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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융합, 학교 여건 개선이 우선
2013-10-22 08:52:29최종 업데이트 : 2013-10-22 08:52:29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이과 융합여부를 비롯한 2017학년도 이후 대학입시 제도 개선안이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문·이과 융합여부에 대해 교육부는 현재 고교교육과정 개편안으로 세 가지 안을 내놨다. 

1안은 문·이과 계열별로 과목을 다르게 출제하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2안은 문과 학생이 과학 1과목에 응시하고 이과 학생이 사회 1과목에 응시하는 안이다. 3안은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국어·수학·영어·사회·한국사·과학 과목을 학습하는 융합안이다.

이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펴는 측이 있다. 그런가 하면 과학 기술의 발전은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을 해야 이뤄질 수 있다며 융합을 찬성하는 쪽도 있다. 

물론 고교 교육과정부터 문·이과 구분 교육을 하면 전문화된 인재를 키우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일찍부터 진로 선택을 하게 되어 자기 적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국제적 흐름은 융합 교육으로 가고 있는 추세다. 
교총에서 고교 교사 7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도 완전 융합안이 36.4%, 일부 융합안이 35.7%로 문·이과 구분안(26.1%)보다 높았다. 신중론을 펴는 측도 결국은 융합 교육 자체에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적 인재가 나오려면 인문과 과학을 아우르는 융합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이 사회적 여론이다.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교육부가 2017년에 맞춰 무리한 추진을 할 것이 걱정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준비 없이 실천에 옮기면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교육이 실제로 이뤄질 현장에 대한 대비가 없으면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문·이과 융합 교육에 대한 목적 달성은 외부적 동력보다 교육 환경의 내부로부터의 필요성을 확립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이과 융합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교육과정 개편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문·이과가 구분되어 있는 체제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개정부터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융합 교과 및 교과서도 만들어져야 한다. 단순히 현재의 교과 체제에서 교차 선택 후 그것을 대입 수능에 반영하는 것으로 융합의 문턱을 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미시적인 접근이다. 

교사 교육도 필요하다. 교사의 역량이 부족하면 의도하는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 현재 교사들은 분과적 사고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인식을 새로운 융합의 사고로 전환하는 연수가 실시되어야 한다. 당장 교원 양성 기관인 사범대학도 통합 정신에 맞는 융합 교과 지도 과정 등의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개편해야 한다. 

문·이과 융합, 학교 여건 개선이 우선_1
문·이과 융합, 학교 여건 개선이 우선_1

입시 반영 정책도 섬세한 점검이 필요하다. 융합형 수능으로 변경할 경우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문과 성향의 상위권 학생들도 의대 진학 등으로 몰리면서 자연계의 기초 학문 분야가 소외될 우려가 있다. 특히 수학 교과 등의 통합을 문·이과 공통이라는 교육과정으로 접근하다보면 기존 이과생들은 학력 저하라는 암초를 만날 수도 있다. 
또 수능 시험 체제는 학생의 부담을 더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융합형 수능으로 가다보면 어쩔 수 없이 과목이 늘어나 학습 부담이 증가한다. 이는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연결되어 있어 더욱 우려된다. 이 문제도 어떻게 처리할지 치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최근 학문의 세계는 통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인문학과 기술의 종합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 교육도 국제적 수준에 맞게 고등학교에서부터 한 쪽으로 치우친 공부를 하는 것보다 융합적인 이해와 사고를 통해 학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성급하게 가면 오히려 많은 문제만 양산한다. 

교육의 핵심인 교육과정 개편, 교사의 준비 등 학교 여건을 충분히 조성한 후에 실시해야 한다. 차근차근 바르게 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교육을 중시한 것이 아니라 입시를 중시하는 정책에 치우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는 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콘텐츠 개발 등 생동적인 변화 체계를 만들어 진정한 교육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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