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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발박물관’ 연 완주군, 부럽다!
세계막사발축제조직위원회 김용문 위원장 완주에 새둥지
2013-08-17 09:32:07최종 업데이트 : 2013-08-17 09:32:0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예로부터 출중한 지도자는 늘 백성들의 마음을 살피며 신독에 힘썼다. 물론 사관(史官)들에 의해 기록의 역사로 남기에 재임기간 내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애썼을 게다. 그러나 그럼에도 후대에 영광으로 남는 지도자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고 끝끝내 혹평의 기록 속에 남는 자도 있다. 모두가 후대의 역사가들에 의해 평가되는 바이지만!

이런 단순논리를 부여하여 평가한다면 이사람 정말 멋지고 훌륭하다. 전주시를 감싸고 있는 인구 9만도 채 되지 않는 자치단체장으로 군민을 이끌어 가고 있는 임정엽 완주군수다. 그의 우리문화예술 사랑에 대단히 놀랐다. 뿐만 아니라 그 사랑 법에 경외심이 절로 일었다.

그와는 일면식도 없다. 다만 그의 최근 행보 '삼례문화예술촌'과 '막사발미술관'을 보면서 감탄했다. 변하지 않는 것이 곧 새로움이라는 것을 깨달게 해 주었다. 물론 임군수는 나를 알지 못하지만, 막사발 김용문 작가의 초청으로 그곳을 돌아보게 되었다. 공공미술로서 지역의 품격을 한껏 높인 현장에서 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막사발로 정체성을 찾다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 일원은 구 삼례역과 오래된 삼례성당 그리고 신 삼례역사만 눈에 띌 뿐 함께 주변은 그야말로 몇 안 되는 농가들이 뜨문뜨문 있는 전형적인 시골이다. 이 마을의 랜드마크였던 구삼례역은 전라선 복선전철화에 따라 2011년 새로운 역사가 생기면서 특별히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된 건물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삼례(三禮)라는 역사적 지명도 때문이었을까. 태조 이성계 아들간의 투쟁이었던 왕자의 난, 즉 이방원과의 싸움에서 패한 이방간이 선대의 고향 전주 근교에 칩거하자 왕족에 대한 예의로 이곳을 지날 때마다 사람들은 삼배의 예를 올렸다고 한다. 

그 삼례가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민선5기 임정엽 군수의 문화예술 마인드가 도시의 틀을 바꿨다.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막사발을 완주군의 또 다른 문화콘텐츠로 잉태시키며 정체성 회복과 함께 예술의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 속에서 '막사발 미술관'이 개관했다.

'막사발박물관' 연 완주군, 부럽다!_2
옛 삼례역이 막사발미술관으로 조성됐다. 빨강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김용문 작가이고, 하늘색 셔츠를 입은 사람이 임정엽 군수다

문화예술 복합공간이 빛난다

이처럼 임 군수는 옛 삼례역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막사발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키며 완주군의 대표브랜드 입지를 세웠다. 이것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한데 그는 막사발박물관 인근에 '삼례문화예술촌'도 조성했다. VM아트갤러리, 디자인 박물관, 책 박물관, 책 공방 아트센터, 문화카페 오스 등 지역문화예술인 진흥을 위한 공간을 모두 한곳에 모으고 완주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다. 현재 조성된 예술촌의 건물이 오래된 농협창고였다는 점이다. 삼례역의 역사를 들쳐보면 알겠지만 그곳은 미곡 창고였다. 임 군수는 그곳을 예술촌으로 조성하면서 외관의 역사성은 보존한 채 실내만 완전 다르게 바꿨다. 

관람객들은 이 건물의 책임자는 누구였으며, 무엇을 하던 용도였는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나무판자, 또는 붉은 벽돌 외벽과 마주하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사람들은 내부에 들어서면서 수준 높은 예술작품과 마주하곤 또 다시 놀란다. 책 박물관이며 오스 갤러리 문화카페 등 한 결 같이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독특함에 화들짝 놀란다. 

'막사발박물관' 연 완주군, 부럽다!_3
옛 농협 미곡창고가 삼례문화예술촌으로 변신했다. 역사성을 오롯이 품은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완전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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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촌 내부, 작가들의 작품도 뛰어나지만 독특함이 완주군의 품격을 높여준다

막사발, 문화예술을 한곳으로 모으다

완주군이 문화예술도시를 표방하면서 영입한 막사발의 명장 김용문 작가는 현재 터키 하제테페 국립대학 교수이자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 위원장이다. 매년 세계 유수 도자작가들과 함께 가마 쟁임과 장작불을 지피며 문화예술 나눔의 장을 열고 있는 김 위원장은 지난해 오산시에서 이곳 완주로 이전해 세계 막사발 심포지엄을 이어가고 있다.

완주군은 이에 막사발을 세계의 막사발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미술관 바로 옆에 우리나라 전통가마인 장작 가마도 복원했다. 
그리고 지난 15일(목) 4일간의 축제 '완주 세계 막사발 심포지엄 2013' 막을 열었다.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호주, 콜럼비아, 태국, 이집트, 인도, 말레이시아, 러시아, 태국, 터키, 미국, 캐나다 등 11개국 55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학술대회, 도예가 재능 나눔 행사, 어린이 도공전, 막사발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펼치며 새로운 역사의 현장으로 새기고 있다.

완주군 문화예술촌이 부럽다

김용문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 위원장이 문화예술촌에 둥지를 틀면서 완주의 문화예술은 한층 탄력을 받았다. 조용하고 아늑한 읍 단위의 동네는 상상 그 이상의 멋진 도시로 업그레이드됐다. 리더의 문화인식이 이처럼 버려진 공간을 180도 변모를 꾀하면서 사람들의 인식까지도 일깨웠다. 이른바 문화혁명의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외관은 전혀 손대지 않고 내부만 재생하여 역사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건축물만 보더라도)

요즘 난립하는 전시성 지역 축제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의 브레이크가 작동되고 있다. 결국, 관이 주도하는 일회성 지역축제들을 과감히 잘라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완주군의 문화콘텐츠는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외관도 크지 않으면서도 역사성을 지닌 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수 받아 마땅한 지자체의 선택이었다.

 
'막사발박물관' 연 완주군, 부럽다!_1
'막사발박물관' 연 완주군, 부럽다!_1

수원시도 전통의 맥을 잇는 우리민족문화의 상징이 두루 있다. 이를 테면 우리전통무예 '무예24기' 같은 콘텐츠다. 이를 현재의 위치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수원시만의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데 무예24기 공연을 1년 365일 펼칠 수 있는 실내 공간이 없다. 옛 삼례역, 농협건물 리모델링처럼 현재 정지된 건물들을 찾아 내부만 다시 꾸며 자발적 공간으로 탄생시키면 되는데...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실용적인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완주군 문화예술촌을 다녀오면서 생각했다. 수원시 미래의 문화예술에 대하여. 완주군 문화예술촌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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