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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떠난 부산여행
2013-08-14 14:10:53최종 업데이트 : 2013-08-14 14:10:53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나는 세 아이 모두에게 사랑을 듬뿍듬뿍 퍼준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나눠 갖는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낄까봐, 가끔 한번씩은 일부러 한 아이만 데리고 외출을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세 아이 모두 한결 같이 하는 말이 있다. "엄마가 나 혼자만 낳은 것 같아" 그럴때면 마음이 짠하다. 

결혼 전 부터 아이를 많이 낳고 싶었던 나는 여건만 된다면 아이를 다섯 쯤 낳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이유도 그렇고 세 아이 모두 제왕절개로 낳다보니 출산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해서 세 아이로 막을 내리며 아쉬워했다. 이런 엄마의 욕심으로 삼남매가 북적이며 자라게 된 우리 아이들은 나름대로 엄마를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며 조금씩은 갈증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내게 많이 묻던 질문은 "엄마는 나를 제일 많이 사랑하지?" 였다. 그것도 꼭 다른 형제들 있는 자리에서 물어보며 나를 난처하게 만들었는데, 아마도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다행히 세 아이 모두, 엄마는 우리 삼남매를 모두 사랑하지만 그중에서도 나를 가장 사랑해 라고 믿으며 자라줘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모른다. 

그래서 가끔은 둘만의 나들이를 하는데 이번 여름에는 고등학교 2학년인 둘째딸과 단둘이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우리 회사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숙식을 무료로 제공 받을 수 있는 콘도를 예약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여행을 잘 다니는 편이라 겁 없이 예약부터 했는데 막상 가는 교통편과 시간을 알아보니 멀기도 하지만, 차를 여러번 바꿔 타야하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딸이 평소에 가보고 싶어 했던 부산으로 여행지를 바꾸었다. 

아빠한테 용돈까지 두둑히 받고 엄마와 단 둘이 기차여행을 떠나는 딸은 평소 같으면 쿨쿨 자고 있을 시간인 새벽일찍 일어나 신이 난 얼굴로 준비를 한다. 
수원역에서 기차를 타고 바깥풍경을 감상할시간도 없이 딸아이는 잠에 빠지고, 나는 오며가며 기차에서 읽을 생각으로 넣어가지고 간 책을 꺼내 읽는다. 읽다보니 한권을 다 읽었는데도 부산은 아직이다. 참 멀긴 멀다. 

드디어 부산역에 도착했다.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먼저 코스를 선택한다. 첫 번째 코스로 누리마루와 해운대를 보고, 태종대를 갔다가, 자갈치시장에서 저녁을 먹고, 광안리 야경을 감상하기로 한다. 부산 시티투어 버스는 이층버스, 단층버스, 이층은 덮개가 없는 오픈버스등을 운행하는데 우리가 타게 된 버스는 덮개 없는 오픈버스였다. 
오픈버스 2층에 앉아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버스에서 내려다보는 거리 풍경은 얼마나 멋질까. 참으로 낭만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8월의 한낮 이라는거다. 다행히 우리는 앞자리에 줄을 서 있어서 시원한 1층에 자리를 잡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2층에 앉아가는 수 밖에 없다. 친절한 기사아저씨는 타고가다 너무 뜨거워서 힘들면 정차하는 아무곳에나 내려서 다음차를 이용하시라며, 한 사람 한 사람 최선을 다해 설명을 한다. 

우리의 첫 번째 여행 코스인, 2005년 21개국 정상들이 만남을 가진 APEC 누리마루 하우스. 동백섬에 위치한 누리마루를 향해 걸어 올라 가는 길은 해운대바다를 옆에 끼고 동백숲을 따라 걷는 아름다운길로 여행으로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자연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딸과 함께 떠난 부산여행_1
딸과 함께 떠난 부산여행_1
 
누리마루 내부에는 당시의 정상회의장과, 사용했던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바깥으로 나오면 해운대의 절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데 정말 최고의 절경이다. 당시 외국의 정상들도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 했을거라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자랑스럽고 뿌듯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누리마루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바다를, 추억이라고 이름되어질 곳에 가득 가득 담고 ,여름이면 단골로 TV에 등장하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아간다. 누리마루에서 다시 동백숲길을 10~15분 걸어 내려오면 조선호텔이 있는데, 호텔 뒷쪽이 바로 해운대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을 들어서니 노란튜브와 빨강, 파랑의 비치파라솔이 늘어선 낯익은 해운대해수욕장의 모습이 펼쳐진다. 여전히 무더운 날씨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여름을 즐기고 있다. 광안리에서 묵을 생각이기 때문에 해운대는 보는 관광으로 그치고 다시 태종대를 향해 출발했다. 

태종대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가는 길이 꽤 멀어 대부분 순환열차를 이용하는데, 40분을 기다려야 탈수 있다고 해서 딸과 나는 그냥 걸어 올라가기로 한다. 오르막길을 걷는데 힘은 들지만 바다를 내려다보며 산길을 걷는 맛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동안 편하게만 다녔던 딸아이는 걷는게 힘들어서 말조차 없어졌다. 

딸과 함께 떠난 부산여행_2
태종대의 아름다운 노을
 
드디어 전망대 도착. 딸아이가 탄성을 지른다. 태종대를 세 번째 와 보는 내 눈에도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다. 최지우가 태종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전도 열리고 있어서 덤으로 챙긴다. 
등대까지 보고 태종대 입구로 내려오니 벌써 어둑어둑 해진다. 이미 시티투어버스 막차도 끊긴지 오래라, 자갈치시장은 내일로 미루고 시내버스를 이용해 광안리로 가려니 부산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단다. 우여곡절 끝에 광안리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저녁 9시. 딸 아이는 너무 배가 고파 토할 것 같다며 기운이 하나도 없다. 

엄마와 딸, 둘 다 생선회를 아주 좋아하지만 여름철, 특히 장마철에는 위험하다니 생선회대신 딸이 좋아하는 간장게장을 먹기로 한다. 관광지의 식당임에도 정갈하고 깔끔한 음식에 간장게장과 대구탕의 맛은 지금까지 먹어본중에 최고의 맛이었던 것 같다. 

하루종일 걸으며 지친 딸아이는 언제 그랬느냐 싶게 찬사를 연발하며 간장게장을 참으로 맛있게 먹는다. 주린배도 채우고 잠시의 휴식으로 기운을 되찾은 우리 모녀는 광안리 밤바다에서 야경을 즐기며, 밤 보트를 타면서, 둘만의 여행을 즐긴다. 딸은 바다가 있는 부산에서 살고 싶다며 부산의 모습에 흠뻑 빠진 모양이다. 

딸과 함께 떠난 부산여행_3
딸과 함께 떠난 부산여행_3
딸과 함께 떠난 부산여행_4
딸과 함께 떠난 부산여행_4
 
다음날은 부산의 시내를 즐기기로 하고 남포동쪽에 몰려있는, 영화의 거리인 BIF광장과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용두산공원까지 둘러본후 길 건너에있는 자갈치시장에서 해삼, 전복, 개불등을 사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맛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을만큼 행복하고 낭만적이다. 
우리 이쁜딸에게 엄마와의 이번 여행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힘들고 지칠 때 꺼내볼수 있는 위로자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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