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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가장’의 마음
2013-08-29 13:30:15최종 업데이트 : 2013-08-29 13:30:15 작성자 : 시민기자   안병화

온라인 마케팅 분야의 일을 한 지 어느덧 5년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때로는 컨설팅으로, 때로는 온라인 광고로, 때로는 회사 내부의 온라인 마케팅 기획으로 나름대로 온라인 마케팅 분야에서 꽤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이 내 맘처럼 되지 않을 때 극도로 멘탈이 붕괴된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내가 그랬다. 잠자면서도 거래처와 전화를 하고 부하직원에게 업무지시를 하고, 상사에게 앞으로 진행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당장 힘들어도 그만둘 수 없는 내 현실이 너무 막막하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두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내가 그럼 안되지. 여기서 더 열심을 내야지.'하며 마음을 다잡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을 안타깝게 보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나의 '아내'이다.

"아, 그렇게 스트레스 받는 걸 뭐 하러 해요? 당장 그만두고 딴 일 찾아요!"
늘 이렇게 나에게 말해준다. 물론, 대부분의 아내들이 "여보, 그렇게 힘들어? 그래도 어떻해. 우리한테는 아이들이 있잖아.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 당신이 벌어야 우리가 살지~"라고 한다고 한다. 그래서 더 속이 터진다는 주변의 동료들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빈말이라도 내 아내처럼 "힘들면 당장 관둬!!"라고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하루 이틀이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냥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아내의 긍정 마인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근데 정말 내가 관두고 나면 어떻게 살겠다는 말인지...

물론, 내 아내가 그렇게 무능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어떻게든 자신의 길을 뚫고 가려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인 나로서는 내가 당장 관둬도 위험하지 않을 만큼의 탄탄한 그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내가 진짜 우리 수중에 500만원만 있어도 당장 관뒀다!"

 

힘들어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가장'의 마음_1
힘들어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가장'의 마음_1

정말 우리 수중에는 마구 써도 되는 500만원이 없다. 물론, 대부분의 아이 키우는 집이 그렇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적금 등 이것저것 방법을 모색하면 그깟 500만원이야 왜 못 만들겠는가.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 적어도 내가 관뒀을 때 무엇을 하면 얼마를 벌 수 있고 그 기간 동안 내가 조금 쉬어도 우리 집에 타격이 생기지 않는 선을 바라는 것이다.
 
그래, 잘 안다. 남자로서, 가장으로서 이런 생각이 얼마나 치졸하고 이기적인지.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그래서 내가 더 이기적으로 회사를 관둘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만일, 내가 그냥 아무 대책 없이 관둔다면, 그저 내 한 몸 편하자고 직장을 박차고 나온다면 그것이 정말 이기적인 일 아닌가. 나는 그런 가장이 되고 싶지 않다.
 
"당신이 한 달에 200만원만 꼬박꼬박 벌 수 있으면 벌써 관뒀게~?"
이런 말을 아내에게 꺼내면 불같이 화를 낸다. 왜 가장으로서 책임감 없이 자신에게 기대려 하냐는 것이다. 물론 나의 이런 발언이 아내를 얼마나 화나게 했을지 안다. 회사 일이 많이 힘들면 함께 의논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의미인데 그저 단도직입적으로 "그럼 당신이 벌어와 봐!"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나의 의도는 그게 아니다. 물론, 아내가 얼마 동안 고정적으로 생활비라도 벌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정확한 소득구조를 만들어서 방향을 틀고 싶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휴우~~이런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백날 하면 무엇 하겠는가. 결국 우리 집 가정경제는 나에게 달린 것을. 물론 안 그런 집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가장들이 나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힘들고 어렵지만 가정을 지키려고 애쓰는 가장들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점이다. 

그에 대한 해결책이 아닌 공감과 이해로 곁에서 몸과 맘이 편할 수 있게, 집이 오롯이 안식처가 되어서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한 후 전쟁터에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게다. 아마 모든 남자들이 나와 같은 심정일거라고 나는 감히 단언한다. 부디 알아달라, 가장들은 쉴 곳이 필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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