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김유정 문학촌에서 문학의 향기를 느끼다
2013-08-14 15:07:10최종 업데이트 : 2013-08-14 15:07:1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소나기가 내릴 듯 말 듯한 오락가락한 날씨. 춘천까지 1시간 30분을 걸려 김유정 문학촌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휴가철이지만 차도 막히지 않고 시원시원 남춘천을 빠져나왔다. 김유정 문학촌은 마을 전체가 문학촌이라고 하여 문학관으로 이름짓지 않게 되었다. 전국의 문학관 중 유일하게 '문학촌'이라고 표현하는 곳이기도 하다. 기차역 이름도 김유정 역이기도 하다. 

김유정 문학촌에서 문학의 향기를 느끼다 _2
김유정 문학촌에서 문학의 향기를 느끼다 _2

김유정역에 내리면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이며, 젊은 커플들의 데이트 여행코스로도 좋은 곳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1930년대 한국 문학의 짧은 생애를 살다 간 김유정의 문학적인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관심있는 분들은 꼭 가보았으면 한다. 

문학촌 내부에 들어서면 김유정 생가를 복원한 집이 있다. 경기도-강원도의 경계 지역에 해당되는 곳이어서 그런지 남부지방처럼 일자형 주택이 아니라 ㅁ자 형으로 막힌 구조의 집이 특이했다. 집 대문으로 들어서면 가운데 마당과 우물을 두고, 사면이 막혀져서 방과 부엌이 위치하여 있다. 
김유정 생가와 함께 작은 정원들도 꾸며 놓아서 잠시 거닐기 좋다. 김유정 소설에 등장하는 '봄봄'의 장면을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것도 있고, '동백꽃'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닭싸움 조각도 있다. 그리고 문학 전시실에 들어가 보았다. 

전시실에는 김유정 작품과 관련된 여러 문헌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유정의 유품은 하나도 있지 않다고 한다. 김유정의 고향에 지어진 문학관인데 과연 유품과 유작이 하나도 없다니, 왜일까! 명문가의 집안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던 그가 부모님이 죽고, 형이 가산을 탕진하여 처절한 가난으로 힘들게 폐결핵으로 죽게 된다. 

죽기 직전 가장 친했던 연희전문학교의 동창 안회남에게 편지를 써서 돈을 부쳐달라고 한 것이 그가 남긴 마지막 글이었다. 그런데 김유정이 죽은 후 안회남은 자신이 김유정 기념사업을 하겠다고 하며, 남은 유품과 유물을 모두 거두어갔다고 한다. 
김유정 기념사업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안회남은 월북을 하여 현재 김유정의 유품도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물론 북한에서 안회남이 잘 살아있다면 어딘가에는 김유정의 유품도 남아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긴 하지만 말이다. 

김유정 문학촌에서 문학의 향기를 느끼다 _1
김유정 문학촌에서 문학의 향기를 느끼다 _1

30편이 넘는 단편소설을 썼고, 뒤늦게 문단에 데뷔하여 짧은 생애 지독하게 우리 민중의 애환과 정서를 담은 글을 썼다. 
대부분의 글들이 현재 문학촌이 위치해 있는 '실레마을'을 소재로 한 것들이라고 한다. 주인공의 이름이나 등장인물 역시 당시 살았던 마을 사람들을 소재로 하였기 때문에 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보면 된다. 그래서 김유정 문학촌은 마을 전체가 김유정의 삶과 작품의 근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유정은 평생 사랑했던 두 여자가 있다. 하지만 짝사랑에 그치고 말았고, 사랑을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다. 첫사랑이었던 박녹주는 당대 고관대작만 상대한 명창이었는데 당연히 김유정의 어설픈 사랑을 받아주지 못했다. 
또 박봉자 시인을 사랑하여 30편의 혈서를 썼는데 한 통도 전달되지 못한 채 비극으로 사랑이 끝났다. 소심하고 외로웠던 김유정이 여자로부터 사랑을 받았으면 좀더 다른 생애를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전시실을 나와 김유정 문학촌, 마을을 직접 걸어보기로 했다. '실레이야기길'로 조성되어 김유정 작품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길이다. 마을과 뒷산을 연결하여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가 있고, '금병산'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 코스가 있다. 혼자 걷지 말라는 위험 표지가 있었지만 그냥 씩씩하게 혼자 걸어 보았다. 

조용한 마을들, 그리고 여름 한창 익어가는 곡식과 야채들, 색색의 여름꽃들이 담장을 아름답게 물들인 집이 예쁜 곳이다. 산길로 이어지는 코스는 가볍게 1시간 정도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산길에서 만나는 표지판에는 김유정 작품의 일부를 발췌해 놓아서 생생하게 작품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너무 인공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실레 이야기'길은 그 자체로도 관광상품이 된다. 

김유정 문학촌에서 문학의 향기를 느끼다 _3
김유정 문학촌에서 문학의 향기를 느끼다 _3

금병산 실레 이야기 길에는 김유정의 문학혼을 이어 받아서 그런지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예술촌도 조그맣게 형성되어 있다. 도예가, 소설가, 화가 등 예술인들이 모여사는 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춘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유정 문학촌'은 여름 여행지로도 강추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