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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여름휴가, 동해바다로
2013-08-09 15:48:24최종 업데이트 : 2013-08-09 15:48:24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여름휴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문구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하지만 피서지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아이들의 체험을 빙자하여 계곡으로 바다로 야영준비를 한다. 단 며칠간의 야영에도 텐트를 챙기고 먹을거리를 준비하다보면 어느새 이삿짐을 방불하고 트렁크는 만원이 되고 만다. 떠나기 전 짐 챙기다가 벌써 질리고 만다. 

여름휴가를 떠나는 절정기였던 4일 우리 가족도 동해로 출발했다. 영동고속도로는 의외로 차량들이 많지 않았고 단숨에 강릉까지 이르렀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해안도롤 따라 자동차를 몰았다. 

지난해 부부수련회 때 왔던 옥계 바다를 거쳐 소나무 숲을 지나 망상해수욕장까지 왔다. 옥계해수욕장은 소나무 숲이 넓게 우거져 야영하기는 최적의 조건으로 민물과 닿는 곳이라 어린아이들이 놀기에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곳이다. 망상해수욕장도 국내 해수욕장으로는 해년마다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대 뒤를 잇는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해수욕장 입구 주차장이 빈곳이 많이 보인다. 이맘쯤이면 피서객들 인파로 진입로에 줄을 서서 있을 때인데 한산하기하다. 

묵호 중앙시장을 지나 생선 공판장으로 갔다. 동해에 올 때마다 들러 횟감도 사고 싱싱한 생선을 사는 곳이다. 횟감용 오징어 5마리에 만원,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관심을 보였던 방어가 6만원, 문어가 8만원이다. 여름휴가철이 가장 비싼 때라고 하지만 가격이 세다. 

예전에는 횟감으로 잘 보이지 않던 방어가 요즘에는 잘 잡히나 보다. 가게마다 상어와 비슷하게 생긴 방어가 힘 좋게 펄떡거린다. 
고민하는 모습을 본 가게 아주머니가 우리는 결정도 하지 않았는데 뾰족한 고리로 방어를 콕 집어 대가리에 칼을 꽂는다. 생선이라고 부르기에는 정말 커서 흐르는 피가 생선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자 아주머니는 웃는다. 그런데 그 웃는 모습이 왠지 익숙하다. 생각을 돌이켜 보니 특히 눈웃음 속에 간드러지게 웃던 여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혹시 ~"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만난 친구다. 3년 내내 같은 반을 하고 앞뒤로 앉아 함께 점심을 먹고 떠들고 미팅도 함께 나갔던 약간은 불량기 있었던 친구로 오랫동안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친구였다. 
나는 그 친구의 이름과 집이 어딘지 남자친구가 어느 고등학교에 다녔는지 모두 알고 있었지만 그 친구 기억속의 나는 그저 같은 반이었다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어색하게 작별 인사를 하고 함께 미팅했던 추암 바다가 나올 때까지 옛 추억에 젖었다. 

강릉에서 바다와 접한 해안 도로를 따라 삼척해수욕장까지 갔다. 지역주민들에게는 후진해수욕장이 더 익숙하고 친근한 곳이다. 
동해에 있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다 그러하듯이 바닷물이 수정처럼 맑고 깊지 않아서 물장난하고 놀기에는 최적의 조건인 곳이다. 조개를 손으로 잡을 수도 있고 모래도 깨끗하고 곱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에서 찾아오는 피서객들이 줄을 서서 몰려들었고 특히 젊은 야영객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밤에는 젊은 야영객들의 밤을 새워 피서지의 밤을 즐겼고 가끔 조용하게 보내고 싶은 가족단위의 야영객들에는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들도 볼 수 있었다. 더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려고 떠난 여행이 고생이 되고 후회를 남기는 피서가 되기도 한다. 

그러기 때문에 동해 인근 주민들은 유명한 해수욕장의 넓은 백사장은 타지의 피서객들에게 내주고 어촌을 끼고 있는 작은 바닷가나 이름 없는 곳에서 한적하게 물놀이를 즐겼다. 피서객들을 피해 더 깊고 조용한 곳으로 피서 가는 이상한 형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들 일행 중에 우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떠나자 여름휴가, 동해바다로  _1
떠나자 여름휴가, 동해바다로 _1

그러나 방문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이번 삼척해수욕장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고 차분하다. 파라솔 칠 공간도 없이 빽빽하게 서 있어야했는데 띄엄띄엄 친 텐트들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순찰하고 지켜보는 해병대 모자를 쓴 감시원들 모습이 더 많다. 

아이들은 바다 속 조개를 잡기도하고 대여한 대형튜브를 타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모래구덩이를 파고 영화 속에서 보았던 돈 갚지 않는 채무자를 위협하는 장면도 연출해보고 하루 종일 재미있게 놀았다. 

피서객들에 비하여 항상 비좁고 불결한 샤워시설 때문에 피했던 유명 해수욕장, 그런데 이곳 삼척해수욕장의 샤워시설은 청소 상태가 깨끗하다. 수압도 약하지 않아서 물고 잘 나온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물이 심장마비 걸릴 정도로 차갑다. 이용에 주의를 요한다. 

대형튜브 대여비 만원, 성인 샤워비 2천원, 개인 파라솔 이용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화장실 청결도 양호하고 피서지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여성들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곳이다. 

올해 여름휴가 내내 동해연안 해수욕장들이 오늘처럼 한산하였다면 그것도 걱정이다. 지역주민인 노점을 하는 상인들도 걱정이 되고 피서를 떠나지 못한 도시인들이 많다면 그것도 경제적 문제가 원인일터 여름휴가를 쾌적하고 깨끗한 바가지 없는 곳으로 떠날 이들에게 동해바다를 적극 추천한다. 특히 삼척해수욕장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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