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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수원 ‘아줌마축제’가 벌써 10회째
그래서 아줌마가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출동!
2013-09-28 21:57:53최종 업데이트 : 2013-09-28 21:57:53 작성자 : 시민기자   홍승화
내가 주로 달리는 도로는 우만동 월드컵로다. 
신호대기로 잠시 멈출 때면 으레 대형 현수막에 눈길이 간다. 수원의 다양한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열성 시민이니 그런 습관이 생길만도 하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익히 알고 있고, 또 재미있는 행사 없을까?"둘러보던 중'아줌마축제'가 눈에 띈다. 

작년 아줌마축제 장터 구경을 갔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됐나보다. 해가 서장대 위쪽으로 기울어갈 때쯤 카메라를 챙겨 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한다. 양털 모양의 작은 구름떼가 예뻐 올려다보니 장난감 같은 비행기도 보인다. 

 2013 수원 '아줌마축제'가 벌써 10회째 _1
2013 수원 '아줌마축제'가 벌써 10회째 _1
 
행사장에 입구,'컵 체험' '쿠키클레이' '떡 체험' '아이스 체험'등의 체험부스가 나를 맞이한다. 아이들이 좋아할 소품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는데, 평일이라 한산하다. 그래도 몇 부스에는 어린 예술가들이 열심히 꼼지락거리며 무엇인가 만들고 있다.
 '아이스 체험'부스에서 만든 솜사탕을 손에 든, 여중생은 뭐가 좋은지 연실 까르르 웃어댄다. 아줌마가 돼보니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중앙광장은 개막식 준비로 분주한데, 내 눈길은 대형 천막으로 옮겨진다. 아줌마 모이는 곳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으니 '대한민국 농산물 큰잔치'도 함께 열린다. 
작년보다 장터 규모가 더 커진 것 같다. 100여개의 매장 상인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나는 평소 못골시장에 놀러 다니는 취향이라'물 만난 고기'마냥 신이 난다.

 
 2013 수원 '아줌마축제'가 벌써 10회째 _2
2013 수원 '아줌마축제'가 벌써 10회째 _2
 
장터에 빠지지 않는 인절미는 사장님 알통의 힘으로 쫄깃쫄깃 재탄생하고 있다. 산삼보다 좋다는 대형 말 벌집도 있어 한참 들여다본다. 벌집 안에 꿈틀대는 애벌레의 모습은 탄생의 신비 그 자체다. 
침대 패드도 만져 보고, 도자기 절구도 찧어 본다. 편백나무 베개를 하나 구입할까 고민도 한다. 곡류, 채소류, 과일류, 견과류, 젓갈류, 해조류, 약초, 건강식품, 화분, 잡화들....... 

농,특산물 재래시장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옮겨놓은 것 같다. 한 청년은 감자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다는 성능까지 덧붙이며 고무장갑을 팔고 있다. 이 젊은 총각 앞을 세 번째 지나가는데, 갈증이 난다. 레몬에이드, 생 오렌지 쥬스, 식혜, 야자열매 등 다양한 음료가 있다. 
뭘 마실까? 입에 밴 아이스커피 한잔을 주문하니 여사장님이 "맛있게 타드려요?"라고 묻는다. 장난기가 발동해 "맛없게 타주세요." 했더니 박장대소한다. 
사고 싶은 것이 지천이지만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자.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으니 여주 표고버섯 분말가루를 사서 맛을 내 볼까. 정선의 말린 곤드레 나물은 집에서도 예전부터 먹고 싶었고, 쉽게 해 먹을 수 있으니 '콜'. 인제 용대리 황태포는 사장님이 하나만 팔아달라고 붙잡기에 뿌리치지 못하고 산다. 사면 다 먹게 되잖아. 

 2013 수원 '아줌마축제'가 벌써 10회째 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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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수원 '아줌마축제'가 벌써 10회째 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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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어둑해진 하늘에 울긋불긋 크고 작은 꽃이 핀다.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 것이다. 장 구경에 정신이 팔려 개막식이 시작된 것도 모른 것이다. 
중앙광장으로가 빈자리를 잡고 앉으니 사회자가 걸 그룹 '헬로 비너스'를 소개한다. 6명 미녀들의 앳된 목소리와 몸짓은 아줌마가 봐도 사랑스럽다. 걸 그룹의 노래에 맞춰 걸쭉한 함성을 지르는 삼촌부대의 활약이 돋보인다. 

다음으로 트로트 가수'한혜진'이 무대에 오른다. 두 명의 남성 백댄서의 춤과 함께 '너는 내 남자'등을 베테랑답게 열창한다. 노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성악가'한선녀'의 무대는 예술적 정취가 물씬 풍긴다고 감히 평해본다.
마지막 게스트는 '컬투'. 인기 개그맨답지 않게 진지한 노래로 출발을 한다. 아니나 다를까 노래가 끝나자 개그 본능이 발동한다. 
마이크를 이용해 땡벌, 똥파리, 뱃고동 소리를 흉내 낸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부르며 뱃고동소리를 효과음으로 넣는데 환상적인 듀엣답다. 

개그는 개그일 뿐인데 '혈액형에 관한 개그'는 수긍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주변사람들에게 써먹어야지. 'A형 소시지, B형 오이지, O형은 단무지, AB형은 지지지'

행운권 추첨도 하는데 행운이 눈이 멀지 않고서야 나한테...... 공연을 보고 나니 출출하다. 주전부리로 저녁을 떼우자. 닭꼬치, 회오리감자, 메밀전병, 세발낙지 호롱이를 사서 먹는다. 
모두 맛있지만, 특히 메밀전병은 어렸을 때 먹던 그 맛 그대로다. 매워서 못 먹을 줄 알았던 초등학생 아들까지 연실 맛있다며 제 몫을 다 먹어치운다. 

'아줌마 축제'는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다 갖춰져 있었다. 오늘은 놀거리를 하지 못해 아쉽다. 축제 마지막 날인 내일은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둘러봐야겠다. 
명사초청 콘서트는 누가 올까? 가수 현철도 온다고 하니 폐막식도 기대해본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놀 곳을 찾고 계신 분들. 화성행궁에서 '수원화성문화제'를 즐기고, 하루는 월드컵경기장에서 '아줌마 축제'를 즐기면 어떨까? 그 선택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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