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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시인들,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
‘2013 세계작가 페스티벌’ 4일까지 수원· 천안서 열려
2013-10-02 10:56:05최종 업데이트 : 2018-03-09 10:32: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모든 지식은 관찰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했던가.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라 모든 사물에 깃들여 있는 아름다움 내지는 의미들을 이끌어 내는 힘이기도 하다. 즉, 수동적인 '보기'가 아닌 적극적인 '관찰'일 테다. 
이들만큼 치열하게 관찰하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대상이 자연이든 물질이든, 생각의 탄생이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문학하는 사람들이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분 좋은 가을이다. 이즈음 기나긴 여름더위로 고생했던 한 달 전의 기억은 이미 먼 옛일처럼 머릿속을 떠나 버렸다. 이미 마음은 가을 산책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굳이, 천고마비의 계절 운운하지 않더라도 청량한 날씨는 또한 책읽기에 적당한 계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읽기를 통해 사색하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만나보자. 작가 특유의 스타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13 세계작가 페스티벌'이다.

 
세계의 시인들,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_1
세계의 시인들,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_1

시인들, 시대를 고민해야

'세계의 시인들,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란 슬로건으로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무조건적인 소비에 대한, 그리고 지난날 전쟁이 낳은 다양한 양상들에 대한 반성을 일깨우는 '2013 세계작가 페스티벌' 전야제가 1일 저녁 7시 중부대로(동수원사거리)에 위치한 라마다 프라자 수원호텔에서 개최됐다.
 
세계의 시인들,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_2
세계의 시인들,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_2

오는 4일까지 수원과 천안을 오가며 열리는 이번 축제는 내로라하는 국내외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와 음악이 있는 밤, 교류의 밤을 통해 친목을 다지며 이 시대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성찰의 시간이다. 문학을 좋아하는, 혹은 문학을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는 자리다.

전야제 기조연설에 나선 류짜이푸 홍콩 과기대 교수는 "이번 토론의 주제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는 매우 의미심장한 말로서 시대의 주된 흐름과 시대의 큰 사고의 틀 전환을 가리킨다."면서 "20세기의 산물인 소비, 전쟁 등 당대의 키워드를 벗어나는 반성이 필요하다. 상업적 열광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존엄을 상실한 만큼 작가들 모두 현실에 맞서서 기존의 틀에서 뛰쳐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가을엔 시 한편을

축사에 나선 문학평론가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현시대는 진실이 힘을 잃는 시대다. 이에 새로운 시대를 꿈꾸는 작가· 문인들이 언어의 힘을 모아야 한다. 잘못된 세계화에 휩쓸리지 않고, 장벽에 막혀있는 언어를 끄집어내어 소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축제에 참여하여 풍요롭고 아름다운 계절을 즐기자고 했다.

도종환 시인은 가을예찬에 이어 '온몸으로 시를 쓰는' 한국의 시인들이 세계의 바다로 나아가는 등불이요 나침반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이번 축제를 공동 주최한 수원시 염태영 시장은 "문예부흥의 전성기에 개혁적인 정조대왕의 효와 위민정신이 담겨있는 수원화성에서 국내 문학인들과 세계적인 작가들이 함께 인문학을 밝히는 축제를 열게 되어 반갑고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축제 추진위원회 대회장 장호성 단국대학교 총장은 "시대의 전환에는 문학적 상상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대회를 여는 까닭도 문학적 상상력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상상력의 과감한 쇄신 없이 '새로운 세계', '새로운 문명사회'의 건설은 불가능하다."면서 먼 길 마다않고 참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세계의 시인들,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_3
세계의 시인들, 시대의 전환을 꿈꾸다_3

사색의 길, 여기서

전야제, 시적 다양성은 4명의 시인으로부터 출발했다. 신달자 시인의 '등잔', 신경림 시인의 '파장', 제인 허쉬필드의 '우리를 묶는 것 부르는', 배리 힐의 '평화의 탑'이 시막(詩幕)을 알렸다. 
여기선 지극히 마음에 와 닿는 공감의 시 신경림 선생의 '파장(罷場)' 한 편만 소개한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켜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얘기 조합빚 얘기/ 약장수 기타소리에 발장단을 치다 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더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 색시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에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찢다/ 어느새 긴 여름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 켤레 또는 조기 한 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른 세상이다. 빠름만큼이나 사회적 폭력성도 더해진다. 소슬바람과 함께 시작된 이번 축제에서 사유와 함께 시심을 찾으며 따뜻한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아름다운 질투의 힘'으로 이 가을 나를 위한 시 한편을 써보자. 관찰자로서 아주 깊은 내면의 눈으로 써보는 거다.

이 행사의 남은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10월 2일(수) 단국대 천안캠퍼스 국제회의장- 개교 35주년 기념 시 낭송회
10월 3일(목) 수원제1야외음악당- 시와 음악이 있는 밤
10월 4일(금) 수원화성행궁 낙남헌-경계를 넘어서: 교류의 밤
수원시문화관광과(031-228-2472) 
단국대 부설 국제문예창작센터(041-550-1151, 031-8005-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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