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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출신 이주노동자 써빠나 수누와르의 화성순례
정조대왕상을 보고 나마스떼라 인사하는 네팔인
2013-08-22 13:00:22최종 업데이트 : 2013-08-22 13:00:2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한국에 일하러 온 지 1년이 되었다. 그녀는 매우 발랄한 네팔 여배우이자, 한국에 일하러 온 이주노동자이다. 그녀의 활기 넘치는 표정은 매우 낭만적인인 느낌을 갖게 한다. 그래서 그녀가 영화배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 아무리 가난한 나라의 여배우라해도 카메라를 받던 젊은 여성으로서 노동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녀의 이름은 써빠나 수누와르(30세)다.

그녀는 지금 용인의 시골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다른 네팔인 여성을 포함해 셋이서 일하고 있다. 오전부터 시작된 일은 밤 11시쯤 끝날 때도 있다. 보통의 경우 밤 8시에 끝난다. 그러면 네팔의 가족과 통화를 하거나 함께 일하러온 친구들과 통화를 한다. 1년이 다 되었지만 식사는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다른 두 명의 친구와 네팔식 요리를 해먹기도 하고 가끔은 수원시내로 나오거나 서울 동대문을 찾아 네팔, 인도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도 있다.

영화배우출신 이주노동자 써빠나 수누와르의 화성순례_1
써빠나 수누와르와 팔달산 기슭을 걸었다. 항상 사진을 찍으면 배우본색이 나타나는 느낌으로 즐거워했다.

영화배우출신 이주노동자 써빠나 수누와르의 화성순례_2
써빠나 수누와르가 홀로 나마스떼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아내와 함께 자세를 잡아보라고 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얼마 전 소래포구를 함께 여행한 써빠나 수누와르는 아직도 꿈 많은 처녀다. 써빠나(Sapana)sms 우리말로 '꿈'이다. 수누와르(Sunuwar)종족은 네팔 몽골리안 중 소수 종족이다. 네팔 동부의 깊은 산골지방에 주로 살고 있는데 한국인과 매우 많이 닮은꼴이다. 특히 토템신앙적 전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우리네 70년대의 모습도 찾아질만큼 친근감을 갖게 한다. 마을의 당산나무에 형형색색의 새끼줄 같은 천을 감는 모습도 그렇다.

이제 아내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언니하며 가끔은 늦은 밤에 전화를 해서 둘이는 다정하게 통화하기도 한다. 회사에서 불편한 일이 생기면 아내와 통화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어느 날 짬을 내서 집에 오겠다고 한다. 오는 도중 다른 친구를 만나고 오겠단다. 초코렛과 비스켓을 사들고 왔다. 아내가 수원시내를 돌며 찍은 사진들을 페이스북이나 카톡으로 받아본 써빠나 수누와르가 부러움을 나타냈다.

영화배우출신 이주노동자 써빠나 수누와르의 화성순례_3
정조대왕상 측면의 순례도를 배경삼아 써빠나 수누와르의 소원풀이 사진찍기

영화배우출신 이주노동자 써빠나 수누와르의 화성순례_4
화서문 방향으로 걸어내려오던 길에 성곽을 배경으로 써빠나 수누와르

마침 시간이 있어 화성산책을 제안했다. 언제나처럼 기회가 되면 나는 먼저 화성을 둘러보게 한다. 수원 인근에서 일하고 주말이면 쉬는 날이 많은데도 화성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외국인에게 수원을 알리기 위해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와 협의를 해서 이주노동자들에게 주요 명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몇 번을 찾은 바 있는 행궁 뒤편을 올랐다.

잠시 후 정조대왕상 앞에서 그녀는 매우 활기차게 웃었다. 정말 환생한 대왕님을 만난 듯 기뻐했다. 시민기자는 아마도 사진 속 명소를 본 기쁨일거라 생각했다. 수원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팔달산 기슭에 정조대왕상을 향해 두 손을 모아 "나마스떼"라는 인사를 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 수원전경을 내려다보고 곧 화서문 방향으로 내려와 인사를 나누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수원의 먹거리 골목이나 사찰, 행궁거리등 좀 더 내밀한 수원의 거리를 안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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