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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배우는 전문가
2013-10-21 07:40:33최종 업데이트 : 2013-10-21 07:40:33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교사는 말 그대로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가르치기 때문에 일반화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미성숙한 학생을 가르치기 때문에 기술도 있어야 한다. 교사에게는 법령에 의해 일정한 신분이나 지위를 가지게 하는 자격증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교직은 다른 일반직과 달리 깊은 이론적 뒷받침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교사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1980년대 이후 대학 졸업자가 많아졌다. 그들은 이런 저런 환경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그리고 사교육 시장의 팽창으로 학교가 아닌 곳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누구나 학생을 가르칠 수 있다 보니, 교직은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현상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전문직으로 널리 알고 있는 의사나 판사 등은 수행 결과가 바로 나타난다. 누군가 대신할 수 없고, 그 역할에 즉시성이 있다. 하지만 교육의 결과는 바로 나오지 않는다. 교육은 사람의 내면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투입과 산출의 명징한 관계를 얻기 힘들다. 이런 것도 교사는 전문성이 없다는 오해를 받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교사는 단순히 교과만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는다.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역할 중에 일부이다. 교사는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자랑하는 강사의 흉내를 내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떻게 알게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학생들을 배우게 한다. 학습을 촉진하고 지원하고 마침내 자아실현을 돕는다. 

교사는 아이들의 재능과 성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난다. 가르치는 동안에도 단순한 지식의 전수보다는 인간됨의 형성에 더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이유로 교사는 학습자를 이해하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교사는 교육과정 전문가이다. 국가 교육과정을 일방적으로 받아서 소비하지 않는다. 전국의 학생을 평균해서 만들어놓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해당 학교, 학생의 실정에 맞게 재구성하는 전문가이다. 교사는 자신의 교육관 등을 기반으로 교육 과정 편성・운영에 참여한다.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 과정 이론과 교과의 내용 체계 등에 관한 전문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래야만 교육과정에 담긴 잠재적 요소를 발견하고, 학습자가 학습 목표를 타당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성취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흔히 교사를 가르치는 전문가라고 알고 있지만, 오히려 교사는 왜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에 대해 배워야 하고, 그들의 성향에 상응한 지도법도 공부한다. 교사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교수활동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맥락을 스스로 연구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는 10년 20년이 돼도 가르치는 전문가가 되지 못한다. 오직 배우는 전문가일 뿐이다. 
실제로 최근 교사 문화를 보라. 학생이 없으면, 칼 퇴근 하던 교사들이 연수 장소로 가고 있다. 그곳에서 김밥 한 줄로 저녁을 때우고 공부를 한다. 누구의 강요도 아니다. 오직 스스로 배우기 위해서 밤을 밝히고 있다. 

선생님은 배우는 전문가_1
선생님은 배우는 전문가_1

사실 과거에는 사범대학만 졸업하면 교사가 됐다. 교원자격증을 받고 현장에 나오면 어려운 것이 없었다. 처음에는 조금 삐거덕거렸지만 3년만 지나면 능수능란한 선생님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그 어렵다는 임용고시를 뚫고, 수업 실연까지 통과하고 현장에 왔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 신규 이미지를 벗어나도 갈수록 어렵다. 즉 배워야 한다. 교직을 떠나는 날까지 배워야 교단에 설 수 있다. 

교사는 가르치는 행위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을 실천하면서 성장한다. 이런 이유로 교사는 반성적 실천가라고 한다. 교사는 활동 과정에 대한 성찰을 하고 반성을 하면서 동료 교사와 협동하여 그 문제의 배우에 있는 더 큰 문제를 향해 고민한다. 따라서 교사는 혼자서 성장할 수 없다. 동료 전문가와 함께 할 때 성장을 경험한다. 교사들 간에 서로 배우면서 함께 성장하는 동료성이 형성될 때 전문가로서 자신의 실천을 반성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사실이 이러니 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하지 말라고 대응하고 싶지만 그것도 공허한 짓이다.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자생적으로 전문성을 신장하고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뿐이다. 결국 교사의 전문성은 교사 집단이 스스로 입증해 나가야 한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 계속적인 자기 혁신과 전문성 신장을 위해 배우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 

학생의 학업은 한순간에 지나가버린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에 의해 시행착오를 방지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이 일생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전문가의 수준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교사가 평생 배워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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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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