁으로 향한다. 처음 보았는데, '피아노 계단'이 있는 것도 알았다. 화성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천변길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인데 걸을 때마다 음악 소리가 난다. 쿵쿵 계단을 오르니 피아노 소리도 들리고, 오감만족에 재미까지 더한다. 

마지막으로 행사가 끝난 곳은 화성행궁의 '유여택'이다. 임금이 행차할 때 잠시 머무르며 집무를 하던 공간으로 평상시에는 화성유수의 처소로 사용되었던 유여택 앞마당에서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음악회가 이루어졌다. 경기도립국악단의 '달빛향연'공연이 펼쳐졌는데 과거 왕실 행사에서 연주되던 음악, 거문고 산조, 판소리 등 다채로운 국악공연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가을밤 차가울 수도 있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핫팩을 준비해주시고, 연잎차를 한 잔씩 마시면서 공연을 볼 수 있게 하였다. 무릎담요까지 마련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_1
달빛 동행, 함께 하실래요? _1

이만하면 고품격 화성관람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구간별로 보아야 할 포인트 및 해설도 적절했고 20명씩 한 조가 되어서 움직이는 것도 편안했다. 
이어폰을 끼고 해설을 듣기 때문에 밤길에도 잘 집중하여 들을 수 있었던 장점도 있다. 화성의 비밀스런 밤 풍경을 우리만 보기 아까왔다는 생각도 든다. 2014년부터 유료화 되면서 사람들에게 더욱 만족감은 주는 '달빛동행' 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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