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긴 시간 동안 체중감량을 목표로 삶을 살아왔다. 아마도 그 시점은 중학교 1학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족히 흘렀나 보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키가 모두 자라 당시에 이미 169cm의 껍데기만 큰 아이였다. 맛있는 음식을 돌처럼 여길 수 있는 날이 오길 수업시간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게 점점 불편해졌다. 하체가 점점 비대해지면서, 교복치마가 작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곤란한 일상 속에서도 쉬는 시간마다 매점은 내게 기쁜 쉼터요, 내 입에 맛있는 안식처였다. 온통 식탐과 먹성으로 얼룩진 학창시절은 그렇게 끝이 났다. 성인이 되고 여러 번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에어로빅, 수영, 요가, 태보, 합기도 등 해보지 않은 운동이 없었지만 나의 끈기는 오래가지 못했기에 몸은 언제나 제자리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회인으로 활동이 늘다 보니 다행히 70키로 대의 몸무게에서 60킬로대로 진입할 수 있었다. 나름 키가 있었고 특이하게 얼굴이 남들보다 작고 팔뚝이 얇은 관계로 그냥 봤을 때는 나를 뚱뚱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덕분에 연애를 해보고 결국 결혼도 해서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줌마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살과의 전쟁 중이다. 요즘은 어쩜 애를 낳고도 날씬한 사람이 그렇게도 많은지, 통통한 내 몸은 어디 가서 명함을 내밀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런 상황이 자꾸 연출되다 보니 예쁜 옷을 사 입을 엄두도 나지 않고 늘 자신감만 결여될 따름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데리러 갈 때도 어떤 옷을 입을지 몰라서 친정 아버지에게 픽업을 부탁하고 집에서 푹 퍼져 티브이를 보며 아이를 기다린다.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이제 두 돌이 된 둘째 아이에 치어 할 수 없다고 자포자기 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내가 섭취하는 음식을 좀더 오래 씹어 삼키면서 양만 줄여도, 집안일에 열을 올려 매일 부지런히 움직이기만 해도, 아이가 낮잠 잘 때 틈틈이 제자리 뛰기나 실내자전거 운동만 해줘도 나는 이미 10킬로그램은 족히 빼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늘 현재의 잘못된 습관을 고수하면서 머리로만 생각할 따름이다. 이제 나는 마지막 다이어트를 선포한다. 내 나이 35세. 두 아이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스스로 나를 멋지게 꾸미고 가꿀 수 있는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며 더 이상은 나의 식탐과 게으름에 패배하지 않겠다고 이 글을 빌어 다짐하는 바이다. 아이 키우느라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는 그대들이여, 이제 다시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찾아야 할 시간이 왔다. 누구도 나의 뒤쳐진 모습을 돌려줄 수 없다. 지금 이 시간, 오직 나만이 나를 보듬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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