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길위의 학교'를 아시나요?
수원을 공부하고 만나다
2013-09-29 10:46:02최종 업데이트 : 2013-09-29 10:46:02 작성자 : 시민기자   이경
1999년 6월 건설회사에 다니는 남편을 따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수원으로 이사를 왔다. 예전부터 나에게 수원은 기차를 타고 지나치는, 버스를 타고 거쳐가는 그저 남의 동네였다.
서울번화가도 아니고 시골이라고하기엔 문화공간이 많은 도시, 어중간한 도시라는 첫인상으로 기억된다.

'길위의 학교'를  아시나요?_2
수원의 역사

이사올 당시 6살 5살 두딸아이가 이제 초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다니는 세월이 되면서 이젠 떠날수없는 멋진 고향이되었다. 10분만 달리면 논을 볼수있고, 어디를 가든 호수가 있고, 복잡한 대학로에 가지않아도 문화생활을 즐길수있는 시설이 마련된곳. 역사유적지도 많아서 아이들 학령기엔 저렴하게 알차게 교육이 가능한곳이 수원이다.
물론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어서 늘 자랑스러운건 말하지않아도 다 안다.

얼마전 평생교육관에서 '길위의 학교'라는 낯선 프로그램을 소개받았다. 뭐지? 길위에서 뭘 배운다고?
내가 살고있는 수원의 역사와 문화유적지등 전문가와 함께 걸어서 떠나는 여행프로그램이란다. 아이들 손잡고 수원박물관, 화성박물관을 휘휘 돌아본 경험, 화성성곽을 따라 하루종일 걷던 일, 행궁안을 기웃거리며 이거저거 신기하게 바라보던 우리가족의 모습이 생각났다.
주말이면 광교산에 올라 수원시 전체를 바라보며 예전모습과 어떻게 달라졌나 이야기하던 기억이난다. 그걸로 충분하지않나?

'길위의 학교'를  아시나요?_1
김준혁 교수님

28일 오전 10시 평생학습관 203호 강의실엔 20여명 사람들이 조용히 모여있다. 길위의 학교 첫번째 시간, 김준혁교수의 특강시간이었다. 처음뵙는 낯선 교수님이다. 
그저 털털하고 술잘마시는 옆집아저씨의 첫인상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말문을 여시자 수원역사는 물론 해박한 지식으로 강의를 하신다. 유머도 곁들이셔서 지루하지않다.

모수,매홀, 수성군,수주,,,수원의 옛이름이 쏟아져나온다. '아~ 그래서 내가 살고있는 동네에 수성고등학교가 있었구나.'
'남편이 아파트를 짓고있던 그 동네, 처음밟아본 그 논들,지금은 아파트대단지가된 그땅이  대유평이었어...'강의내내 우리동네 옆동네 이야기에 신나게  푹 빠져들었다. 이 강의를 듣지않았으면 모르고 계속 살았을것같다.  집에가서 더 찾아봐야겠다. 
'왜 팔달구일까? 팔달이란 단어는  어떤 의미일까?'  

쉬는 시간없이 계속되는 강의는 교수님의 열강으로 이어졌다. 공자의 사상도 나오고, 시경 서경 역경,,머리가 아파온다. 정조의 실학사상이나 실용중시,,역사교과서를  충실히 공부한 사람만 흥미로운 내용이다.
하지만 다 알아듣지 못해 죄송할만큼 많이 준비하시고 열정적인 모습이다. 오길 잘했다.

준비한 스크린의 수원 옛지도를 보고 깜짝놀랬다. 바다물길이 수원에까지 올라왔다는 건 지도를 보고도  믿기어려웠다.  지금은 이름도 찾기힘든 당성진이 무역기지였다는 사실도 처음알았다. 고지도에서 '어도'를 찾아봐야겠다. 

'길위의 학교'를  아시나요?_3
무예도보통지 서문

화성의 역사나 유래는 늘 접할수있는 이야기여서 다 알고 있다고 착각했었다. 강의를 듣다보니 정조가 어떻게 준비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지금까지 우리곁에 존재하도록 역사했는지 가볍게 지나칠 무게가 아니었다.  

교수님은 수원이  문화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통합의 도시라고 강조하신다. 비록 골짜기문화가 당파성으로 나타났다고 일본이 비아냥거린다하지만.
정조는 노론, 소론, 남인등이 함께 어울려 살길바랬고, 자급자족의 모델이 되어 조선전체의 개혁을 이루어낼 희망의 도시가되길 바랬음을 강조하셨다. 
1800년 정조가 그렇게 황망히 가지않고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일구어냈다면 우린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있을까?  자신과 다른길을 걷던 사람들까지도 포용하고 함께가고자했던 정조의 사상이 좀 더 오래 지속되었다면 조선의 역사는 다른 모습으로 기록되었겠지. 역사는 알면 알수록 아쉽고 안타깝다.

교수님은 정조대왕 능행차 생방송 참여로 바삐 움직이셨다. 몇년째 해설을 해오셨다는 자랑과 함께.

'길위의 학교'를  아시나요?_4
길위의 학교 강좌안내

오늘은 길위의 학교 첫강의였고 다음시간부터는 장소가 바뀐다. 매주 토요일마다 주제에 따라 답사코스가 주어졌다.  매번 다니는 길이지만 이제 배우고 다닐수있는 소중한 기회가주어졌다. 열심히 배워서 타지에 사는 친구들에게 자랑스러운 수원을  능숙하게 소개해야겠다.

다음시간엔  광교산 둘레길걷기란다. 산악회에서 앞선사람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그 광교산을 배우러간다.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있을까? 병자호란때 혁혁한 공을 세운 장군을 기리는 바위는 또 어떤 사연이 있을까?
다음주가 기다려진다.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혼자듣기엔 아까운 강좌다. 

김준혁 평생학습관 공정여행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