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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익 단장 “이웃이 하나로..가장 큰 성과”
수원시 생태교통 추진 일등공신 김병익 단장
2013-09-25 00:21:36최종 업데이트 : 2013-09-25 00:21: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아침저녁으로 소슬바람이 불었지만 한낮의 더위에 잠시 가을이란 계절을 잊었었다. 그런데 이틀 전부터 바람이 서늘해지더니 24일 아침, 드디어 계절의 순환을 알리는 비가 내렸다. 오후, 가을을 일깨우는 비를 타고 생태교통마을 행궁동으로 나섰다. 
1일부터 시작한 '생태교통수원 2013' 페스티벌 폐막식 6일을 앞두고 그간의 성과와 함께 주민들의 생생한 표정이 궁금했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이 어렵다'라는 속담처럼 이번 생태교통 수원 2013 축제도 애초 시작부터 평탄치 않았다. 그렇기에 시(市)는 시대로, 주민들은 주민대로 무모한 도전이라면서 성공여부는 장담하지 못한다고 대다수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23일이 지났다. 과연 그곳은 어떠한 변화를 맞이했을까. 

김병익 단장
수원시 생태교통추진단 김병익 단장이 새로 조성한 쌈지공원에서 모처럼 활짝 웃음을 보였다

수원시 생태교통추진단의 수장 김병익 단장을 만났다. 생태교통의 포토존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화서문로 쌈지공원 앞 아늑한 커피숍에서. 초기 근심걱정으로 어두웠던 얼굴은 오간데 없고 해맑은 미소를 띠며 들어서는 그를 기쁘게 맞이했다.

- 시장님 칭찬을 받으셨나요? 얼굴색이 환해졌습니다.
시장님은 우리들 눈치 보느라 직접적으로 물어보지도 않고 측근들을 통해 전해 들어요. 
그동안 힘들었을 우리 팀의 고충을 배려한 것이죠. 제가 이렇게 웃는 것은 행복해하는 주민들의 미소 덕분입니다.

- 미소라뇨. 애초에 결사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힘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난해 10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성황리에 끝내고 11월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지요. 처음엔 '뭐 그리 힘들겠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자리에 와보니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주민들 설득하느라 맥이 쭉 빠졌는데, 막상 사업이 시작되니 반대하는 주민들 요구가 더 거세지는 겁니다. 4월부터 장사 못하는 영업 손실 보상하라, 월세 내달라,며 사무실로 찾아오고 난리가 난 겁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사무실 들어와서 책상을 엎고 저를 폭행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 해결됐지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요구를 들어준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분들 어떤가요?
저를 비롯해 직원들 전원이 '주민지원팀'이 되어 한 분 한 분 만나서 끊임없이 설득했어요. 
예를 들면, 기사식당 사장님이 '우린 차를 막으면 기사들이 들어오지 못해 망한다!'고 하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들이 매일같이 여기서 밥을 먹을 겁니다. 한번 믿어보세요'면서 실제로 회식을 거기서 했어요. 

주민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생수축제 후 그 집 장사가 됐어요. 이제는 길에서 우리들을 만나면 '미안하고, 고맙다'고 수없이 인사말을 건넵니다.  
다수의 주민들은 청소는 물론 그곳을 찾은 탐방객들에게 안내까지해 줍니다. 주변 활기를 보세요. 예전 낙후된 행궁동이 아닙니다. 점차 더 나은 마을로 계속 변화될 겁니다.

-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언론도 놀랐다고 하는데, 현재 이곳을 찾은 관광객 추정 인원은?
환경정책 평가위원회 용역조사엔 어제까지 65만 정도 다녀갈 것이란 통계가 나왔는데, 실제론 약 77만이란 집계가 나왔어요. 일부에선 '거기 뭐 볼 것이 있느냐'고 물어요. 그러면 전 '차 없는 거리 그 자체가 볼거리'라고 말하죠. 

