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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가꾼 ‘팔부자거리’ 관심 가져 주세요
2013-10-08 11:21:43최종 업데이트 : 2013-10-08 11:21:4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수원시가 2010년부터 시(市) 정책 가운데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 바로 수원시 40개동 모두 살고 싶은,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어 나가겠다는 플랜 '마을르네상스 사업'이다. 

최근에는 전국 지자체에서 수원형 마을만들기를 표본으로 삼고 추진하는 '주민 주도형 마을만들기'가 한창이다. 마을공동체협력센터를 개소하고, 마을의 리더를 육성하고, 마을기업과 사회적 기업을 조성하는 등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아이템들을 속속 개발해 그 마을만의 독창성을 찾아가고 있다. 

이에 수원시는 3년차를 맞이하면서 타 지역과는 차별화된 정책 '마을 계획단'을 만들어 한층 진화된 전략을 추구하고 나섰다. 
지난 5월 발대식을 가진 후 주민자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마을계획단'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미래상을 정하고 계획을 세우면 관(官)이 이를 돕는 이른바 민· 관 협력이다. 주민이 스스로 도시를 만들어 가는 도시르네상스 사업으로서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다.

마을만들기로 부활한 팔부자 거리

힘들게 가꾼 '팔부자거리' 관심 가져 주세요_1
힘들게 가꾼 '팔부자거리' 관심 가져 주세요_1

210여 년 전 수원화성을 축성하면서 정조임금은 삼남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인 이곳 성안에 '시전(市廛)'을 설립했다. 그것도 균역청의 돈 6만 5천 냥을 대부받아서 말이다. 
당시 수원부사였던 조심태의 신읍치부양책 건의에 따른 결과물로 성내(城內)엔 남과 북의 장시가 각각 개설되었다. 각종 비단을 파는 '입색전', 생선· 과일을 파는 '어물전', 저포와 목화를 파는 '목포전', 미곡(쌀)전, 염급(소금)상전 등 상품 유통 중심지가 되기 위한 방편으로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부호들을 끌어들여 진흥을 꾀했다.

현재 그 역사가 남아있는 곳이 종로(북수동 성당 뒤편) 팔부자 거리다. 당시 해남 윤선도의 후손들도 이주할 정도였으니 이곳은 분명 부자들이 넘쳐났을 것이다.
그러나 유래에 걸맞은 이곳의 영화로움도 딱 70년대 후반까지만이었다. 현재 문구거리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원도심의 공동화에 따른 피폐함은 피해갈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마을만들기 붐과 함께 이곳의 풍경도 조금씩 꿈틀거리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건물외벽, 골목길, 그리고 소소한 간판의 풍경까지. 이곳을 상징하는 로고들로 채워졌다. 
자구책에 나선 상인들과 전문가들이 손잡고 노력한 결과 한낮에도 음습했던 거리는 수원천의 변화처럼 밝게 빛나는 거리로 변모했다.

그러나, 이후 보존이 아쉽다!

요즘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지속가능'이란 단어다. 정치, 경제, 문화 할 것 없이 지속가능한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화두다. 마을만들기 방점 역시 '지속가능'에 두고 있다. 
그런데 우리사회 주변을 둘러보면 단발성으로 끝나버리는 것이 많아, 그 이후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일이 많다. 팔부자 거리도 이에 해당한다.

허접한 그릇도 매일 사랑으로 보듬으면 빛이 난다. 그런데 멋지게 조성한 팔부자 골목길을 걷다보면 속상한 마음이 절로 인다.

힘들게 가꾼 '팔부자거리' 관심 가져 주세요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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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가꾼 '팔부자거리' 관심 가져 주세요_3
힘들게 가꾼 '팔부자거리' 관심 가져 주세요_3

'수원화성'을 상징하는 멋진 '반차도'가 설치된 담벼락엔 쓰레기와 잡풀이 무성한 가운데 철로 만든 담장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기세다.
또, 수원화성을 축성하는 그림과 유기전 그림까지는 좋았는데, 그 앞 담벼락에 쓰인 화성건설의 이념을 적은 글귀 곳곳에 오자가 있다. 한글도 틀리고 영어도 틀리게 표기됐다. 성당에서 골목으로 들어오는 입구 벽면에 설치된 굴비 꾸러미는 몇 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사업을 끝내고 이후의 대책까지 세웠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던 결과물이 지금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힘들게 가꾼 '팔부자거리' 관심 가져 주세요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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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곳만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모든 사업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금'인 만큼 이후 미관조성유지에 따른 돈이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혹은 주체자가 바뀌며 사업이 유명무실해졌거나. 그렇지만 지난날의 영광을 되살리려 야심차게 추진된 마을만들기 사업인 만큼 다시 마을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좀 더 세심히 가꿔나가야 한다. 힘들게 시작했는데, 그냥 내버려두기에는 본인들도 그렇고 관람객도 마음 아프다. 

이곳만의 색깔로 꾸준히 가꾸다보면 행궁동 벽화골목과 연계한 착한 관광지로 분명 탄생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수원시의 협조도 필요하다.성 안의 활기를 모두 끌어들여 정조대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날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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