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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찾은 남산
사랑의 열쇠를 보고 진리를 배우다
2013-08-16 09:13:40최종 업데이트 : 2013-08-16 09:13: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수원에 터를 잡고 나서 아내와 함께 머문 지 1년이 되어간다. 그 사이 숱하게 서울을 오가며 한강과 남산을 바라봤다. 아내에게도 자주 설명했고 나중에 가자고 했다.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남산에 올랐다. 네팔에도 카트만두 중심지에 순다라라는 탑이 하나 있다. 그러나 카트만두의 탑은 분지에서 카트만두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탑이지만 남산은 다르다. 날 밝은 날 북녘 땅 개성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말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평소 남산을 찾을 때 나는 주로 장충단 공원 방향으로 올랐다. 아내와 오르는 남산은 특별히 명동에서 오르기 시작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며 서울 중심 명동과 한강 남북을 두루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북악산과 청와대는 물론 얼마 전까지 주한네팔대사관이 있었던 후암동과 서울역 인근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찾은 남산_1
남산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다. 팔각정 인근에 그림을 그리는 거리의 화가가 있었고 그 자리에 노무현 전대통령의 초상이 있었다. 아내에게 설명을 하고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아내가 배우는 한국역사다.

아내와 함께 찾은 남산_2
사랑의 열쇠가 매우 큰 하트모양의 조형물에 수도 없이 매달려 있었다. 사진을 찍어달라는 외국인의 청을 받아 사진을 찍어주었더니 우리 부부에게도 자세를 잡으라한다. 그러나 하트 모양은 반만 사진에 담겼다. 나머디는 살면서 채우라는 거다. 아마도....

아내와 케이블카에 오를 때만 해도 좀 여유 있는 관람을 기대했으나 승차인원이 많아 몸을 돌릴 수도 없었다. 남산 케이블카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효과적인 운영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내국인이야 비싼 요금을 내고 참는다하더라도 외국인에 입장에서는 나쁜 인상을 줄 일이란 생각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오르막길을 걸어 오르는 중 눈에 띠는 봉수대를 보고 관심을 나타냈다. 네팔에는 수많은 높고 골이 깊은 산들이 많지만 우리네처럼 봉수대와 같은 구조물은 없다. 오히려 너무나 많은 산과 골짝 때문에 방향성을 올바로 찾아낼 수도 없었으리라. 우리네 산하는 역사적 유물로 보아도 알맞은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네팔은 눈에 보이는 들과 산을 바로 건너거나 바로 걸어갈 수 없는 곳이 많다. 

서울타워로 이름을 바꾼 남산타워에는 오르지 않았다. 타워 주변의 사랑의 열쇠들이 몇 년 전 찾았을 때보다 훨씬 규모가 넘치게 커져있었다. 수많은 사랑이 하나의 약속이 되어 이루어낸 구조물들이다. 사랑의 열쇠다리, 사랑의 탑이 수많은 자물쇠로 채워져 있었고 수많은 사연들이 적혀있었다. 지금 그 많은 사랑들은 모두 안녕할까? 

아내와 함께 찾은 남산_3
한강이 보인다. 강북과 강남을 가로지른 한강을 바라보며 서울구경을 상세히 시켜주었다.

아내와 함께 찾은 남산_4
사랑열쇠의 사연들을 찬찬히 읽어가고 있다. 서툴게 읽어내는 한글이지만 흥미로운 눈길이다.

시민기자가 우크라이나에 머물 때 키예프 사랑다리라는 곳에도 수많은 사랑의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그곳은 사랑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이별과 아픔의 상징이기도 하다. 
사랑의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자 꿈 많은 청춘의 몸을 사랑다리 아래로 던져 생을 마감하는 청춘들이 있다. 그래서 지금 비극의 다리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랑은 빛나는 불꽃처럼 아름답다. 과거의 기억도 아름답지만 모든 사랑은 현재의 아름다움에 중심이 잡히고 있다.

아내와 나도 그런 약속하나 마음속에 간직하기로 했다. 젊음이 활처럼 빠르다면 사랑도 불꽃처럼 빠르다. 빠른 속도를 내는 것들은 한결 같이 지나간 후의 아쉬움을 크게 남긴다. 그 아쉬움이 모여 안타까움으로 쌓이고 그 안타까움은 견딜 수 없는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 활처럼 빠른 젊음, 불꽃처럼 빠른 사랑을 모두 느리게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사랑에도 성공하고 삶에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 나이가 들어가며 깨닫는 진리다. 이제 더 천천히 나의 사랑을 보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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