이젠 입소문을 탔는지 각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옵니다. 지난번 몇차례의 텔레비전 생방송에 이어 또 다른 방송국에서도 전화가 왔고요. 하하...

김병익 단장
생태교통추진단 앞 화서문로에서 주말마다 펼쳐진 '행쇼 마켓' 매번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 사업실행 전 솔직히 가장 큰 근심은 무엇이었나요
개막 1일전까지도 마음이 안 놓였지요. 
과연 자동차가 빠질 것인가? 아니면 어떡하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클레이와 유엔 해비타트 측에서도 이번 축제를 지켜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랍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대부분 이번 축제를 성공한 케이스라고 하는데, 폐막식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의향은 없는지요.
성공한 축제라고해서 우리마음대로 결정한다면 곤란하지요. 
우리는 화서문로와 신풍로만이라도 차 없는 거리로 이어졌으면 좋겠고, 현재 생수축제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생태교통 이동수단을 주말에 계속 운행했으면 합니다. 

그러나 장사하는 분들이야 좋다고 하시겠지만 정주민들의 의견도 중요하니 주민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택배서비스 등 콜센터 운영은 잘되고 있나요 
그럼요. 현재 24시간 운영하고 있어요. 
추석 즈음엔 택배가 수시로 오니 전기오토바이가 짐을 날라다 주었지요.

- 지금까지 가장 보람 있는 일 한 가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전 원래 다툼을 싫어하는데, 이곳에 오고부터 참 많은 싸움을 경험하면서 일상이 되어버렸죠. 
상인회가 하나였던 것이 네 개로 분열되고, 아예 상인회가 없었던 정조로에 새로 만들어 질 정도였으니 그동안 사연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런데 이제는 정(情)이 들어 친해졌어요.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일을 도모하고 갈등을 봉합하며 정을 쌓은 겁니다. 
진정 싸우면서 이웃이 된 셈이죠. 이젠 하나가 되었으니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 단장님은 직원들 시키면 될 터인데, 매일 왜 그리 바쁘세요?
주민들은 불만이 생기면 '야, 시장 나오라'며 소리를 질러요. 저는 아예 그분들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러니 연신 주민들과 만나야 하는 겁니다. 

간간이 모르는 사람이 지나쳐도 그냥 가지 못해요. 건방지다는 말이 나올까 두려워서요. 
지금이야 주민들이 '아이고 수고가 많아요!'라며 힘을 불어넣어줍니다. 처음 8명으로 시작해 8월 보강되어 19명으로 늘어난 직원들이 고생한 결과물이기도하지만 무엇보다, 수원시 공직자들 모두가 도와준 덕분입니다. 한없이 미안하고 고마운 일이죠.

- 생태교통축제란? 한마디로
결국 '주민행복'에 방점을 찍습니다. 동네가 발전하니 자연스레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것이죠.

- 종반 수원화성문화제와 겹치는데, 특별한 행사는 무엇인지요
생수축제 클라이막스로 수원화성문화제 퍼레이드 날 맨 앞에 섭니다. 이색교통수단들이 총출동해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주민들과 플래시 몹도 준비했어요. 멋지게 화성문화제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김병익 단장은 추진단이 있는 행궁동으로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물론 이전에도 수원시청까지 제법 먼거리를 늘 걸어서 다녔다. 딱이다! 생태교통 추진단장.

말미에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2002년 월드컵 축제와 지난해 경기정원박람회 등 행사를 치러왔지만 이번 생태교통축제처럼 의미가 있는 큰 사업을 맡은 것은 공직생활 중 영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의 활력을 위해 '음식문화체험장 조성' 등 연차적으로 마을만들기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다음 회의 장소로 급히 발길을 돌렸다. 
뒷모습을 바라보다 왜 주민들이 그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는지 알 것 같았다. 광고 카피 아류같지만, '진심이 짖으니 통(通)한 것'이다. 

김병익 단장
행궁동 일대엔 이처럼 사랑스런 공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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