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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언어, 감성소통 작가 이외수
이외수 문학관에 다녀와서
2013-10-23 10:45:36최종 업데이트 : 2013-10-23 10:45:36 작성자 : 시민기자   공예지

지난 22일,트위터로 독자와 소통하기로 잘 알려진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에 위치한 작가 이외수 씨의 문학관을 다녀왔다. 

매주 월, 화요일에는 문학관 문을 열지 않아 방문이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기자가 카페국장으로 있는 '경기문학포럼' 이라는 단체로 사전예약해서 왔기 때문에 특별히 방문이 허용되었다. 
그동안 기자가 다녀왔던 황순원 문학관, 조병화 문학관, 이효석 문학관, 정지용 문학관, 김유정 문학관, 홍사용 문학관, 박경리 문학관 등 이미 작고한 작가들의 문학관들과는 달리, 생존하는 작가의 문학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수 작가는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나 춘천교대를 자퇴한 후, 독학으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 독자와 감성으로 소통하는 그에게서 탄생된 소설, 시, 우화, 에세이는 해를 갈수록 열광적인 '외수 마니아' 들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36년간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700만 독자를 감동시킨 '칠감 칠색 (七感七色)' 의 장편소설에는 일탈의 광시곡 '꿈꾸는 식물', 야성으로 가득 찬 '들개', 광기 어린 심장 '칼', 신비로운 그림 '벽오금학도', 환상 속에 움튼 '황금비늘', 욕망의 메신저 '괴물', 파격이 탄생시킨 '장외인간' 이 있다.

올해 1월 수원을 방문, 경기도 청년들과 소통하는 '경청(京淸) 콘서트' 에서 '청춘불패' 강연을 진행한바 있는 그는, "글쓰는 일도 농사와 같다, 원고지를 농사에 비유하면 밭고랑과 같다." 고 짧은 강연을 통해 말한바 있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 조병수 씨와 관련한 일화에 따르면, 매우 단순하게 설계되었으나 오히려 이외수 씨 부부는 그 공간을 이해하고 만족스러워하며, 이외수 씨가 그 단순하게 설계된 집으로 옮겨 거주하고 평소 집필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저작물을 쏟아냈다고 한다. 

문학관 앞에는 한껏 붉게 타들어가는 단풍과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다리도 볼 수 있었는데, 실제 그 다리를 건너가보니 온몸에서 흔들림이 전해졌다. 다시 문학관 쪽으로 돌아가려는데 누군가 미는 듯한 착감(착각의 감정)을 느꼈다. 

칠감 칠색 (七感七色) 이외수 작가의 감성을 체험하다  

문학관 입구로 들어서자 음악 소리와 함께 방문자들의 소감이 적힌 수많은 포스트 잇과 그의 집필 도서들이 맞이했다. 그 음악도 알고보니 이외수 씨가 직접 작곡한 곡들이라고 한다. 
이 실장으로 불리는 이외수 문학관의 관계자는 "선생님이 음악과 미술 활동도 꾸준히 하고 계신다. 문학관 내부에 울려퍼지던 CD 음악은, 총 12곡의 MIDI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문학관에 전시된 모든 그림도 선생님의 작품이다." 라 전해 만능 예술가인 그의 새로운 진면목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 같아 경이롭고 뿌듯함까지 느껴졌다.

브로셔를 요구하자,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건물이고 아직 이 문학관에 관한 브로셔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고 말했다. 홈페이지는 올해 12월 쯤에 개설 예정이라고 한다. 하루빨리 이 부분들이 개선되어 더 많은 방문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주길 바란다.

살아있는 언어, 감성소통 작가 이외수_1
문학관 앞에 설치된 다리와 문학관 내부에 전시된 포스트 잇

문학관 내부에는 그의 일대기 사진도 볼 수 있었는데, 특히 젊은 시절의 사진에서 지금의 모습과는 다르게 훈남(훈훈하게 생겼다는 말) 스타일의 얼굴이라 놀라기도 했다. 안으로 좀 더 들어가면 집필 도서들과, '선화' 라 불려지는 미술 작품, 그가 사용했던 소장품, 육필원고 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독자와의 대화를 위해서 만든 작은 무대도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또, 영상실도 볼 수 있었는데 영상실에서는 2001년에 방송됐던, M본부의 '성공시대' (183회)에 당시 55세의 이외수 작가의 성공담이 방송되고 있었다. 
참고로 '성공시대' 는 1997년 11월 23일부터 2001년 11월 4일까지 방송된 교양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 CEO부터 이외수 씨 부류의 소설가, 스포츠 선수 등의 여러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성공담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기자도 일요일 밤 10시 40분마다 졸면서도 챙겨보았던 프로그램이라서 기억이 새록새록했다. 이 프로그램을 본 뒤에 문학관을 다시 둘러보니 '아는만큼 보인다' 는 말처럼 작가에 대한 이해가 머리와 가슴으로 느껴졌다.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전 이외수 작가가 깜짝 방문해 우리에게 짧은 강연을 해주셨는데 그는 "글을 잘 쓰는 것이 음식을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고 전제한 뒤 "글도 좋은 재료와 다양한 기술 방법을 익혀야 한다. 직접 느끼고 쓰라." 하시며 '생어' 를 많이 쓰고, '감성' 으로 소통하라'고 강조했다. 
문학지망생인 기자는 선물받은 작가의 '감성사전' 과 '황금비늘' 을 읽어내려가며 나의 문학에 관한 꿈과 푸른미래를 되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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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사진, 육필원고 등이 진열된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의 문학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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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와 경기문학포럼 회원들

이 강연을 들은 뒤, 기자는 실제 실천에 옮기기 위해 '감성사전' 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휘나 표현법 등 평소 시에 대한 기초가 많이 부족했던 나로서는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정독하면 장편소설인 '황금비늘' 을 읽을 예정이다. 

점심은 이외수 작가가 추천한 맛집으로 가서 감자탕을 시켜 먹었다. 다른 식당보다 양도 푸짐했고, 볶음밥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의 진솔한 얘기도 들을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얘기를 들으면서 부인을 사랑하는 애처가의 모습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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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와 함께한 맛나는 점심식사와 감성마을 약도, 구매한 책들

우리는 다시 문학관으로 돌아가 각자 원하는 책을 구매한 뒤, 포스트 잇에 하나, 원고지에 하나 씩 방문소감을 적었다. 

포기하지 말라.
절망의 이빨에
심장을
물어뜯겨 본
자만이 희망을
사냥할
자격이 있다. 
- p73 '하악하악' 중에서 

이 시를 통한 그의 필사적 정신과 사상을 느끼며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본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1달에 한 번 열리는 '트위터 문학 연수' 도 참여해보고 싶다. 
생생한 자기만의 감성사전을 만들어가며 독특한 상상력, 마술사같은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이외수 작가처럼 오감이 살아 숨쉬는 글쓰기 작업을 해나가야겠다고 마음속 깊이 다짐하며 단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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