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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은 진짜 문학소녀
경기도 평생교육학습관. '시와 인생' 개강하는 날
2013-09-06 21:44:10최종 업데이트 : 2013-09-06 21:44:10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가을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독서와 문학이다. 가을에는 시, 소설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왠지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독서의 계절이라고 어릴 때부터 수 없이 듣고 그것이 진리인 것처럼 각인 되었다. 기분 좋고 행복한 각인이다. 

가을을 재촉하는 가랑비가 소리 없이 내리던 9월 6일 금요일 오후 경기도 평생교육학습관 4층 강의실에서는 문학 강좌인 '시와 인생' 개강하는 날이었다.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되는 강좌였지만 오후 1시가 넘어가자 일찍부터 자리를 잡고 강의를 기다리는 열혈 수강생들이 많았다. 

'시와 인생' 문학 강의는 시인 진순분 선생님이 세 달 동안 이끔이를 한다. 즐거운 시 쓰기를 위해 생활 속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기초적인 글쓰기부터 시 창작 이론과 실제를 병행하며 아름다운 감수성을 살려 문학의 저변 확대와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기성시인으로 등단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폭 넓은 문학 강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음만은 진짜 문학소녀 _1
'시와 인생'을 강의하는 진순분 선생님

진순분 선생님은 수원시낭송가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겸 여성작가위원회 위원, 시집 '안개꽃 은유', '시간의 세포'를 발간하고 후진 양성과 왕성한 문단 활동을 하고 있다.

'시와 인생'의 첫 시간의 시작은 진순분 선생님의 정호승 시인의 시 '정동진'을 낭송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새해, 새아침, 새 희망을 맞는 정동진의 아침처럼 새로운 마음, 시인의 마음으로 수강생들은 각자의 이름을 이용하여 삼행시를 지었다. 

강의 첫 시간의 떨리는 마음과 어색함을 잊고 삼행시를 통하여 자기를 소개하는 시간, 어떤 수강생은 본인의 이름을 입에 붙을 때까지 불러달라는 부탁을 하였고 또 어떤 수강생은 앞으로 함께 할 시간에 대한 감사의 삼행시를 썼다.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는 연세 높으신 어르신은 미사여구 없이 본인의 이름만 또박또박 말씀하신다. 수강생 대부분 삼행시를 짧은 시간에 지었고 눈인사를 마쳤다. 

진순분 선생님은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와 동기를 다산 정약용선생의 글과 정일근 시인의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에서 발췌한 글을 인용하여 가르쳐주었다.
정일근 시인은 슬픔, 사랑, 펜혹, 부끄러움 그리고 유행가도 시인을 만든다고 한다. 정일근 시인이 '시인을 만드는 9개의 비망록' 중 다섯 번째인 유행가도 시인을 만든다는 눈에 띄는 예시는 가수 배호의 '누가 울어'의 가사였다. 아버지가 없는 초등학교 4학년 어느 비오는 오후 어머니가 흥얼거리는 그 슬픈 노래가 시인을 울렸다고 한다. 어머니 몰래 연습장에 노래 가사를 적었고 세상의 슬픈 유행가가 시인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생각했단다. 유행가가 만들어주는 슬픔이 시인이 서정시를 쓰게 만들었고 유행가는 시인의 서정에 자양분이 되었다고 한다. 

남자 수강생의 목소리를 빌어 배호의 '누가 울어' 1절을 들었다. 자신 없어하던 모습과는 반대로 남자수강생의 노래는 눈을 감고 들었더라면 가수 배호가 다시 돌아왔다고 믿을 정도였다. 

딱딱한 이론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 문학의 재미를 위한 워밍업은 끝나고 두 번째 시간은 시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가 시작되었다. 예문을 돌아가면서 읽고 시를 낭독하면서 개강인 첫날 강의도 모두 끝났다. 

마음만은 진짜 문학소녀 _2
시와 문학이 좋아서 만난 수강생들의 정담이 정겹다

강의가 끝나고 경기도 평생교육학습관 1층에 있는 '행복뜰'이란 예쁜 이름을 가진 찻집에서 헤어짐이 아쉬워 다시 모였다. 여성 회원들이 많은 모임에서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돌아간다. 3개월 '시와 인생'을 공부하는 동안 봉사자로서 회원들의 손과 발이 되어줄 책임자를 뽑고 박수로 의견일치를 보였다. 

나이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수생생 중에 가장 연세가 높으신 할머니는 "시와 인생 수강생 모집하는 것을 보고 매우 반가웠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하다가 정 못따라가면 그때 그만둘 것이라도 꼭 배우고 싶어 등록했는데 참 잘한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 새로운 시적 소재를 찾고 관찰하며 사고하는 일은 우리 삶을 한층 더 지적이며 감성적으로 이끌어 주고 고단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힐링의 효과와 문학적 겸양을 밝혀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진순분 선생님의 말씀이 선선해지는 가을의 문턱에서 자연스럽게 다시 시를 읽는 행복한 시간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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