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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나의 소중한 발이여
발바닥의 티눈 치료
2013-08-19 23:05:36최종 업데이트 : 2013-08-19 23:05:36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중,고등 학교 시절, 국어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규방에서 부인들이 바느질을 하는데, 하루는 바느질에 필요한 도구들끼리 서로 다툼이 일어났다. 내용은, 바느질하는데 있어서 서로 자기가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바늘은 바늘대로, 실은 실대로, 또 골무는 골무대로 자기가 없으면 안된다면서 다투는 것이다. 

나의 신체 중 에서는 어느 부위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까? 어느 한 부위를 꼬집어 말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부위가 다 중요 하지만 온 몸을 지탱하고 서 있는 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유난히 걷는걸 좋아해서 평소에도 많이 걸어 다니고 운동도, 걷는 운동을 즐기며, 직장에서도 많이 서 있는 주인 때문에 나의 발은 특히 힘이 들었나보다. 

미안하다, 나의 소중한 발이여_1
미안하다, 나의 소중한 발이여_1
 
수 개월 전부터 오른쪽 발바닥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면서 나를 신경 쓰이게 했지만, 그런데 몇 년전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티눈이 생겨서 치료 받아본 경험이 있는지라, 나중에 조금 더 커지면 그때 치료 받을 생각으로 미루고만 있었다. 

아직은 심하게 아프지 않고 걷는데 별 지장이 없기도 했지만, 사실은 발가락 사이의 티눈을 치료 받을 때 많이 아파서 잘 걷지도 못했던 생각을 하니 이번에는 발바닥인데, 치료후 걷는게 불편하면 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힘들 것 같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치료를 받고 1~2일은 쉴 수 있을 때 병원을 가야겠다 생각하면서 자꾸만 미루고 있던터였다. 
그런데 심각한 병이 아니다 보니 정작 쉬는 날은 놀러 다니고 볼일 보러 다니느라 계속 치료받는 것을 미루는 중에, 발바닥의 티눈은 면적이 점점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다. 

발바닥이 아프다보니 걸음걸이도 이상해지고, 조금 많이 걷고 무리한다 싶으면 오른쪽 다리 전체가 아프면서 다리의 느낌이 이상해지는 것이다. 그동안 태평하게 미루고만 있다가 아프기 시작하니까 마음이 바빠지면서, 날마다 아픔의 강도도 더 세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드디어 병원을 가기로 결심을 하고 지난번 티눈을 치료 받았던 피부과를 찾았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대기하는 환자들이 꽤 많다. 치료 후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다. 
지난번 발가락 티눈 제거 할때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통증이 심해져서, 병원 문을 나와서 한참을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너무 아프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찔끔 나오는 주책을 부렸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면적이 더 크니까 더 많이 아플 것 같아서, 남편하고 함께 올걸 그랬나 싶으면서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문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서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더욱 불안하다. 아토피증세가 있는 아이들 때문에 단골로 다니는 피부과지만 친절하고는 담 쌓은 의사선생님은 환자가 물어보는것도 원하지 않으시고 본인의 말씀만 하신다. 한두 번으로는 안되고 여러 차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요즘은 티눈 치료를 냉동요법으로 하는데, 드라이아이스에 면봉을 담갔다가 치료부위에 갖다대는 치료법이다. 많이 아플거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두 눈을 감고 주먹은 꼭 쥐면서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발바닥을 내밀었는데 생각만큼 아프지 않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나의 과잉방어자세가 우습기도 했다. 

그렇지만 치료후에 더 아팠던 지난번의 경험으로 인해 아직은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조심조심 걸음을 걷는데, 툭 튀어 나왔던 굳은 살을 제거해서인지 오히려 치료받기전보다 덜 아픈 것 같다.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고, 치료후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서 서울까지 가야 하던터라 더욱 다행이다. 
친구들과의 약속이 미리 잡혀 있었지만 더 이상 치료를 미루면 안될 것 같아서 먼저 치료받고 다리를 절면서라도 약속 장소로 나가려고 했던터라 아프지 않은 나의 발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했다. 나는 유난히 돌아다니는걸 좋아한다.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은 아무리 멀어도 여건만 되면 찾아가서 보고 들으며, 내가 좋아하는 곳 들도 계절따라 느낌이 다르고, 날씨와 시간에 따라 또 다른 느낌으로 와 닿기 때문에 쉬는 날이면 열심히 돌아다닌다. 

미안하다, 나의 소중한 발이여_2
혹사 시키는 주인때문에 가끔 병이 나는 나의 발. 한의원에서 침 맞는중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며 마음의 힐링도 해야하고, 보는 횟수만큼 우정도 깊어지는지라 몇 무리의 친구들도 번갈아 가면서 만나다 보면 나의 몸은 늘 여행중이다. 주위 사람들은 대단한 체력이라고 한마디씩 한다. 건강을 위해서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는 덕분이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 하는 것을 찾아 다니는 것은 그 여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나에게는 즐거움이고 기쁨이기 때문에 한번도 힘들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돌아 다니길 좋아하는 주인 때문에, 나의 몸은 그동안 많이 힘들고 고단했던가 보다. 이제는 몸도 조금씩 피곤함을 느껴서 평소에는 낮잠을 자지 않던 내가 가끔은 낮잠을 자기도 한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체중을 지탱하면서 직접 걸음을 걸어야 하는 나의 발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발바닥의 티눈도 이제는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달라며 발이 주인에게 보내는 신호인것만 같다. 나이 들어갈수록 다리가 건강하고 튼튼해야 몸이 건강하다는데 더 많은것들을 보고 즐기기 위해서는 나의 다리와 발도 사랑하고 아끼며 소중하게 여겨야겠다. 내가 휴가를 즐기듯, 나의 발에게도 가끔은 휴가를 주는, 너그러운 주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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