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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승리, 정대세의 웃음, 나의 눈물
산토스 첫골, 정대세의 쐐기골..수원팀 귀중한 승리
2013-10-09 20:56:37최종 업데이트 : 2013-10-09 20:56:3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567돌 한글날을 휴일은 다시 찾은 휴일이다. 나라의 말씀이 생겨 두루 민족이 이로웠다. 아직도 분단의 상처를 씻어내지 못한 우리 민족이지만, 세계 그 어느 민족보다 독창적인 우리 나름의 문화적 전통과 동질성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말글이다. 

567돌 한글날은 내가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한글날이다. 수원과 서울의 축구경기에서 정대세의 웃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이주노동자도 함께 했다.

수원블루윙즈와 FC서울의 빅매치가 열리기 전날 e수원뉴스 김우영 주간님의 전화를 받았다. 축구관람이 가능한지? 시민기자는 언제나처럼 호의를 거절하지 않고 즐겁게 "가능합니다. 가능하다면 네팔인 친구 두 사람과 아내가 함께 볼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청을 하고 김우영 주간께서는 그러도록 하자고 했다. 

한글날 아침 아내와 네팔인 이주노동자이며 기자인 민 쁘라까스 우쁘레티 씨와 어닐 네팔(26세 이주노동자)이 함께 수원시청을 방문하게 되었다. 
민 쁘라까스 우쁘레티 씨는 네팔에서 약국을 경영했던 약사이며 현재는 한국에 있는 네팔인터넷신문 기자다. 전부터 내가 수원시 e수원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고 네팔이야기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 그가 수원시청에 가보길 원해서 함께 길을 한 것이다. 김우영 주간님과 사무실에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시청 잔디밭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수원의 승리, 정대세의 웃음, 나의 눈물_1
민 쁘라까스 우쁘레티와 김우영 주간이 인사를 나누었다. 민쁘라까스 우쁘레티는 e수원뉴스와의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 후일 시민기자들과의 만남을 기대한다.

수원의 승리, 정대세의 웃음, 나의 눈물_2
아내와 시민기자 그리고 민 쁘라까스 우쁘레티와 어닐 네팔이 함께 수원팀 관중석에서 응원을 함께 했다.

아침 식사 전에 찾은 수원시청이다. 기념촬영도 하고 인사도 나눴다. 특별한 김밥을 사주신 김우영 주간님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곧 수원시청소년문화센터 공원에 와서 4줄의 김밥으로 소풍을 즐겼다. 나머지 4줄은 축구장에서 먹기로 하고 남겨두었다. 오뎅국과 김밥 4줄은 아침 식사를 대신하기에 충분했고 민 쁘라까스와 어닐 네팔, 아내와 시민기자는 곧 자판기 커피에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 후 수원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했다. 

짧은 거리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경기장을 찾고자 택시를 탔다. 그런데 곧 정체가 시작되었다. 월드컵경기장 입구의 원형육교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이방인은 우선 원형육교에 화려하게 장식된 꽃들과 월드컵경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서둘러 경기장에 진입했다. 당초에는 여유롭게 경기장 주변을 둘러보며 안내도 해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인데도 벌써 인파가 밀려들었다.

B3 출입구로 진입해서 바나나를 2개씩 제공받고 맥주를 사고 물을 구입했다. 운동장 중앙의 자유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수원과 서울의 응원단은 벌써부터 응원전이 치열했다. 휴일을 맞은 많은 가족들이 경기장을 찾아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언제나 쾌활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가족단위의 관중들은 다양한 먹을거리를 챙겨 와서 또 다른 가족애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서울팀이 조금 우세한 분위기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전반전이 득점없이 흘러가고 후반전 재간둥이 브라질 선수인 산토스가 문전에서 혼전을 벌이다 가볍게 골문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터진 골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 정대세 선수가 교체 선수로 투입되었다. 내심 기다리던 선수다. 수원 삼성보다 수원의 정대세를 더 기다린 것이 시민기자다. 시민기자는 정대세를 우리 민족의 통일교과서로 읽고 있다.

수원의 승리, 정대세의 웃음, 나의 눈물_3
사진 왼쪽 끝에 정대세 선수가 슛을 날렸다. 골키퍼를 빗겨 골문으로 들어가는 공을 서울팀 선수들이 안타깝게 바라본다. 수원팀 관중석 앞이다.

수원의 승리, 정대세의 웃음, 나의 눈물_4
맺힌 설움이 풀어지는 소리가 들리는가? 그의 눈물이 보이는가? 우리가 서로 얼싸안아야할 통일교과서 정대세의 큰 절을 넓은 품을 내밀어 아량으로 받자. 순간 내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를 아니까.

한 달 전이었던가? 수원과 일화의 경기에서도 나는 정대세를 기대하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수원팀에 있고 당시에는 숱한 보수진영의 철부지 친구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을 하라는 등... 아름다운 이상을 간직한 축구 선수이고 민족의 아픔이 그의 몸과 마음에 가득한 아픈 선수다. 그러나 그는 당당하다. 나는 그처럼 우리 민족이 당당해지길 기대하는 사람이다. 

교체출전한 정대세는 표범처럼 느릿느릿 몸을 푸는 것처럼 어슬렁어슬렁...그러나 잽싸고 탄력있게 움직였다. 그로부터 7분여가 지났을까? 후반 37분 볼을 잡은 정대세 선수는 FC서울 골문 안에서 상대수비수를 등지고 공을 다루더니 회전문처럼 돌아서 한 번 주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공격진영 왼쪽에서 골키퍼 반대편의 빈 공간을 향해 날렵하게 골을 차넣었다. 쐐기골이다. 

그는 잽싸게 골을 성공시킨 후 수원팀의 응원석을 향해 가더니 넙죽 엎드려 큰절을 올렸다. 그 순간 그가 그동안 흘렸을 눈물이 내게로 흘렀다. 아내도 있었고, 낯선 네팔의 이주노동자도 함께 있었지만 나는 울컥 눈물을 쏟았다. 

567돌 한민족이 함께 쓰는 말글, 같은 말글을 쓰는 정대세의 화려한 부활, 그간의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내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 수원팀의 활력이 되고 다시 민족의 통일교과서로서 우리 서로를 밝히는 빛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축구, 수원, 그리고 정대세, 이방인인 이주노동자와 함께 어우러진 한글날 하루가 넉넉한 사색을 안고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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