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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사인(Dasain)축제 축하해요
행복한 더사인 되세요!(Happy vijaya dasain!)
2013-10-15 11:37:52최종 업데이트 : 2013-10-15 11:37: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네팔에 아직 결혼 안한 처제가 있다. 시민기자에게는 네 명의 처제가 있고 셋은 시집을 가서 아이 엄마가 되었다. 그 중 둘은 고향인 네팔 동부의 룸자타라는 곳에 살고 있다. 나머지 두 사람의 처제 중 한 사람은 군인의 아내이고 카트만두에 살고 한 사람의 처제는 결혼 안한 막내 처제다.

막내 처제는 장모님 홀로 사시는 네팔 동남부의 네팔 국경을 넘어 인도까지 15시간여 버스를 타고 이틀 전 도착했다. 홀어머니를 위해 아내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으로 시집온 큰언니가 살펴야할 일도 막내 처제가 도맡아 하고 있다. 며칠 전 아내와 장모님이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 넉넉하지도 못하고 여유롭지도 못하지만 마음이 여유로운 아내와 내 삶을 보신 장모님은 이제 마음이 놓이신다며 과거 명절날이 떠오르신다고 했다. 

아내는 장모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기분 좋아했다. 어머니께서는 별로 표현하지 않으셨고 딸들이 객지에 있어도 시골집만을 고집하셔서 어머니 모실 일로 처제와 아내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우리네 추석과 닮은 네팔사람들의 더사인(dasain)은 사람 따라 민족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일주일 정도 그 분위기를 이어간다. 목화농장을 하시며 최근에는 새로 집을 짓고 있다. 

더사인(Dasain)축제 축하해요_1
술과 음식을 먹으며 사는 이야기로 정겹고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어제 저녁 룸비니 레스토랑에서 더사인 축하자리에 모인 참석자들

더사인(Dasain)축제 축하해요_2
아내가 친척어머니께서 축원을 빌어주는 더사인 축제의 디까의식을 받아들이고 있다.

12일 오후 네 시 반에 카트만두를 출발한 처제가 13일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도착한 시간에 맞춰 전화를 드렸더니 장모님은 얼마 전 야생코끼리가 창틀을 들이받아서 정부에서 나오는 보상금을 받으러 가셨다고 한다. 가보고 싶은 야생의 마을이다. 
장모님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처남의 아들이 사는 외딴 지역의 작은 마을에 사는 정 깊은 사람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 추석이라 더욱 고향이 그리운 아내는 며칠 동안 계속 전화통화를 한다. 그 그리움이 좋다. 그 그리움이 그립다. 

떠나온 모든 사람은 떠나온 자리에 대한 아련함을 먹고 산다. 떠나온 모든 사람의 어머니는 애틋한 아쉬움을 담고 저 멀리서 손짓한다. 금방 손에 잡힐 듯한 그런 그리움들이 켜켜로 쌓이며 사람들은 더욱 깊어지고 더욱 사랑하게 된다. 14일이 더사인이고 전후로 연휴가 이어진다. 처제는 네팔의 백화점인 시티센타에 근무하는데 일주일간 휴가를 받았다. 오늘부터는 아내와 내가 보낸 정성으로 텔레비전과 냉장고를 사러간다고 했다. 

더사인(Dasain)축제 축하해요_3
지인의 장모님께서 시민기자에게도 축복을 비는 디까의식을 행해주셨다. 기쁘게 축복을 받고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더사인(Dasain)축제 축하해요_4
네팔에서 시집온 처자들, 물론 나의 아내도 그렇다. 한 자리에 모여 수다도 즐겁고 음식도 맛있고 분위기도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16세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온 내게도 그런 아련함들은 나를 키우는 자양분이었다. 그렇게 떠나온 사람끼리 만났다. 수원역 앞 매산시장 입구에 네팔레스토랑 룸비니를 찾았다. 저녁 8시가 지났다. 
벌써 6쌍의 부부가 술잔을 기울이며 때마침 네팔에서 딸과 사위, 손자를 보러 오신 한 어머니의 축복을 받고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우리부부도 네팔 장모님의 축복을 대신 받았다. 같은 처지의 사위와 딸들을 한 어머니께서 모두 축복의 기도로 살펴봐주신 것이다.

수원에 사는 부부와 평택에서 찾아온 부부도 있었다. 디까의식이 낯선 사위들에게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아내의 나라에 문화를 받아들이라고 채근했다. 눈과 눈 사이에 쌀과 꽃가루를 섞어 만든 재료로 디까의식을 치르는데 이방의 사위들이 어색해 한 것이다. 
나의 채근을 받은 사위들이 겸연쩍게 네팔 어머니의 축복을 받고 웃는다. 모두가 둘러앉아 낯선 나라의 자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행복한 추석, 더사인 축제를 함께했다.

음식을 마련하고 이들을 불러 모은 사람은 한국에 온지 오래된 매산시장 입구 룸비니 레스토랑 사장인 붓디구릉이다. 아내에게는 집안 오빠이기도 한 붓디구릉은 오래된 시민기자의 친구이기도 하여 무척 반가운 사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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